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경주

순두부튀김 작성일 14.06.27 21:3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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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연비 경주’ 해보니…F1선수가 1등한 비결은

 

최근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국산차와 일부 수입차의 ‘연비 과장’ 논란을 계기로 연료를 아끼는 운전법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BMW가 2008년 독일에서 자동차경주 선수를 비롯한 전문가 3명을 동원해 실시한 에코드라이빙 테스트만 봐도 여전히 경제적 운전 요령을 참고할 게 많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자동차 연비에 대한 관심이 높다. 기름값 부담이 너무 커졌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똑같은 기름을 넣고도 더 멀리 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BMW는 대표적인 자동차경주인 포뮬러 원(F1) 선수와 자동차 운전 강사, 자동차 잡지 편집자에게 연비 시합을 벌이도록 했다. 속도는 절대 중요치 않다고 했다. BMW 530i에 휘발유 5ℓ를 넣고 연료가 바닥나서 엔진이 멈출 때까지 누가 멀리 달리느냐를 겨루도록 한 방식이었다.

과연 누가 이겼을까. 빨리 달리는 데만 능숙한 F1 선수가 불리하지는 않았을까.

자동차에 대해 잘 아는 이들 세 명은 기본적인 사항은 잘 지킨다.

도심 주행에서도 최대한 높은 기어 단수를 선택하고, 기어를 올릴 때 3단 기어는 건너뛴다. 에어컨 스위치는 당연히 끈다.

전방을 주시하면서 미리 나아갈 경로를 보고, 가속 페달은 절제 있게 쓴다. 엔진이 돌아갈 때 기어는 중립에 넣지 않는다. 중립에 있으면 엔진이 공회전을 유지하기 위해 소량의 연료지만 지속적으로 소모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기어가 들어간 상태에서 약간 높은 엔진 회전속도를 유지하면서 관성으로 주행하면 연료 공급을 차단시킬 수 있다.

BMW 측은 “530i의 고정밀 연료분사 장치에 의한 ‘희박 연소’를 비롯해 브레이크를 밟거나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경우 관성을 이용한 배터리 충전 방식, 가장 경제적 기어 단수를 고르도록 하는 ‘최적 기어 변속시점 인디케이터’ 기능이 더욱 연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국내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배기량 2996㏄에 6기통 272마력인 이 차량의 공인연비는 ℓ당 8.8㎞다. 이들 세 명의 시험자가 평균 시속 60~70㎞로 달렸을 때의 연비는 ℓ당 13~18㎞. 평소에 이들을 따라할 순 없지만, 운전 습관이 실제 연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구간은 라이프치히를 출발, 부어젠~오스차츠를 거쳐 마이센까지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은 잠깐 들어갔다 나오는 코스다.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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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편집자 마이클 세이츠

첫 출발자인 세이츠는 시속 70~90㎞를 유지하며 교통 흐름을 따라 유연하게 정속주행을 했다. 가끔 트럭을 추월할 때도 있었다. 얼마를 달렸을까. 한눈을 판 사이 엔진이 갑자기 회전을 멈추기 시작했다. 차가 완전히 멈춰선 곳은 68㎞ 지점이었다. 100㎞당 7.4ℓ연비다. 1ℓ㎖당 주행거리로 환산하면 13.5㎞다.

#2 드라이빙 강사 마이클 캐스퍼

다음 BMW 드라이버 트레이닝의 마이클 캐스퍼 강사는 경제적인 운전 방법에 관한 코스 담당으로 연료 절약에는 자신있는 인물이다. 에어컨은 물론이고 풍량 스위치와 라디오까지 완전히 꺼버렸다. 에어컨을 최대한 올리면 3ℓ가 더 소비되고, 짐을 얹으면 1ℓ가 더 낭비된다고 알고 있다.

캐스퍼는 도로 상황 예측은 물론 굴곡까지 분석하며 차를 몰았다. 특히 오르막을 앞두고는 가속 페달을 조금 더 밟아 언덕 꼭대기까지 관성으로 올라가는 치밀함을 보였다. “언덕을 오르는 동안 가속 페달을 밟으면 꽤 많은 양의 연료가 소비된다”는 이유에서였다.

내리막에서도 기어를 넣은 상태에서 공회전보다 다소 높은 엔진 회전수를 유지하는 것이 이득인지, 아니면 기어를 중립에 넣어 엔진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는 상태에서 최대한 멀리 순항하는 것이 이득인지의 계산에 분주했다.

그는 너무 느리게 달리진 않고 평균 시속 68㎞ 정도를 유지했다. 결국 차는 73㎞ 지점까지 굴러간 뒤 멈췄다. 100㎞에 6.8ℓ연비를 자랑했다. ℓ당 14.7㎞ 연비를 기록한 것이다.

#3 F1 드라이버 세바스찬 베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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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공단 산하 자동차안전연구원이 밝힌 차량 속도와 배기량에 따른 연비 차이. 시속 60㎞에서 연비가 가장 높고, 차급도 경차는 약 80㎞ 넘어가면 연비가 뚝 떨어지는 걸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F1 드라이버 베텔은 한술 더 떠 돌아올 때 사용할 10ℓ의 연료통부터 내려놓았다. 동승자에게는 메모장과 볼펜까지는 지참하도록 했지만 주머니는 모두 비우도록 할 만큼 무게에 예민했다. 베텔은 “10㎏이 더해지면 F1 경주장 한 바퀴 도는 데 0.3초씩 손해를 본다”고 밝혔다.

베텔은 이따금 무려 4단이나 건너뛰며 기어를 올리곤 했다. 최고 기어까지 옮겨가는 속도 역시 빨랐다. 심지어 신호등에 걸리면 시동을 끄기도 했다.

특히 베텔은 아우토반에 올라서자 일부러 트럭 한 대에 추월을 허락했다. 그 다음 트럭의 ‘슬립 스트림(고속 주행 중 차량 뒷부분에 생기는 저압 부분)’ 속으로 들어가 주행했다. “아무래도 공기역학에 지장을 줄 것 같아서”라며 창문 한 번 내리는 것도 허락지 않았다. 곧 트럭 한 대가 또 추월하자 다시 슬립 스트림을 탔다.

캐스퍼와 달리 베텔은 내리막길을 만날 때마다 기어를 중립에 놓고 최대한 높은 속도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베텔이 5ℓ로 주행한 거리는 91㎞나 됐다. 목적지인 마이센에 거의 다다른 지점이다.

베텔의 운전 결과는 공인연비(8.8㎞)의 2배가 넘는 1ℓ당 18.2㎞를 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고 전문가답게 베텔은 현실에서 따라하긴 그대로 어렵지만 연비를 신경쓰는 운전을 할 경우 얼마나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지 잘 보여줬다.

한편, 박용성 자동차안전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내에서는 보통 600m마다 한 번씩 신호등이 있는데 급가속을 하게 되면 얼마 못 가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며 “그때 연비가 많이 떨어지므로 가능하면 천천히 가속해 브레이크를 안 밟는 것이 연비를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또 신호대기 상태일 때에는 변속기의 주행모드(D)를 중립모드(N)로 바꾸면 연료를 30% 정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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