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쇼크 - 어느 해저도시의 쇠망사

사과나아나 작성일 14.12.14 23:3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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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쇼크> 는 무슨 게임? a4e1c8f3-e13b-4be0-a9cb-7dee283a52a0-1418276059006.gif


7년이나 된 게임이고 반전이 너무 유명하니, 스포일러를 포함한 설명을 하겠습니다.  b9734a2b-2047-4b1b-a7d8-20eebc17ebe2-1418276064409.jpg


게임은 1960년대, 주인공 '잭'이 여객기 안에 앉아있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고가 일어나 비행기는 바다로 추락... d69cbdba-bb7b-4146-9887-8e1487328149-1418276064879.gif


사방은 그야말로 불바다가 되고, 잭은 사고 현장에서 헤엄쳐 나오다가... 03c4143e-edcc-4b4e-8fca-9751a70f9687-1418276070512.gif


바다 한 가운데에 있는 어느 등대에 다다르게 됩니다. 72b68057-f0cf-428a-97a7-1e533551c319-1418276072098.gif


그리고 그 안에서 비밀스러운 해저도시 '랩처'로 가는 길을 발견하는데...... 918f8039-61b9-428b-80ba-bf421725f15c-1418276076105.jpg


스토리를 파악하려면, 게임의 배경이 되는 이 랩처라는 도시를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86e46afd-792b-4090-b0f0-70d12b352393-1418276076974.gif


랩처를 상징하는 한 문장.  "신도 왕도 아닌, 오직 인간만." 8566cf6f-0cbe-4d5e-b7b2-4d0b85876d51-1418276080189.gif


랩처는 미국의 사업가인 앤드류 라이언이 건설한 도시로,  완전시장경제와 자유의지주의를 표방하는 유토피아입니다. 07645cdc-80fa-4e82-b691-cd9a632cb7c2-1418276089165.gif

예술가가 검열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도시.  과학자가 사소한 윤리적 문제에 얽매이지 않아도 되는 도시. 569c608f-d81b-487e-ab0f-1ae680839ea8-1418276094049.gif


위대한 이들이 사소한 것에  제약받지 않아도 되는 도시. b0c3047b-0b33-4374-bc8f-bf15bc5e647f-1418276100905.jpg


정부에 세금도 안 뜯기고, 온갖 제약도 없으니 인간 개개인의 잠재성이 최대로 발휘되어  랩처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됩니다. 0689f3a5-2317-4b49-a14a-fc0cea3aeca7-1418276101916.gif


그러나 인간의 유전자를 재배열해 일종의 초능력을 주는 '아담'의 발견으로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하는데요... bf98148f-34d4-4951-80b4-2edf94b1a0a7-1418276104754.gif


아담은 많은 번영을 가져다 주었지만,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미쳐버리는 부작용이 있었던 것. cb17fe86-abe5-42fb-8545-41248becc9eb-1418276110303.jpg


여기에 프랭크 폰테인이라는 인물이 나타나 십자가, 마약, 지상의 영화 등을  밀수해 돈을 벌고 아담을 이용해 주민들을 중독시킵니다. 5f938cf0-568c-494f-b44f-74a80d7305fa-1418276110795.gif


라이언은 '이성을 지닌 올바른 자유인이라면 사회악을 알아서 정화시킬 것'이라 믿었으나,  폰테인의 사업은 오히려 상승세를 타며 라이언의 입지를 위협. d21469aa-b438-4092-ad26-da853939943e-1418276112920.gif


결국 라이언은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랩쳐의 원칙을 저버리고 폰테인 미래 회사를 공격해  그의 모든 자산을 압류. 폰테인은 사망하지만... 5f8a00c2-6a23-424f-9667-80b7440bbc13-1418276114186.jpg


