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 중의 비보(悲報) 하나가 아이돌그룹 레이디스코드 멤버 권리세(23·여)씨의 사망이었다. 3일 오전 1시20분쯤 대구에서 스케줄을 마치고 귀경하던 도중 타고 있던 스타렉스 차량이 고속도로 방호벽을 들이받는 사고로 혼수상태를 헤매며 10시간 넘게 수술을 받았지만 7일 세상을 떠났다. 앞서 같은 그룹 멤버 고은비(22·여)씨가 사고 당일 숨졌다.
재일동포 출신인 권씨는 2009년 미스코리아 일본 진(眞)과 해외동포상을 받은 뒤 지난해 3월 레이디스코드로 데뷔했다. 9일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권씨의 발인식엔 유족과 사고로 수술을 받은 멤버 이소정(21·여)씨가 휠체어를 타고 참석했고, 아직 몸이 성치 않은 최빛나(23·여)씨와 김주미(20·여)씨가 나와 고인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다.
소식을 접한 이들은 희생자들의 죽음을 애도하는 동시에 차량 에어백에 의심의 눈길을 던졌다. 사고 후 공개된 스타렉스 차량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졌다. 하지만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백은 터지지 않았다. 권씨와 고씨가 에어백이 터지지 않아 사망한 건 아니지만 사고를 통해 새로운 문제가 불거진 셈이다.
스타렉스 차량 가운데 고급의 경우 측면 에어백이 설치돼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차량엔 권씨·고씨 등이 앉았던 뒷좌석에 측면 에어백이 없었다. 운전석과 조수석의 에어백이 터지지 않았으니 뒷좌석에 에어백이 있었어도 작동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경찰은 차량 결함 여부도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