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북한에 대해 말이 많아 올립니다.

채식호랑이 작성일 14.12.13 04:5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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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분이 탈북자에 대한 글을 올리셨는데 이런저런 얘기가 많더군요...

북한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건 개인적으로 북한학을 공부하는 학도로서 반갑지만 짧은 글 속에서 다 표현하지 못하는 정보전달의 한계에 안타까움을 느껴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실례를 무릎쓰고 글을 올립니다.

북한의 경제체제가 무너졌다 사회가 붕괴할거란 얘기는 아주 예전부터 나왔던 얘기고

지금도 그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입니다. 또한 한 사회를 이해하고 말하기에는 몇마디의 말은 너무나 짧고 부족할 수 밖에 없죠.

북한은 사회주의도 공산주의도 아닙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주체사상을 바탕으로 한 유일영도체제가 맞고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1인 독재체제를 세습하고 있는 나라가 맞습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나라라고 인정하지 않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체제는 그 기원을 사회주의에서 찾을 수도 있습니다. 김일성이 가장 영향을 받은 사상이 사회주의를 기반으로 한 소련의 스탈린주의고 초기 지배체제는 스탈린주의를 상당부분 답습했습니다. 소련의 직접적인 지배 하에 있었기도 했고 김일성이 굉장한 스탈린주의자였던것도 큰 부분을 차지하죠.

 

초기 경제 상황 또한 사회주의 경제학적 풀이로 본다면 이해가능한 면이 많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한 사회의 현상을 말하기엔 몇마디의 정의로는 부족하기에 가장 유사한 학문적 배경을 말씀드린 겁니다. 저도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더 많은 이해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에 가장 유사한 부분이 그림의 The Socialist System에 나와있습니다. 요나스 코르나이라는 헝가리 경제학자가 헝가리의 사회주의가 붕괴되는 과정을 경제학적 측면에서 조사하고 그 특징을 서술한 책입니다. 사회주의 경제체제의 배경과 설립 붕괴과정을 아주 자세히 적은 책이고 코르나이가 미국으로 옮겨가서 자신이 겪었던 헝가리의 변화를 쓴 것이기에 사회주의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이 책을 빼곤 얘기하기 어렵습니다. 절대 홍보는 아닙니다. 북한에 대해 또 사회주의의 경제체제에 대해 궁금하시거나 공부를 원하신다면 저 책을 꼭 보길 추천합니다. 물론 영문서적이기 때문에 번역에 대한 압박은 있지만요...우리나라에는 번역본이 존재 하지 않습니다. 저희 학교 교수님께 번역 제의가 왔는데 거절하셨다고 하시더군요...저책은 영문으로 읽어야 그 맛이 제대로 살아난다고... ㅡㅡ 덕분에 한학기 죽는 줄 알았습니다. ..

 

북한에 대해 내가 제일 잘 안다, 내가 알고 있는게 정답이다 라는 식의 이론을 펼치는 분들이 많이 봤습니다. 옳은 얘기도 있고 비약도 있으며 완전히 틀린 말을 하시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물론 제가 알고 있는게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코멘트는 하지 않았지만 안타까운 마음은 안고 있었습니다. 이 글에도 분명 너는 얼마나 아냐고 하시겠죠...저는 고려대학교 북한학과에서 석사과정에 있고 북한 전문 인터넷 신문 기자로 활동했습니다. 덕분에 여느 전문가 만큼의 정보력은 갖추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자부하는 바이며 옳고 그름을 따지기 보다 북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는데 대해 그저 감사하고 도움을 드리고 싶어 이렇게 긴 글을 올립니다.

 

짱공에서 많은 분들을 만났고 개인적으로 씨바겟 분들을 참 좋아하지만 요샌 눈팅만 하네요. 죄송합니다.

추운날씨에 다들 건강 유의하시고 따뜻한 연말 맞으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북한에 대해 편견을 갖고 바라보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저 또한 북한 정권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변질되고 그릇된 정책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 핏줄의 동포들에겐 무한한 연민을 느낍니다. 그 때문에 저도 원 전공은 건축이지만 뒤늦게 북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북한 정권의 붕괴는 무엇보다 반갑고 괴멸시켜야 마땅하지만 그 메마른 땅에서 살아가는 수천만의 주민들은 죄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탈북자들의 현실이 안타깝고 그들의 정착과 향후 통일 이후 안정적인 남북통합의 길을 모색하고자 오늘고 밤늦게 공부를 쉬지 못하고 있습니다. 재미없고 길기만 한 제 글을 읽어주신 많은 분들게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담아 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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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주신 댓글을 보고 몇자 덧붙여 올립니다.

 

서론 같다고 하신건....흠...제가 말씀 드렸듯이 명확히 아셨으면 좋겠다 싶은걸 아주 짧게 적은 것입니다.

자세하게 써달라고 하셨는데 이 내용을 자세하게 쓰려면 이 게시판에 논문을 써야 할 겁니다. 이미 각 세분화된

논문이 많이 나와있고 그걸 다 옮겨도 부족함을 느끼실 겁니다. 북한에 관한 연구는 사회과학부분으로

분류됩니다. 이는 한 사회가 역사속에서 사라진다고 해도 향후 몇 십년간 지속적으로 그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면서 논문이 쏟아져 나오져. 하물며 윗 사항은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이므로 일개 학도가 모든걸 풀어서

쓰긴 어렵습니다. 다만 제가 드릴 수 있는건 궁금하신 사항을 명확히 해 쪽지를 주시면 제가 메일로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가능하다면 제가 커피도 사드릴테니 만나서 얘기 하는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ㅎㅎㅎ

전화도 괜찮으니 쪽지로 번호 남겨주시면 문자후 전화 드리겠습니다. (이상한 사람은 아닙니다... ㅡ ㅡㅋ)

 

그리고 댓글 주신 중에 탈북자와 함께 일하신 내용을 올려주셨는데 저도 격하게 공감합니다.