이 과정에서 랩쳐의 모순과 빈부격차를 보고 열받은 빈민들은  새로 나타난 혁명가 '아틀라스'에게 동조해 내전이 일어납니다. 5c153fa9-ca07-4373-8cd0-d92a159175c6-1418276114440.jpg


주인공인 잭이 랩쳐에 도착했을 땐 이미 미쳐버린 랩쳐 주민들이 날뛰고 내전이 진행중인 혼파망 상태... bd46dbea-0cdb-4c75-b077-e5d63d329eed-1418276114938.gif


아틀라스는 무전기를 통해 아무것도 모르는 잭에게 길을 안내해 줍니다. 00bbb05a-03d5-4930-ab80-fc803296adb8-1418276116100.gif


게임 진행은 1인칭 슈터(FPS)+어드벤쳐. dba5aa86-a9ad-473d-8751-9c8bb09f35cd-1418276122896.gif


그 문제의 '아담'을 사용해 잭도 초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주삿바늘을 험하게 꽂는 게 처음엔 무섭지만 나중엔 펑펑 꽂아대기만 할 뿐... e793ffec-87dc-48c3-b57c-e098d190e7c5-1418276130597.gif


왼손은 초능력, 오른손은 무기로 고정되며, 상황에 맞게 다양한 공격을 하는 것이 포인트. 5e467fc8-825d-4ea8-b7c5-5ee08fde63ea-1418276137655.gif


하지만 가장 든든한 무기는 역시 렌치... 7247d8f2-6f67-43c1-9342-c80e22cddc76-1418276144494.gif


이미 내전으로 망가지긴 했지만, 1940년대 고전 스타일과  디젤 펑크가 어우러진 독특한 배경 분위기가 인상적입니다. bffc6f41-b9ea-4723-90ff-071884635866-1418276150339.gif


여기에 으스스한 연출이 더해져 호러에 가까운 느낌을 풍기는데요.... acd72482-1120-4e04-9bf3-a1d817f1bf6b_20141212093130752.jpg


아담에 미-친 주민들인 '스플라이서'의 모습들도 기괴해서, 어두운 데서 갑툭하면 깜놀... 754cfcf2-9f7d-469d-82e9-7bc67a0ac942-1418283218969.jpg


랩쳐의 내전이 터진 날이 1959년 신년 기념 가면축제날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주민들은 그 날 미쳐버려 그 차림 그대로 돌아다닙니다. e6e6cd09-73d5-4207-b8e4-793e93628ad8-1418276169260.gif


하지만 적은 스플라이서 뿐만이 아닙니다. 376b9752-5d74-4be5-ad36-2ab30949d0f5-1418276179483.gif


'리틀 시스터'와 '빅 대디'. 리틀 시스터는 폰테인이 고아 소녀들을 개조해 만든 존재로,  시체에서 피를 뽑아 아담을 채취합니다. 0820431a-9481-4dd7-89f6-817981e53de4_20141212093137957.jpg


리틀 시스터는 걸어다니는 아담 덩어리나 마찬가지라서,  아담에 중독되어 정신줄 놓은 주민들이 이 소녀들을 잡으려고 하는데... 08ad7fda-845b-4a18-99e6-50a599eba122-1418276186985.gif


빅 대디는 그런 리틀 시스터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fb942fe4-00a2-4e49-ac03-0bdcfa3f56a7-1418276192386.gif


빅 대디를 쓰러뜨리고 리틀 시스터를 잡으면, 리틀 시스터를 죽여서 능력을 강화시킬지 아니면  그냥 정화시켜줄 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선택이죠...
하여간 이렇게 막장 중에 상막장인 랩쳐의 곳곳을 헤쳐나가며,  마침내 만악의 근원인 앤드류 라이언의 사무실 앞에 도착하면......... 916b519c-d827-49c2-b75f-f1d3f0026917-1418276198015.jpg


