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_남녀평등

Sandew 작성일 13.10.22 08: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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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그들이 아직도 농성 중. 아그들아, 형이 너그들이 왜 그러고 싶어하는지 설명해줄께. 외국 좀 나가서 돌아다녀봐. 대한민국 남녀평등지수는 좀 산다하는 나라에선 바닥 수준이란 거. 그리고 불평등의 핵심은 경제적 불평등. 이건 전제하고 시작하자.

결국 남자가 벌어다주는 돈으로 여자가 살림하는 구조. 설사 여자가 경제에 참여해도, 종속적 직위에 같은 일을 해도 임금차별을 받지. 한 마디로 여성이 경제적약자이다 보니, 데이트 비용도 남자가 대주는 이상한 관행이 아직도 유지되는 거야.

그런데 경제가 안 돌아가 보니, 남자들이 한계상황으로 내몰림. 거기서 과거라면 거들떠도 안 봤을 일자리를 놓고도 여성과 경쟁한다는 의식이 생김. 이게 군가산점 논란의 배경이야. "2년 간 군생활로 낙오됐으니, 가산점 달라." 나름 처절한 거지.

경제적 취약층의 남성은 경제적 지위에서 여성들과 사실 큰 차이가 안 나. 골드미스니 뭐니 하는 애들보다는 차라리 더 열악하고. 경제적 강자들에겐 아직 여성이 자기들 아래에 있지만, 경제적 취약층의 남성은 남녀평등은 이미 이뤄졌다고 느끼게 되지.

그게 이해가 안 되는 거야. "여자가 아직도 차별을 받는다니, 그럼 난 뭐야? ♡아치들이 차라리 나보다 처지가 나은데. 그런데 여권이라니... 이건 역차별이야." 그래서 '남성권익' 외치며 여자들 생리휴가까지 물고늘어지는 거야. 찌질하게.

경제적 취약층은 실제로 데이트 비용 대는 데에 부담을 느껴. 그런 경우 솔직히 사정을 얘기하면, 여성이라고 이해를 못할 일이 아냐. 근데 꼴에 여성에 대한 우월의식은 여전해. 그래서 데이트 비용 물고 들어와 뒤에서 욕하는 거고.

여권이 신장될수록 차라지 여성보다 경제적 지위가 떨어지는 남성의 계층은 넓어질 거야. 이렇게 남성우월주의의 토대가 무너지는 데에 대해 일부 남성들, 특히 경제적 취약층 사이에 공포감이 확산되지. 그걸 정신분석학에선 “거세공포”라 불러.

쉽게 말하면 ♡아치들이 내 자지(=남성우월주의의식)를 자를지 모른다는 두려움. (거기서 나온 공포의 표상이 '바기나 덴타타=이빨 달린 보지'라는 거야. 남성연대 어린이들이 여성에 대패 표출하는 혐오는 실은 공포의 이면이야.

그래서 집단으로 적대상, 즉 부정적인 여성상을 구성하게 돼. 서구에선 '팜므 파탈'로 나타났지. 대한민국에선 '된장녀'야.... 적대상을 구성해도 딱 고추장남 수준. 팜므 파탈이나 된장녀나.... 사내 잡을 년이란 점에서 공통점이 있지.

이게 "된장녀 만나면 인생 조진다..." 어쩌구 하는 소리의 근원이고. 알겠냐, 아그들아? 소크라테스왈, 네 꼬라지를 알라. 자신에 대한 인식. 그게 모든 지식의 근원이야. 이제 너그들이 왜 그러고 싶어하는지 알았냐?

너그들이 엉뚱하게 애먼 여성부 못 잡아먹어 안달하는 배경도 이제 이해가 갔을 거야. 이런 게 학문적 접근이라는 거야. 얘들아, 형이 교수 괜히 하는 거 아냐. 알겠냐?

이렇게 판 전체를 읽어야지. 자기들이 왜 그러고 싶은지도 모르니, 형한테 앵겨봤자 비웃음만 당하는 거야. 뛰어봤자 벼룩이니까. 앞으로 일베에서 집단으로 딸 잡을 시간에 책 좀 봐. 공부해서 남 주는 거 아냐.

어느 게 옳은 해결책이냐? 사실 너그들이 찌질거리는 게 너그들 책임은 아냐. 너그들을 취약층으로 내모는 게임규칙이 문제지. 모든 남자가 너희 같지 않아. 걔들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잘 나가요. 왜? 그 넘들이 애초에 게임규칙을 그렇게 짰으니까.

그 점에선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공범이야. 그래서 형이 그쪽에서 불러도 안 가고 쪼매만 진보정당 당원 했던 거고... 너희들을 그 처지로 만든 힘 센 넘들... 게임규칙을 부당하게 짠 그 넘들... 걔들을 욕해야지. (안철수가 그걸로 뜬 거야.)

여성은 여전히 경제적 약자야. 너희들과 똑같은... 그러니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여성들과 연대해. 위로는 못 게기고(왜? 후달리니까). 열은 받고. 그러니 만만한 여성들한테 해꼬지나 하고... 그게 다 못난 짓이야.

외국인 노동자들 못 잡아먹어 설치는 찌질이들도 마찬가지고.... 그게 바로 나치야... 룸펜 프롤레타리아 동원해서 프롤레타리아 때려잡는 선동의 기술.

병역, 병역 그러는데...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페미니스트들은 참전권을 요구했어. 군국주의에사회에서 군인이 돼야 인간 대접 해주니, 인간 되려고 군인이 되려 한 거지. 근데 그 요청, 마초들이 거절했지. 왜? 남성이 여성을 지킨다는 로망이 깨지거든.

군대 문제는 장기적으로 모병제라고 가야해. 군인도 직업적 능력을 가진 전문가 집단으로 변모해야 하거든. 그 새로운 군대에는 남성, 여성 모두 동등하게 참여할 것이고... 2차대전 때 소련 공군에는 여성 에이스들 많았지. 내 영웅도 그 중 하나고.

투표나 똑바로 해. 감세 법안 하나로 수십조의 돈이 너그들 주머니에서 재벌 주머니로 고스란히 이전됐거든. 그게 공정한 경제적 활동의 결과냐?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 없애고... 대한민국에서 비정규직은 고용유연화가 아니라 그냥 착취도구거든.

닭스런 투표질로 몇 십 조의 돈을 고스란히 날리고 나서, 그 허탈감에 여성들 생리휴가나 빼앗으려 들고... 그게 잘하는 짓이냐? 찌질, 찌질, 찌질, 올레!

-진중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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