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복무 '진짜사나이' 지원 폭주
17·51사단 경쟁률 10대1 넘어
휴가·근무수당 등 혜택에 인기
이번에 ‘우수전투병’ 모집이 있어서 바로 지원했어요.”
서울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22)씨는 그동안 군입대를 미뤄오다 최근 육군 현역병 입영을 몇 차례 신청했지만 모두 떨어졌다. 입영자가 상대적으로 적을 때 모집공고를 내는 수시선발 지원도 쉽지 않았다. 그러다 며칠 전 신문에서 육군이 ‘우수전투병’을 모집한다는 기사를 본 김씨는 바로 병무청 홈페이지에 들어가 지원서를 작성했다. 이후 매일 병무청 홈페이지에 접속해 실시간 지원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김씨는 휴가와 근무수당 등 다양한 혜택까지 있어 이번 우수전투병 모집에 꼭 합격하고 싶다. 하지만 모집 일정이 중간 정도 지났음에도 전체 평균 경쟁률이 4대 1을 넘어 김씨는 “이번에도 합격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육군이 지난 3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병무청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접수받고 있는 우수전투병(분·소대 전투병) 모집에 입영 대상자들의 지원이 폭주하고 있다. 500명 모집에 7일 오후 8시 현재 2261명이 지원해 평균 4.5대 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입영시기와 입영부대를 본인이 선택할 수 있는 우수전투병은 GP(전방초소)와 GOP(일반전초), 1·3야전군 예하의 해·강안부대에 근무하게 된다. 지금까지 무작위로 정해졌던 최전방 부대 근무를 지원을 받아 배치하고, 그에 걸맞은 보상을 하겠다는 것이 육군의 방침이다.
육군의 한 관계자는 7일 “내년부터 최전방 분·소대에 우수전투병 1만명을 배치할 계획”이라며 “이번에 1차로 내년 1월 입대를 하게 될 인원 500명을 선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모집 일정이 5일 정도 남아있음에도 입영 대상자들의 지원이 이어져 경쟁률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며 “본인이 입영시기와 사단을 선택할 수 있고, 휴가와 근무수당 등의 혜택이 있어 입영 대상자들의 관심이 많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병무청의 한 관계자도 “대학생들의 경우 전역 후에 대학 복학시기를 조절할 수 있고, 본인이 원하는 지역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수전투병은 정기휴가 외에 GP와 GOP, 해·강안부대 근무 개월 수에 비례해 월 3일의 추가 휴가가 부여된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GOP에 6개월 근무한 경우 매달 1일씩 총 6일의 휴가가 추가로 주어졌지만, 앞으로는 매달 3일씩 총 18일로 휴가 일수가 늘어난다. 또한 육군은 최전방에서 군 복무하는 병사에게 지급되는 격오지 근무수당도 부사관(하사) 수준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지원을 받고 있는 우수전투병은 모집에 합격하면 접수마감월로부터 3개월 차에 입대하게 된다. 가령 이번 11월 지원자들은 내년 1월에 입대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지원 시에 입영을 원하는 사단을 선택할 수 있다. 다만 경기지역 위주의 3군 예하 9개 사단(1·3·5·6·9·17·25·28·51사단)은 직접 지정할 수 있지만 강원 지역 쪽의 1군은 102보충대로 통합지원해 사단 선택은 불가하다. 이는 의정부의 306보충대가 올해 말에 해체돼 3군의 경우에는 사단 신병교육대로 바로 입소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사단까지 선택할 수 있고 강원보다 비교적 접근성이 좋은 경기 지역의 3군이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까지 집계된 지원현황에 따르면, 사단장의 부하 여군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인천 지역의 17사단과 경기 화성의 51사단이 10대 1을 넘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이 일어난 28사단의 경우에는 3.2대 1로 상대적으로 낮은 경쟁률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