저도 탈북자들과 많은 일을 해봤고 현재도 관계를 유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한 분들이지만

그렇지 못한 분들과도 많이 만나봤습니다. 이에 따라 제가 생각하는 탈북자들의 문제를 몇자 적어 올립니다.

 

북한이 김정일 시대 이후 계획적인 시장경제를 도입했죠. 현재 북한 주민들이 버티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월급의 형태로

배급이 나오긴 하나 아주 극 소량이 나옵니다. 가령 한달 월급이 북한돈 3000원 내외입니다. 우리의 셀러리맨에

해당하는것이 철강 사업소나 석탄 사업소 등이며 그 밖에 남새(채소등을 북한에서 부르는 말입니다)등을

키우는 농촌 사업소가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달 3000원을 받으면 쌀을 사야 하는데 현재 북한의 쌀값은

얼마전 기준으로 평양이 키로당 4500원이 넘습니다. 정말 먹고 살기 힘든거죠. 그래서 온갖 것을 시장에서 팔게 됩니다.

그럼 팔 물건은 어디서 구하냐 고 물어보시겠죠. 루트는 다양합니다. 제가 말씀 드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조사했던

방법 중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니 사실과 약간의 편차는 있을 수 있습니다. 초기 계획시장에서는 당에서 주민들에게

물건을 팔았습니다. 일정 양의 물건을 주고 이를 판 금액의 얼마를 당에서 가져가고 나머지를 주민들에게 주는 거죠.

지금도 그 방식은 유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농사를 짓거나 공동으로 운영하는 공산품등 을

내다 파는 것이죠. 그러면서 그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사이 시장경쟁력에 대한 중요도가 생겨났습니다. 무엇이 잘 팔리고

돈을 많이 벌 수 있을까. 이건 경제학을 배우지 않더라도 자연적으로 내 물건을 잘 팔아야 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할 수 밖에 없는 생각이겠죠. 현재 북한 장마당에는 중국으로 부터 밀수한 많은 물품이 팔리고 있으며 흔히 들어보신

남한 드라마와 영화 등도 USB로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굉장히 인기 품목이며 단속에도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배경으로 북한 주민들에게 시장은 돈에 대한 무한한 가치만을 안겨줬으며 돈의 힘이 막강해졌습니다. 예로 탈북자

여성이 한국으로 와서 결혼을 했는데 얼마가지 않아 이혼을 하게 됐습니다. 이유를 살펴보니 남자가 통장을 주지 않아서

라고 합니다. 이 결과만 보면 아주 황당하고 본능적인 김치년 냄새를 풍긴다고 욕을 하겠지만 속내를 보면 또 다릅니다.

북한에서는 여맹이라고 해서 김일성 마누라 김정숙이 만든 여성연맹이 있습니다. 때문에 여성의 사회활동이 굉장히

활발한 편이죠. 반면 남자들은 일을 못하고 집에서 노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유교사상이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어

북한 남자들은 상당히 가부장적인 면을 갖고 있습니다. 세태가 이렇다 보니 북한에서는 통장을 맡긴다는 것이 일종의

믿음의 상징이 돼버렸습니다. 탈북자 여성도 이런 사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남편이 자기를 믿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죠. 북한 여자들이 드세긴 하지만 남편과 아이들 생각은 굉장히 끔찍히 합니다. 우리내 어머님들과 다르지 않죠.

오히려 살기 힘든곳에서 버티며 살다보니 남편과 자식에 대한 애착은 더욱 큰걸 많이 봤습니다. 여기서 깊이 생각해 볼건

돈이 사징하는 물질적 의미가 전부가 아니라 아주 기본적인 관계에도 다른형태지만 돈이 목적되는 현상이 일반적일

정도로 뿌리가 깊은 것입니다.

 

그럼 북한이 언제 망하냐구요....분명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이 계시겠죠...지금 당장 점칠 수 없습니다.

댓글에도 말씀해주신 추락하는 비행기가 아직도 날고 있는건 여러가지 이유가 있죠. 중국, 러시아, 블랙마켓 등등 셀수

없을 만큼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또한 통일에 대해서도 한 말씀 올리고 끝을 맺겠습니다.

현재 통일을 얘기하면서 가장 문제시 되는건 통일 후 남북 통합 과정에서 겪을 남한의 경제적 사회적 부담입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문제이며 우리가 안고 가야할 문제는 피부적으로 느껴질때 더 크게 어려워 질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시련을 겪고 난 뒤 우리가 갖게될 경쟁력에 대해서도 생각하길 권합니다. 힘든 고비를 넘어섰을때 생기는 국가 경쟁력은

지금 우리의 몇배를 넘어서게 됩니다. 소설같은 이야기지만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그 또한 포기 할 수 없는

우리의 이득입니다. 결과의 예상치를 우리가 겪을 시련에 맞추기 보다 그 이후에 생길 이득도 함께 생각하며

시련의 크기를 줄이며 통일을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책이 어떤것이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댓글 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어설픈 재주로 쓴 글이기에 넓은 아량과 이해로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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