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러츠 점프를 완벽하게 뛸 수 있을까요.”
‘피겨 여왕’ 김연아(24)의 경쟁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러시아 피겨 샛별 율리야 리프니츠카야(16)는 지난달 러시아 언론 ‘소프스포르트’와의 인터뷰에서 러츠 점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리프니츠카야는 그동안 러츠 점프에서 롱에지 판정을 많이 받았다.
리프니츠카야의 김연아 위협에 가장 큰 변수는 ‘러츠 점프 롱에지’다. 롱에지(wrong edge)란 말 그대로 잘못된 날의 사용이다. 리프니츠카야는 왼발 아웃에지로 뛰어야 할 러츠 점프에서 인에지로 뛰어 롱에지 지적을 받아왔다.
유럽선수권에서 리프니츠카야는 트리플 러츠 점프를 세 번 시도해 모두 롱에지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소치 겨울올림픽에서는 달랐다.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서 선보인 세 번의 러츠 점프 중 한 차례만 롱에지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나머지 두 번도 롱에지라는 지적이 많다. 피겨 전문가들과 국내외 피겨 팬들이 리프니츠카야가 홈 이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리프니츠카야가 러츠 점프를 뛰는 이유는 기본점수가 높기 때문이다. 트리플 러츠 점프의 기본점수는 6.00점이다. 리프니츠카야의 러츠 점프는 거의 플립 점프에 가깝다. 하지만 트리플 플립 점프 기본점수는 5.30점으로 트리플 러츠보다 0.7점이 낮다.
가산점과 수행점수를 합하면 최고 4점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한 국제심판은 “러츠 점프는 플립 점프와 비슷하게 보이지만 좀 더 구사하기 어려운 점프다. 리프니츠카야는 높은 점수를 받으려고 플립 점프를 러츠 점프처럼 속여서 뛰는 것 같다. 한마디로 속임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잘못된 습관 때문이다. 리프니츠카야는 러시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러츠 점프를 깔끔하게 아웃에지로 도약하는 선수는 극소수다. 나는 인에지로 뛰는 점프가 몸에 배어 아웃에지로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롱에지 판정과 채점은 기술을 심사하는 테크니컬 패널과 9명의 심판 몫이다. 패널과 심판마다 판단 기준과 허용치가 다를 수 있다. 롱에지 판정이 내려지면 대부분의 심판은 해당 기술에 감점을 한다.
한 국제심판은 “롱에지 판정은 잘못된 에지 사용에도 내려지지만 불분명한 에지 사용에도 내려지는 경우가 많다. 소치 올림픽에서 리프니츠카야는 불분명한 에지 사용은 물론이고 잘못된 에지 사용에 대해서도 관대한 판정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제심판은 “롱에지 기준이 엄격한 테크니컬 패널이 심판진으로 들어온다면 심리적으로 위축돼 리프니츠카야가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연아는 ‘점프의 교과서’라 불릴 정도로 완벽하고 깨끗한 점프로 유명하다. 리프니츠카야가 김연아의 연기를 실제로 본다면 완벽하게 러츠 점프를 뛰는 선수는 없다는 발언은 취소해야 할 것이다.
한편 김연아는 12일 출국해 결전지인 러시아 소치로 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