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보건기구가 190개 나라의 1인당 음주량을 조사했더니 우리나라가 세계 15위, 아시아에서는 1위였습니다. 술을 적게 마셔도 뇌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게 의학계의 정설인데 우리 술 마시는 수준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칩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사람마다 자신에게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술의 양은 제각각입니다.
[최인선/36세, 성남시 중원구 : 한 번 먹으면 소주 2병하고요. 맥주 3,4잔 정도. 일주일에 주말 포함해서 3~4번 정도.]
[최진주/32세, 인천시 남구 : 그게 한 4잔, 5잔 되는 것 같은데요. 같이 대화하면서 즐기면서 약간의 기분도 조금 바뀌는 걸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세계보건기구가 그동안의 수많은 연구를 통해 심혈관에 도움이 된다고 정한 술의 양은 예상보다 훨씬 적습니다.
소주는 1잔 정도인 50cc, 와인은 100cc 맥주는 320cc입니다.
술 1단위라고 하는데, 이 정도의 양을 이틀에 한 번꼴로 마셨을 때 술이 심혈관에 약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연간 소주 60병을 마시는 한국인들은 이 기준보다는 세 배가량 술을 더 먹는 셈입니다.
적은 양의 술은 치매 발병 위험을 40% 낮추는 것으로 유럽 연구에서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후속 연구에서는 술 자체가 아니라 술을 마시면서 하는 사교 활동이 치매를 예방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게다가 소량의 술이라도 뇌세포 파괴를 촉진합니다.
미국 연구결과 소량의 술을 30년간 마실 경우 전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뇌의 크기가 0.5% 작아졌습니다.
[김어수/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알코올에 많이 노출된 뇌는 알츠하이머 치매의 뇌처럼 계속 변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장기적인 알코올 노출을 평생에 걸쳐서 점점 알츠하이머 병리가 계속 증가되는 거죠.]
결국, 소량의 술은 심혈관에는 좋다지만 뇌에는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여서 건강에 유익한 술의 양은 아직까지도 전문가들 사이에서 논란이 분분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