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가 임신한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는 절대적인 확인을 하고 또한 나는 산부인과를 나왔다.
세상이 어지러웠다.
너무 큰 충격에 다리까지 후덜거려 옆 가로수에 주저앉았다.
그러고보니 임신7~8개월치고는 배가 많이 부르지 않아보였다.
산부인과를 데려다 준다는 할때마다 항상 장모님이랑만 가나고 했던 와이프의 말이 마치
조각처럼 하나의 진실을 만들어내었다.
몇 시간 동안 주저앉아 있다가 일어났다.
허망함과 동시에 그동안 쌓아있던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태어나 지금처럼 화난 적이 한번도 없었다.
와이프가 바람났을때도 화가 났지만 지금처럼 이정도로 화가 나지 않았다.
그대로 장모님 집으로 돌아갔다.
문을 열자 장모님이 어서오라고 반겨주었다.
바로 화를 내려했는데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마중나오는 와이프의 모습에 잠시 주춤했다.
심호흡을 하고 아무렇지 않게 행동했다.
와이프는 다시 침대로 돌아가자 나는 장모님만 따로 데리고 밖으로 나왔다.
장모님이 내 표정이 심상치 앉다고 느꼈는지 무슨 일인지 궁금해하자 나는 매섭게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장모님... 그 아이 제 아이 아니라는거 가 알고 계셨죠?]
나의 말에 장모님의 두눈이 커지면서 말을 더듬었다.
[그게...무...무슨 말]이냐고... 최서방 아이 맞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와이프가 거짓말할때 나오는 버릇이 그대로 장모님 얼굴에 나타났다.
이로써 확실해졌다.
산부인과에서 확인을 다 했다고 제 아이 아닌거 알고 왔다고 말하자 장모님이 눈이 커지더니
거짓말을 하려고 횡설수설 하기 시작했다.
와이프나 장모님이나 인정하지 않고 계속 거짓말을 하려하자 참아왔던 화가 터져버렸다.
[왜 끝까지 거짓말을 하느냐! 산부인과에서 확인했는데 왜 자꾸 그러느냐!!]라고 소리치자
장모님이 표정이 바뀌었다.
체념한 무심한 표정....
[최서방. 자네가 이해하게. 우리 불쌍한 딸아이 그러면 어떡하게나? 어린 농팽이 같은놈은 임신소식에
도망을 가버렸는데 우리 불쌍한 딸은? 자네가 아니면 안된겠다 싶어. 내가 시켰네. 내가 시킨거네. 우리 딸은 아무잘못이 없네.]
라는 장모님의 말에 머리가 핑돌았다.
더 이상 그녀와 장모님에게 휘둘리기 싫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사기죄로 소송걸고 싶지만 아이 때문에 참는다고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말하고는 지금까지 산부인과병원비 그리고 이것저것 썻던 돈이 대략 1000만원가량 되니
다음달까지 안보내면 사기죄로 신고하겠다고 으름장을 내놓고 밖으로 나왔다.
나의 말에 장모님은 [최서방 미안하네... 미안해...] 하면서 정말 서럽게 울었지만 나는 뒤도 안돌아보고 밖으로 나왔다.
그날 이후 나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러다 몇 주후 나의 집으로 그녀가 찾아왔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온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며 빌기 시작했다.
[여보. 내가 잘못했어. 내가 이렇게 빌게.... 응? 용서해줘...]
와이프는 손이 까질정도로 비비며 용서를 구했다.
불쌍하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속지 않는다.
내 마음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에게 무슨 용서가 필요하냐? 미안해 할 필요없다.
내 돈 1000만원만 주면 없었던 일이다. 그러니 돌아가라 라는 나의 말에 와이프는
절규하며 우리 불쌍한 아이는 어떡하냐고 라면 악을 질렀다.
기가찼다.
불쌍한 아이가 나의 아이도 아닌데 아이 아빠에게 따져야지 왜 나에게 따지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그 아이 아빠느는 따로 있는데 왜 나에게 이러는지 이해가 안간다. 그만 가봐라.말에 와이프는 울다가
갑자기 표독스럽게 변했다.
[책임져! 너가 책임져야지!! 너 때문에 이렇게 된건데!! 너가 책임져!] 라면서 말도 안되는
꼬장을 부리기 시작했다.
도저히 말이 안통하자 나는 억지로 와이프를 문밖으로 밀고는 한마디했다.
[억울해?! 그럼 법원에서 보자! 누가 억울한지!!!]
나는 그 다음날 바로 사기죄로 신고를 하고 변호사를 선임했다.
변호사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모두 말하자 변호사도 이런 말도 안되는 일에 눈이 휭둘그래하며 황당한지 웃어버렸다.
변호사는 물증과 증거까지 모두 취합하더니 충분히 1000만원과 정신적인 피해보상도 받을 수 있다고 100% 장담했다.
정식으로 소송이 법원에 접수되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법원에서 장모님 집으로 소송에 대한 우편물이 왔는지 연락이 왔다.
전화를 받자마자 쌍욕을 하면서 나에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나는 그대로 장모님이 욕하는 것을 녹음을 하면서 담담히 법원에서 판결하자고 하고 끊어버렸다
그리고 얼마 안지나 이번에는 집으로 장모님이 찾아왔다.
[최서방. 우리 이렇게 극단적으로 가야하겠나? 그만 소송 물러내고 그만하게나. 내가 사과하겠네]
장모님이 말했지만 나는 소송을 철회시킬 생각은 전혀없었다.
[법대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한뒤 쫓아내자 문밖에서 소리를 지르며 꼬장을 부렸다.
그 딸에 그 엄마였다.
나는 상대할 가치도 없이 112에 전화해 신고를 해서 쫓아냈다.
그날 이후 모녀는 나를 찾아오지도 않았지만
가끔 전화기로 욕을하다가도 울고불고 용서해달라고 반복적으로 연락이 왔지만 모두 무시했다.
***
소송은 꽤나 길게 진행되었다.
1년이 지나고 2년째 되는 날 전와이프는 아이가 태어났고 끝내 마지막 5차 법정에 서게 되었다.
판사 앞으로 그녀는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왔다.
그녀는 끝까지 이 모든 잘못이 나에게 있다고 우겼지만 판사는 고개를 저었다.
아이에게 들어갔던 비용과 병원비 등등 1000만원과 정신피해 보상으로 800만원 총 18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로 끝이났다.
당연한 결과였다.
판결이 끝났고 전 장모님과 그는 법원에서 목놓아 울었지만 나는 무시하고 밖으로 나왔다..
햇살이 밝았다.
나는 이겼다.
보상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봄바람은 살랑살랑 불어왔다.
***
역관광 심한걸 생각했는데 멘탈상 안좋을거 같아서
여기서 마무리합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