잠깐, 여기서 ***초특급 스포일러 주의*** 63bbcd4f-46f6-4e26-a85b-e4c6b8f67028-1418276198588.jpg


사무실 앞에 있는 건 아틀라스의 말버릇인 "부탁인데(Would you kindly)"가 대문짝만하게 쓰여있는 벽... b89bffa0-84f3-4c84-8ebe-d9e394d6c02b-1418276199203.jpg


실은 아틀라스는 폰테인이 죽은 척하고 새로 만든 위장용 신분이었고,  잭에게 무전기로 말해준 것도 전부 거짓말. 66a384d3-cd6f-43fa-a6f0-ba1f2ec06a41-1418276200041.gif


잭은 폰테인이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낸 '비밀 병기'로, "부탁인데"라는 말을 들으면  상대가 시키는 대로밖에 할 수 없습니다. cec65d72-dd43-4cbe-aac0-1d01eb0298c4-1418276204964.gif


아틀라스가 "부탁인데 그쪽으로 가주겠어?"라고 했을 때,  플레이어가 아무런 의심없이 시키는대로 행동한 것처럼. bbc6c242-4345-4518-9cb9-61fa983f903c_20141212093256762.gif


그러니까 우린 게임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모두 감쪽같이 그에게 조종당하고 있었던 것...  이 반전을 처음 깨닫는 순간이 정말 충공깽이었죠. 6eac77c8-9550-473c-b711-752fc75bd198-1418276209908.jpg


그리고 그가 사무실 앞에서 한 말이,  "부탁인데 그 사무실 문 열고 들어가서 앤드류 라이언 좀 죽여줄래?" 597ae4db-28c4-46e0-9f7b-1d82b03cd8cd-1418276210961.gif


앤드류 라이언은 잭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고, 불후의 명대사를 남깁니다. "인간은 선택하고, 노예는 복종한다." 06d66838-1518-4441-ad5e-286026f5bc1f-1418276216547.jpg


그리고 그는 죽음을 '선택'하죠... 314bfa2e-9210-4ab5-8e6a-4c2524e823f9-1418276217640.gif


계획대로 앤드류 라이언이 죽자, 폰테인은 잭도 죽이려고 하지만  잭은 '노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항합니다. 250051c0-7ae9-4dba-b6ba-9d1c5d9f0e6d-1418276225047.gif


이 작품의 커다란 주제는 자유 의지주의와 완전시장경제에 대한 비판. cdeaf27c-14f1-4b74-b414-bec626ac33fa-1418276235162.gif
'능력만 있으면 마음껏 돈을 벌 수 있다'는 사회(랩쳐)에서  가장 성공할 수 있는 능력이 다름아닌 폰테인같은 '탐욕'과 '사악함' 그리고 '비인간성'이라는 것. 9a671485-8ae2-4f5b-9365-c99ad2d8386a-1418276240616.gif


그리고 '제한이 없는 자유'란, 결국 까놓고 말해 누가 아무리 막장으로 행동해도  막을 수 없는 파멸만을 불러온다는 것을 역설합니다. 2bcb02e8-459c-4667-b32d-d88037253eff-1418276245425.gif'

한때 화려하고, 꿈같았던 도시가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지는 광경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5c85c65a-9ec5-4707-803d-2eddee33742a-1418276249782.gif


사상적인 접근 뿐만 아니라 상징 배치나 등장 인물들의 심리 표현도 무척 정교해서,  아직까지도 스토리에 대한 토론이 심심찮게 이루어질 정도. 09dcdb87-72ea-4dbf-86a5-4f2685875a98-1418276255060.gif


일직선적인 플레이나 몇몇 불편한 시스템 등은 단점이지만, 그걸 덮는 압도적인 스토리를 지닌 명작입니다.  특히 1편의 엔딩은 완벽 그 자체.... 84dc87cd-0a31-47d7-8547-33f4061df73f-1418276268090.gif'

게임에 '철학'을 담을 수 있을까요? <바이오쇼크>는 그걸 가능하게 한, 그런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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