3년전 얘기를 하자면..
공장에서 주간일하고
스포츠센터 야간 청소질 하던 시절인데..
어느날 스포츠센터 청소 끝내고 탈의실서 네시간자고
집에들러 옷만 갈아입고 공장 출근을 했는데..
그날따라 공장이 노무노무 어색하드라..
늘상 시끄럽던 냉각기 소리도 안나고
공장 앞마당을 scv마냥 빨빨 거리던 지게차도 멈추고..
출근계 찍고 사무실 들어가니 초상집이드라....
어음부도가 터졌더라구...
어쩌다보니 그때 한달월급 못받았어... 아니 안받았다.. 나야 뭐 내가 쓰고싶은 돈을 버는게 목적이었으니... 그냥 그 목적 뒤로 미루면 어떤가 싶더라.. 나보다 더 애착가지고 일한 분들도 있던지라. 난 그냥 안받겠다 하고 나왔거든.
공장 문 닫은와중에
집으로 저렇게 월급명세서 하나랑..
사장님이 친필로 저 명세서만큼은 거짓말이 안되게 해준다는 편지만 왔드라 ㅎㅎㅎㅎ..
하도 허탈해서 충격받고 자시고.. 그냥 잊고 지냈어.. 가끔 돈생각은 나긴 했는데. 사장님 고생한걸 6개월 넘게 봐왔고
비정규 알바생따위에게도 조카처럼 대해주던 분이었거든..
오늘 퇴근길에 사장님이 전화를 하시더라.
돈생각 하면 갑갑하지만
그래도 밝게 통화했는데. 간만에 얼굴한번 보자고 하시더라.
냉커피 한잔 하면서 봉투하나 슥 밀어주시는데. 직감이 오드라.. 아 내 월급..
사장님 지금은 청소대행업체 하시더라.
사모님이랑 두분이서 독한 세제에 손 허물 벗겨지시면서 일하시고있는데
그간 돈이 조금씩 모이는데로.
남아있는 연락처 뒤져가면서 못준 월급 한사람 한사람 챙겨주고 계셨다..
그리고 그 마지막이 나래..... 당시에도 공장에서 제일 막내였거든...
내 손 잡아주시면서
미안하고 고맙다고 하시더라.
젊은 친구가 땀흘려 일한 댓가를 못치루어준 죄가 미안하고.
젊은친구가 그에 아랑곳않고 열심히 다른직장 잡고 살아주어서 고맙다고 눈물을 뚝뚝 흘리시는데.
나역시 고맙고 죄송하다며 말씀드렸다.
늦게나마 월급이란 목돈을 주심에 감사하고
친조카처럼 아껴주셨는데도
그깟 월급때문에 마음닫고 살아서 죄송하다고..
요약
3년전에 월급 못받고 공장 문닫음
오늘 월급+@ 백만원 받음
사장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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