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오뎅 인증사진은 지난 1월 말부터 사람들의 공분을 샀던 사건입니다.
1월 26일 오후 4시 57분, 인터넷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에 '특례거부'라는 닉네임을 쓰는
회원이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어묵을 먹는 '인증샷'을 올렸었습니다.(손으로는 일베 회원임을 보이는 표시를 함)
게시글의 제목은 '친구 먹었다'.
맥락을 모르면 그냥 지나칠 수 있습니다만 교복의 학교 마크는 안산 단원고로 세월호 사건 희생자 대부분을 낸
고등학교입니다. 자신은 단원고 학생들의 대학특례입학을 거부하는 단원고 재학생이라는 것이며 사람들이 충격을
받은 것은 세월호 희생자들이 물에 불었다는, 물고기밥이 된 단원고 친구를 먹었다는 뜻을 어필한 것입니다.
이틀 뒤, 단원고 교장 및 유가족이 수사의뢰를 했으며, 2월 4일에는 김원재씨를 비롯한 1675명의 일반인들이
명예훼손 및 모욕혐의로 불상의 사진 게재자를 고발했습니다.
결국 사진을 올린 김모씨(20)를 모욕죄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김씨에게 게시물 게시 내용등을 조언한
조모씨(30)는 불구속 입건됐습니다.
단원고 학생도 아닌 그들은 "중고물품 거래사이트에서 단원고 교복을 구했으며, 일베 사이트에 올려 주목받는 것이
의도였다"고 진술했습니다.
경기지방경찰청이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월 1일 자진출석해서 조사를 받았다고 합니다.
"수사 착수 직후부터 추적작업을 했다. 휴대폰 번호를 입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그냥 연락하면 도주 우려가 있어
소재지를 파악한 뒤 부모를 통해 설득작업을 했다. 결국 부모들이 이들을 데리고 출두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검거 전후로 일베에선 이들의 '행위'가 처발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친구 먹었다'는 표현이 '먹었다(食)'가
아니라 '맺었다'는 뜻도 있는, 말하자면 중의적인 표현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일반인 고발사건을 맡은 법무법인 민본의 박지웅 변호사는 "모욕의 의도가 있는지 여부는 전체적인 맥락으로
봐야 하는데 누가 '단원고 학생이랑 친구를 먹었다'는 의도로 해석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김씨의 영장실질심사는 10일 내에 결론이 내려질 예정입니다. 한편, 일베 오뎅으로 물의를 빚은 일베사이트에서는
'오뎅', '어묵'등의 검색어가 금칙어로 지정되어 있는 것이 2월 5일 확인되었습니다. 일베 사이트 차원에서
수사방해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아직 그쪽으로는 검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