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학교나 이런 새끼가 있다.
그냥 순도 100% 양아치..
싸움을 잘해서 일진도 아니고
얼굴이 잘생겨 일진도 아니고
집이 잘 살아서 일진도 아니고
그냥 그 일진 놈들하고 친하게 빌붙어서 애들이 함부러 못 건들이게 하는 부류.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햄버그 같은 케릭이
"어떤놈이 나에게 우유를 던졌어..그것도 아주 신선한 우유를 말이야.." 사건으로 추락하지 않았다면
변질되었을 그런 케릭터.
싸워서 자기가 장담 못할 것 같은 상대와 시비가 붙으면
나 건들면 그냥 안 끝난다 라는 분위기 겁나 풍겨서 싸움 피하고
자기가 자신 있는 상대는 지가 기분 좀만 나쁘면 막 가서 때리고 보는 쌩 양아치.
생긴 건 말죽거리의 햄버그가 장동건
개 10창난 여드름 덕지 얼굴에 어린 나이에 이미 피부는 제주도 화강암.
거기다 돼지임 ㅋㅋㅋㅋ
하루하루 덩치 작은 애들한테 싸움 거는 재미로 사는 그냥 말 그대로 쓰레기
그리고 반에 고등학교 3년 동안 앞줄을 벗어나 본적 없는 키작고 외소한 녀석.
귀엽게 생긴 외모에 성적은 상위권.
무엇보다 정말 착한 성격임..
어느 더운 여름날
쉬는 시간이 다 끝나가 교실에 와보니
이 양아치 새끼가 처 돌았는지 이 친구를 때리고 괴롭히는데
이유를 들어보니
쉬는 시간에 공부하고 있던 그 친구에게 지우개를 빌려달라고 했는데 그 친구가 얼굴을 안 처다보고 그냥 지우개를 건낸 것이 화가 났다는 모양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냥 막 때리는 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짖밟는 식임
우선 지속적으로 싸대기를 때리고 머리를 툭툭 치고 로우킥으로 걷어 참.
학기 초에 아주 비슷한 상황에서 그 양아치새끼 한번 넉다운 시키고 패줬다가
다음날 학교 검도부라는 새끼들한테 집단 구타를 당한 적이 있는 나로서는 애써 무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래 그닥 친한 친구도 아니잖아..' 라고 스스로 합리화 하면 넘겼다.
반장이란 녀석은 말리는 척 하다 그 양아치 새끼가 성을 내니 실실 쪼개며 자리로 돌아갔고 선생님이 올 때가 되서야 멈췄고
그 양아치새끼는 그날 뭐를 잘 못먹엇는지 그날 하루종일 그 친구를 괴롭혔다.
그 일이 있은 다음 주 쯤 그 친구는 전학을 갔다,
그리고 소식이 끊겼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상하게 졸업하고나서 그 친구 생각이 많이 나고 그 때 그 장면이 생각이 난다.
'그깟 몰매 좀 맞는 게 뭐라고 난 그때 침묵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친구 소식을 아는 녀석이 있었다
"야 니들 철수(가명) 소식 들었냐?"
"백혈병으로 작년에 죽었데.."
다들 워낙 허약한 친구라서 헛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후 실제로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내던 다른 녀석이 그녀석 장례식을 다녀왔다는 얘기가 나오고 다들 쇼크에 빠졌다.
그때 쯤..
그 양아치새끼가 동창회에 왔다.
대충 듣자하니 건설회사에서 노가다 십장 질 하고 있는 듯 하다.
동창회에서 그 정도 얘기하는 거면 실제론 노가다 일꾼이라는 소리라고 들리는 건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ㅋㅋ
그런데 이 새끼가 그 친구 얘기를 듣더니 한다는 소리가
"아 그 약골 새끼 오래 못 살거 같았지"
순간 친구 녀석들 표정이 험악해 지고 무슨 말을 그따구로 하냐며 나이는 어디로 처먹었냐며 언성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자 개버릇 못준다고
이 새끼가 다른 녀석 멱살을 잡고 실랑이를 벌인다.
"야 그 병신같은 새끼가 뒈진게 내 탓이야? 어?"
이 말을 하는데 더 이상은 못 참겠더라..
확 덤벼들어 정신 차려보니 가랑이 사이에 그 새끼 피 떡이 되서 있더라..
그 새끼도 나이 처먹어 쪽팔린 건 아는지 고소를 하거나 하진 않아서 그 날 이후로 다시 보진 않았다.
왠지 오늘도 그날 내가 그 양아치 새끼를 저지했다면 왠지 이 녀석이 그렇게 허망하게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거 읽는 사람들이라도 나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란다.
당장 눈앞에 벌어지는 불의가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고 외면하면
돌이킬 수 없을 때
후회한다.
미안하다 철수야..
나중에 좋은 곳에서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