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가장 후회하는 일

사과맛요플레 작성일 13.12.21 22: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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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학교나 이런 새끼가 있다.

그냥 순도 100% 양아치..

싸움을 잘해서 일진도 아니고

얼굴이 잘생겨 일진도 아니고

집이 잘 살아서 일진도 아니고

그냥 그 일진 놈들하고 친하게 빌붙어서 애들이 함부러 못 건들이게 하는 부류.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햄버그 같은 케릭이

"어떤놈이 나에게 우유를 던졌어..그것도 아주 신선한 우유를 말이야.." 사건으로 추락하지 않았다면

변질되었을 그런 케릭터.

 

싸워서 자기가 장담 못할 것 같은 상대와 시비가 붙으면

나 건들면 그냥 안 끝난다 라는 분위기 겁나 풍겨서 싸움 피하고

자기가 자신 있는 상대는 지가 기분 좀만 나쁘면 막 가서 때리고 보는 쌩 양아치.

 

생긴 건 말죽거리의 햄버그가 장동건

개 10창난 여드름 덕지 얼굴에 어린 나이에 이미 피부는 제주도 화강암.

거기다 돼지임 ㅋㅋㅋㅋ

 

하루하루 덩치 작은 애들한테 싸움 거는 재미로 사는 그냥 말 그대로 쓰레기

 

 

그리고 반에 고등학교 3년 동안 앞줄을 벗어나 본적 없는 키작고 외소한 녀석.

귀엽게 생긴 외모에 성적은 상위권.

무엇보다 정말 착한 성격임..

 

어느 더운 여름날

 

쉬는 시간이 다 끝나가 교실에 와보니

이 양아치 새끼가 처 돌았는지 이 친구를 때리고 괴롭히는데

이유를 들어보니

 

쉬는 시간에 공부하고 있던 그 친구에게 지우개를 빌려달라고 했는데 그 친구가 얼굴을 안 처다보고 그냥 지우개를 건낸 것이 화가 났다는 모양 ㅋㅋㅋㅋㅋ

 

그리고 그냥 막 때리는 게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짖밟는 식임

우선 지속적으로 싸대기를 때리고 머리를 툭툭 치고 로우킥으로 걷어 참.

 

학기 초에 아주 비슷한 상황에서 그 양아치새끼 한번 넉다운 시키고 패줬다가

다음날 학교 검도부라는 새끼들한테 집단 구타를 당한 적이 있는 나로서는 애써 무시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래 그닥 친한 친구도 아니잖아..' 라고 스스로 합리화 하면 넘겼다.

 

반장이란 녀석은 말리는 척 하다 그 양아치 새끼가 성을 내니 실실 쪼개며 자리로 돌아갔고 선생님이 올 때가 되서야 멈췄고

그 양아치새끼는 그날 뭐를 잘 못먹엇는지 그날 하루종일 그 친구를 괴롭혔다.

 

그 일이 있은 다음 주 쯤 그 친구는 전학을 갔다,

그리고 소식이 끊겼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상하게 졸업하고나서 그 친구 생각이 많이 나고 그 때 그 장면이 생각이 난다.

'그깟 몰매 좀 맞는 게 뭐라고 난 그때 침묵했을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오랜만에 고등학교 동창회에 참석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친구 소식을 아는 녀석이 있었다

 

"야 니들 철수(가명) 소식 들었냐?"

 

"백혈병으로 작년에 죽었데.."

 

다들 워낙 허약한 친구라서 헛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잠시 후 실제로 그 친구와 친하게 지내던 다른 녀석이 그녀석 장례식을 다녀왔다는 얘기가 나오고 다들 쇼크에 빠졌다.

 

그때 쯤..

그 양아치새끼가 동창회에 왔다.

 

대충 듣자하니 건설회사에서 노가다 십장 질 하고 있는 듯 하다.

동창회에서 그 정도 얘기하는 거면 실제론 노가다 일꾼이라는 소리라고 들리는 건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다 ㅋㅋ

 

그런데 이 새끼가 그 친구 얘기를 듣더니 한다는 소리가

 

"아 그 약골 새끼 오래 못 살거 같았지"

 

순간 친구 녀석들 표정이 험악해 지고 무슨 말을 그따구로 하냐며 나이는 어디로 처먹었냐며 언성이 올라가고 있었다.

그러자 개버릇 못준다고

이 새끼가 다른 녀석 멱살을 잡고 실랑이를 벌인다.

 

"야 그 병신같은 새끼가 뒈진게 내 탓이야? 어?"

 

이 말을 하는데 더 이상은 못 참겠더라..

 

확 덤벼들어 정신 차려보니 가랑이 사이에 그 새끼 피 떡이 되서 있더라..

 

 

그 새끼도 나이 처먹어 쪽팔린 건 아는지 고소를 하거나 하진 않아서 그 날 이후로 다시 보진 않았다.

 

 

 

왠지 오늘도 그날 내가 그 양아치 새끼를 저지했다면 왠지 이 녀석이 그렇게 허망하게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거 읽는 사람들이라도 나 같은 실수를 하지 않길 바란다.

당장 눈앞에 벌어지는 불의가 나와 상관 없는 일이라고 외면하면

돌이킬 수 없을 때

후회한다.

 

 

미안하다 철수야..

나중에 좋은 곳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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