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에 대해 한마디 적습니다.

Donjuan 작성일 15.04.04 17: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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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현재 퇴행성 뇌질환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로서 광우병에 대해 한마디 적고자 합니다.

 

먼저 이러한 질병의 전체적인 이름은 transmissible spongiform encephalopathie, TSE 라고 부릅니다. 한만디로 전염성 스폰지모양으로 구멍뚫리는 뇌병이란 것입니다. 앞으로 열거하는 질환들은 전부 이러한 뇌 모양을 보여줍니다.  

  

사실 이질환의 기원으로 올라가자면 먼저 양과 염소에서 발생한 scrapie 가 그 시초가 됩니다. 보통 신경쇠약이나 체중의 감소 혹은 털의 감소나 조종 피부의 궤양같은것들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소에게서 나타나는 일명 광우병 (BSE, bovine-spongiform-encephalopatie) 역시 근손실이나 근무력증, 체중의 감소, 신경쇠약 등등의 증상을 보이고요, 심지어 사슴에게서는 chronic wasting disease 란 이름으로 같은 증상의 질병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사람에게서 크로이펠츠-야콥병(Creutzfeldt-yacob deisease), 쿠루병(Kuru disease), 게르스트만-슈트로이슬러-샤인커 신드롬(gerstmann-straussler syndrome) 등이 존재하지요. 

 

존재하는 이 다양한 종들사이에 공통적인 특징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프리온 (prion) 이라 불리는 것입니다. 이 프리온은 스탠리 프루지너라는 사람이 처음 밝혀 내었는데요. 먼저 scrapie 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이 프리온들이 뇌세포 속에서 응축된 덩어리 상태로 발견이 됩니다. 여러가지 실험을 통해서 이 prion 이 질병의 원인이 된다라는 것은 이미 밝혀내었고 이를 통해서 노벨상을 수상하였지요. 그 이후로 프루지너는 여러 실험을 동해서 이것이 종과 종을 넘어 전염이 된다는 것을 밝혀내고자 하였지만 그러지 못하였고 다만 이 프리온이 전염성을 띄게 되는데에는 다른 도움인자가 필요할것 임을 유추만 하는 상황이었죠.(종간 방어막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정상적인 프리온은 감염적이지 않은 구조(알파-헬릭스가 주를 이루는 단백질 구조)이지만 감염성을 가지는 것은 다른 구조(베타-시트)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감염적인 프리온이 정상적인 프리온과 마주하게 되었을 떄 구조적 변형이 일어나면서 정상적인 것들 역시 감염적으로 변한다고 알려져있습니다. 2011년도에는 science 에서 이전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던 종간 방어막을 넘어서 대장균에서 추출한 정상적인 프리온을 양의 scrapie 에서 얻은 감염적 프리온과 섞어 전부 감염적 프리온 응축 덩어리로 만들어 쥐에 넣은 결과 종간방어막을 뚫고 구멍이 뚫린 뇌병을 재현해 내었습니다. (이외에 여러가지 감염적 증상의 진단 기준들도 충족이 되었죠.) 

 

뿐만 아니라 다른 저명한 논문들을 통해 프리온들이 내장의 신경계통을 이동하여 뇌까지 전파되는 것 역시 쥐실험을 통해 알고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병의 증상들은 보이지 않았죠. 그리고 프리온이 주로 발현되고 니으을 하는 세포는 근세포나 면역세포같은것이 아니라 신경세포라고도 많이 연구되었습니다.

 

또한 파킨슨병, 알츠하이머병, 헌틴튼병, 루게릭병(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그리고 다른 여러 퇴행성 질환들의 원인이 되고 진단의 기준이 되는 것은 이 프리온과 똑같은 성질을 가진 단백질들입니다. 

 

근데 여기서 문제가 하나 발생합니다. 위에 말한 TSE 나 다른 퇴행성 질환들은 사실상 진단방법이 없습니다. 그럼 왜 제가 위에 진단의 기준이다 진단을 통해서 확인했다고 적었냐면은 정확한 질병의 진단은 환자가 죽어버린 후에 사후검체 (post-moterm study) 를 통해 이루어 집니다. 퇴행성 뇌질환들은 그 증상들이 서로간에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정확하고 빠르게 판단해내기 어렵습니다. (물론 유전적 질환을 제외하고 말이죠.) 소뇌 흑질 부분의 도파민성 신경세포가 죽어감에 따라 운동기능의 상실이 주 증상이지만 가끔은 치매현상 (최근에는 용어가 바뀌어 중증 기억인지 장애라고 하죠.) 이 먼저 나타나거나 혹은 환각이라 우을증을 먼저 보이는 환자들도 존재합니다. 바꾸머 말하면 저러한 모든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 중에서 살아있을 당시에는 정확히 판단이 어렵다는 것입니다.(그래서 파킨슨병 Parkinson's disease 과 파킨슨증상 Parkinsoniasm 중에 후자를 쓰지 전자로 정확히 진단하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인간에게 전염된 변형 크로이벨츠 야콥병의 보고된 사례는 극히 드뭅니다. 물론 여러가지의 논문의 결과들을 합치고 인지적인 한계의 틀안에 담아 정형화시켜 해석하려는 의도안에서는 분명히 감염성이 존재한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일 저것들이 그냥 개별적으로 일어난 우연한 사건들이고 우리는 그것들을 억지로 묶어서 하나의 판타지를 구현하는 것 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된다! 혹은 안된다! 라는 정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에서 저것은 위험하지 않은 것이야 라고 치부해버리기엔 우리 아이들이나 사회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서있는 사람들에겐 먼 미래에 큰 질환이 되어버릴수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앞에 놓여진 컵에 커피가 들어 있느냐 까나리가 들어있느냐를 정확하게 결론내려야만 이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정의할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생명이라는 것은 복불복으로 결정되는 사항이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정치권이나 특히 특정 집단에게있어서는 좋은 공격 무기이자 비난의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더욱더 국민들은 선동을 당하거나 혹은 이러한 현상들로 개인의 욕망을 실현하려는 장으로 마련하기도 합니다. 

 

아직 이 질병에 대해 연구하고 생전에 확실한 진단방법을 마려하거나 치료법을 개선하려는 움직이들은 아직 전 세계에서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아니 100년이 걸리지도 모르지만 그전까지는 적어도 경계하고 주의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긴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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