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초청' 약속 지킨 교장선생님

허시크 작성일 13.10.19 14:4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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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그룹 초청' 약속 지킨 교장선생님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82&aid=0000412768 138216139352973.jpg

18일 오전 10시, 축제가 열리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 강당에 뜻밖의 손님이 등장했다. 가수 '쥬얼리'와 '더원'이었다. 

혈기왕성한 10대 고교생들의 환호성은 그칠 줄 몰랐다. 가수들이 대여섯 곡의 노래를 부르며 공연을 하는 내내 학생들은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톱스타가 눈앞에 나타난 것이, 그것도 고등학교 축제에 섭외돼 학교 강당에서 노래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분위기였다.

부산기계공고 이중순 교장 
방학 때 학생들과 대화 중 
"힘 날 것 같다"에 덜컥 약속 
사비 들여 어렵게 섭외

학생들 사이에선 "진짜 왔어! 진짜!", "교장 선생님이 연예인을 섭외할 줄이야!"라는 말들이 오갔다.

이날 부산기계공고 축제에 톱가수들이 공연을 한 데는 이 학교 출신의 교장이 자신의 사비를 털어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킨 뒷이야기가 있었다.

부산기계공고 이중순 교장은 동명대 자동차학과 교수 출신으로, 지난해 9월 공개채용 경쟁을 뚫고 부산기계공고 첫 초빙 교장이 되었다.

이 교장은 1979년 부산기계공고를 졸업해 '모교 출신 첫 초빙 교장'으로 당시에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자연스레 이 교장은 학생들에게 남다른 애정을 쏟았다. 학생들이 자신의 첫 10대 제자들이자, 후배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사건(?)의 발단은 지난 8월 초 여름방학 중에 발생했다. 대개 공업고등학교 학생들은 방학 중에도 학교에 나와 실습을 하는데, 이 교장이 이 모습을 보고 많이 대견하고 안타까워했던 것.

그는 "부임 후 사실상 첫 여름방학이었는데 무더위에 고생하며 실습을 나가서 배우려는 학생들을 보면서 옛 생각이 많이 났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격려차 한 교실에 들어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됐는데, 이때 "학교가 뭘 해주면 너희가 신이 날까?"라고 묻자, 한 학생이 "걸그룹을 불러주세요"라고 대답했던 것이다. 

이어 주위의 많은 학생들이 '우와'라고 함성을 지르며 지지를 보탰다. 물론 당시에는 실현 가능성이 없는 '농담'에 가까운 대답이었다.

그런데 이 교장은 그 자리에서 "그래, 내가 학교 축제 때 걸그룹을 부르겠다"고 덜컥 약속을 해버린 것이다.

그때부터 이 교장은 차근차근 걸그룹 섭외 작전에 들어갔다. 사비를 털어 연예인을 부르겠다는 계획에 교직원들도 동의를 해주었다. 

하지만 대학 교수 시절 인맥을 동원해 기획사들을 접촉해도 섭외는 쉽지 않았다. 무대가 좁고, 출연료도 박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2개월이 훌쩍 지나면서, 학생들과의 약속은 물거품이 될 뻔했다.

그러다 지난 15일 우열곡절 끝에 연이 닿은 가수 쥬얼리와 더원이 출연을 확정지어 줬다. 학생들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학교 측의 간절한 호소에 응한 것이었다.

이중순 교장은 "여성 걸그룹인 쥬얼리는 학생들을, 남자가수인 더원은 선생님들을 격려하기 위해 섭외한 것"이라며 "작은 이벤트지만, 제자이자 후배들에게 추억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3821614424890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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