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삶이지만 스펙터클하기도 하고..삶 자체가 재미있어서 언젠간 라디오에 글 올려야지 했는데..쉽지 않네요
그러다가 짱공에 웹툰 작가를 꿈꾸는 미대생께서 댓글로 썰을 조금씩 쓰니까 그것을 보고 그림으로 그려주겠다고 권유하셔서 제가 겪었던 100% 사실만을 가지고 글써보려 합니다
재미없겠지만...성의를 봐서라도 악플만은 삼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거짓말 단 0.00000001%도 안보태고 리얼로 글 올리겠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2009년도 겨울에 제대한 후 아르바이트겸 공부를 하려고 동네에서 가장 큰 PC방에서 알바를 했습니다
컴퓨터를 조금 다룰줄 알아서 관리매니저로 일을 하였는데 알바생만 5명인 작지 않은 PC방이었습니다
(게임을 잘 몰라 잘못 알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저희 PC방은 정액제가 있는데 1분을 사용하다가 나가도 나머지 시간이 그대로 누적되어
꼭 그날 다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기에인기가 많은 PC방이었습니다
그래서 현관에서는 항상 "형 38번 꺼주세요" 그러면 카운터에서 피카프로그램 선택하고 엔터 두번치면 자동으로 PC가 꺼지는 그런 시스템이었습니다
Sㅓ든 어택이라는 게임이 한창 유행할때 PC가 100대가 넘다보니 클랜전 등 단체로 게임하는 이들이 많았습니다
열기가 한창 달아올랐을때 아주 중요한 클랜전이 벌어지고 있었는데...
우르르 학생들이 나가면서
"형 54,55,56번 다 꺼주세요, 형 132번 꺼주세요" 여러명이서 외치며 나갔습니다
그런데 실수로 132번을 껐어야 했는데...32번을 선택하고 엔터 두번을 쳤는데...
갑자기 클랜전을 하던 아이들이 입에서 육두문자가 쏟아지며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xx아 왜 나가 xx아 ,xx! 스나가 나가면 어떡하라는거야 xx아"
"몰라 갑자기 꺼졌어 xx..아 뭐야 이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는데도 누구하나 뭐라 할수 없을만큼 심각한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직접 가서 사과하려고 하는데 그 상황을 옆에서 보고 있던 여자 알바애들이 오빠 어떡하냐고 이거 서비스 시간이라도 많이 줘야 될것 같다고 ..
카운터는 심각한 분위기 였지만 ...머리를 엄청나게 굴린 결과...
친한 애들만 주려고 숨겨놨던 쿠폰 여러장과 햄버거를 들고 솔직히 말하려고 갔습니다
다행히도 성인이 아니었고 고등학생들이었는데 나머지 애들은 욕을 하면서 남은 게임을 집중하고 있었고 피해자 학생은 머리를 붙잡고 재부팅 되는 컴퓨터만 멍하니 바라보며 중얼중얼 욕하고 있었습니다....전 용기 있게 카운터로 그대로 왔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다 싶어 알바 애들하고 작전을 짰습니다
온리 얼굴만 보고 뽑은 여자알바생들이어서 항의하러 카운터로 오면
내가 컴퓨터 문제인것 같다고 시치미를 뗄테니 미인계로 기분을 풀어주고
먹을것을 주며 마무리 짓자 그랬더니 다들 OK했습니다
PC가 켜지자 카운터로 쪽지가 날라왔습니다
"저기요 형 갑자기 PC가 왜 꺼졌나요?"
아...이넘 눈치 챈건가? 알바생들도 오빠 어떡하냐고 사실대로 말하는게 나을것 같다고 그러길래 전혀 모르는것처럼 시치미를 떼기로 했습니다
"아...꺼졌나요? 피씨에 문제가 있었나보네요 미안하지만 자리를 옮겨 드릴까요? "
라고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여 완벽한 대사를 생각하고 치고 있는데...
졌나요 할때 졌...쌍시옷을 쓰기 위해 Shift를 누른다는것이 그만 엔터를 눌러서
"아...꺼져"ㅆ나요?
"아...꺼져""
이렇게 쪽지가 가면서...그걸 보고 있던 알바생들은 어이도 없고 웃겨가지고 "오빠 대박! 미친거아니에요 ㅋㅋㅋㅋ","쟤는 뭔 죄에요 게임하다 PC는 꺼지고 카운터에서는 꺼지라고 욕먹고 ㅋㅋㅋㅋ"....상황은 바로 종료..
10초 뒤 남자애 하나가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32번 꺼주세요...하고 나감...
그 뒤로 걔만....PC방 안옴
재미는 없지만 웃기면서도 정말 미안한 100% 리얼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