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시작된 양궁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 덴마크 선수들은 '바가지머리'라는 한글과 앙증맞은 캐릭터가 인쇄된 가슴 보호대(체스트 가드)를 착용하고 있었다. 선수들의 다부진 표정과는 달리 귀여운 캐릭터가 대조돼 전 세계에 전파를 탔다. 여자대표팀이 전무한 올림픽 금메달 7연패를 달성하면서 바가지머리의 '정체'에 대한 궁금증도 함께 커졌다.
선수들이 올림픽에서 착용하는 유니폼 등은 철저히 협찬이나 광고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어떻게 이름도 생소한 인터넷 쇼핑몰이 올림픽 무대에 '등장'할 수 있었는지 커다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바가지머리의 경우 선수들 덕분에 비용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엄청난 광고 효과를 본 것으로 밝혀졌다.
회사측에 따르면 선수들이 이번 올림픽에서 사용하고 있는 체스트 가드는 지난 2009년 세계양궁선수권 대회 때 협찬한 제품이다.
바가지머리 등을 운영하는 바리엔유 손석호 대표는 "강장원 현 한체대 코치와 잘 아는 사이로 양궁이 올림픽 효자 종목임에도 평소 인기가 없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를 듣고 따로 제작해 무상 지원했다"고 말했다.
당시 광주전남지역 소속 선수들이 착용한 체스트 가드를 각국 선수들끼리 교환해 이번 올림픽에서 착용하며 생각지도 못한 홍보효과를 누리게 된 셈이다. 올림픽에 보통 수십억 달러의 스폰서비용이 들어가는 것과 반대로 바가지머리는 단돈 십 원도 쓰지 않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마케팅 효과를 얻게 됐다.
바가지머리의 이승진 본부장은 "올림픽 경기를 시청한 뒤 당시 제공했던 우리 물품들이 등장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