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 건강에 좋은 이유
카레에 뇌 손상을 치유하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독일 신경과학·의학연구소의 아델레 뤼거 박사는 카레의 원료인 강황에 들어있는 방향성 정유(aromatic-turmerone)가 내인성 신경줄기세포(endogenous NSC: neural stem cell)의 증식과 분화를 촉진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BBC뉴스 인터넷판과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26일 보도했다.
내인성 신경줄기세포란 뇌 조직 자체에 존재하는 줄기세포로 뇌세포가 파괴되거나 손상되었을 때 스스로 증식·분화해 새로운 신경세포를 만들어 보충하는 뇌의 자가 수리 시스템 중 일부다. 방향성 정유는 황색 색소인 쿠르쿠민과 함께 카레에 들어있는 두 가지 중요한 생물활성 성분 중 하나다.
뤼거 박사는 시험관실험과 쥐 실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팀은 먼저 쥐 태아의 뇌에서 채취한 신경줄기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해 방향성 정유에 노출시킨 결과 신경줄기세포가 증가했다. 방향성 정유 노출량이 많을 수록 신경줄기세포 증식 효과는 더욱 크게 나타났다.
이러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이 신경줄기세포에 방향성 정유를 첨가한 뒤 쥐의 뇌에 주입하고 5일에 걸쳐 증식하는 신경줄기세포와 결합할 수 있도록 추적자(tracer)인 브로모디옥시우리딘을 투여했다.
이어 7일 후에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쥐의 뇌를 관찰했다. 그 결과 뇌실하 영역(SVZ: subventricular zone)이 넓어지고 기억중추인 해마가 확대된 것으로 밝혀졌다. 뇌의 이 두 부위는 포유동물의 뇌에서 신경세포가 생성되는 곳이다.
연구팀은 이 쥐들의 뇌를 직접 해부해 살펴봤다. 그 결과 방향성 정유가 신경줄기세포의 증식과 여러 뇌세포로의 분화를 촉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방향성 정유가 많이 첨가된 신경줄기세포가 주입된 쥐일 수록 이러한 효과는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뤼거 박사는 뇌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이 가능한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치매연구학회의 로라 핍스 박사는 이 연구결과가 사람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지, 그리고 치매 치료에 도움이 될지는 알 수 없다고 논평했다. 이 연구결과는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Stem Cell Research & Therap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와 함께 카레를 자주 섭취할 경우 유방암을 예방하고,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전용순 교수(가천대 길병원)는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오뚜기가 후원해 열린 '제4회 카레 및 향신료 국제심포지엄'에서 "카레의 주성분인 커큐민과 함께 커큐민을 체내에서 흡수가 잘되도록 나노입자 형태로 변형한 '나노커큐민'을 유방암을 유발한 실험쥐의 유관에 주입한 결과, 탁월한 유방암 예방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재원 교수(부산대)는 "커리의 향신료인 커큐민은 산화적인 스트레스와 염증과 관련된 질병의 치료에 사용되어 왔다"며 "마우스 신경줄기 세포(Neural progenitor cells)와 성인해마신경발생에서의 커큐민의 기능을 실험해 본 결과, 낮은 농도에서도 세포 생장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국내외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에게 의해 강황에 함유돼 있는 커큐민과 향신료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건강증진 효과, 암 예방과 의학적 활용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 등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