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가 풀어야할 난제 심해탐사의 비밀

키토모 작성일 15.04.13 02: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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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생명체의 발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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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딛고 있는 육지보다 훨씬 더 광활한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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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바다에 호기심을 느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릅니다. 지구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바다에서 발원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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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평온해 보이는 바다 풍경과는 달리, 바닷속 세상은 아직 인간에게 그 비밀을 공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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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심해'라고 불리는 깊은 바다는, 우주만큼이나 인류가 정복해야 할 난제로 남아있습니다. 인류는 우주를 알고 있는 것에 비해, 얼마나 바다에 대해 알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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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이 크게 발전함에 따라, 인류는 지구로부터 약 130억 광년이나 떨어진 '천체'들을 관측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제 화성이나 금성은 일반 망원경으로도 어느 정도 선명한 관측이 가능한 수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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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닷속 세상은 아무리 깊어 봐야 '약 11km'이지만, 아직도 인류는 온전히 심해를 관측하거나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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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심해'란 대체 어떤 곳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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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에 대한 뚜렷한 정의는 없지만, 흔히 수심이 200미터가 넘는 깊은 바다를 '심해(abyss)'라 부르곤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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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추측한 세계에서 가장 깊은 바다는 태평양 서쪽에 위치한 '마리아나 해구'인데, 최고 수심은 약 11,000미터에 이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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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수심이면, 63빌딩(264미터)을 일렬로 쌓아도 41개가 들어갈 수 있는 깊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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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바닷속은 보통 10미터 당 1기압씩 수압이 상승합니다. 따라서 수심이 11,000미터인 마리아나 해구의 수압은 약 1,100 정도 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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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기압은 대략 계산해서, 손가락 끝에 무려 110톤의 힘이 가해지는 것과 같아요. 예컨대, 손톱에 100톤 급 화물선을 올려놓는 정도의 가히 살인적인 압력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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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러한 잔인할 정도의 환경을 직접 탐사한다는 것은,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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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러한 수압이 대체 어느 정도이기에 바닷속을 탐사하기 어려운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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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수심 10미터의 수압은 지표면의 2배인데, 수면 밖으로 스노클을 연결해도 수압으로 인해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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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150미터에 이르면, 스쿠버 장비를 착용한 전문 다이버도 버티기 힘들 만큼의 두통과 근육 경련 현상이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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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수심 318미터는,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세계에서 가장 깊은 곳으로 잠수한 깊이죠.(남아공의 다이버인 누노 곰즈가 세운 2005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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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 1,000미터가 되면, 인간은 커녕 군사용 잠수함도 들어갈 수가 없고 햇빛은 완전히 차단됩니다. 참고로 2,500미터는 향유 고래가 잠수할 수 있는 수심이며 3,784미터는 타이타닉호의 잔해가 발견된 수심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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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심에 따른 수온 변화>
: 수심 1,000미터까지 급변하지만, 심해로 갈수록 수온 변동값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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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의 심해는 분명 인간이 놀러 가기엔 부적합한 장소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렇다면, 인류는 언제부터 바닷속 세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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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15세기 대항해 시대 이후로, 바다 위를 자유롭게 항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나 그 당시에는 이렇다 할 잠수복도 없었으니 바닷속은 미지의 세계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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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에는 흔히, 잠수종(다이빙 벨)이라 불리는 잠수 장치가 개발되어 얕은 바다나 호수를 탐사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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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몇 백 년 동안 인류의 잠수 기술 진보는 미비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다가 20세기에 들어, 획기적인 잠수정이 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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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4년, 미국의 발명가였던 윌리엄 비브는 잠수정 '배시스피어'를 만들어, 버뮤다 앞바다에서 923미터 잠수에 성공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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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정도의 잠수 기술로는 진정한 심해를 탐사할 수 없었습니다. 본격적인 심해 탐사는 20세기 중반에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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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최종 목표는 11km의 깊이의 마리아나 해구 탐사였어요. 그런 측면에서, 1960년 심해 탐사는 매우 성공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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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2월 23일, 미국 해군 소속인 윌쉬와 피커드는 심해 잠수정인 '트리에스테(Triestie)'를 타고 마리아나 해구(1만 916미터)를 잠수하는데 성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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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이 기록은 몇 십 년 동안 깨지지 않다가 한 유명한 할리우드 감독에 의해 경신되죠. 그는 영화 <타이타닉>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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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게도 그는 마리아나 해구 중에서도 가장 깊다는 비티아즈 해연(11,033미터)을 단독으로 잠수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그는 이미 전문가 수준의 해양 탐험가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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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인류는 지구에서 가장 깊다는 마리아나 해구 속에도 들어갔는데요. 그러나 엄연히 말하면, 이는 '탐사'가 아닌 잠수 기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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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단지 깊이 잠수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질학적 연구와 환경, 채집 등의 포괄적인 조사를 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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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대적인 심해 탐사의 시초는, 1964년에 미국 해양연구소에서 만든 '앨빈 호'입니다. 앨빈호는 3인승 유인 잠수정인데, 대서양에 침몰한 타이타닉 잔해를 발견하는 데도 사용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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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는 6,000미터 급의 심해를 탐사할 수 있는 '심해 탐사선' 경쟁이 치열했습니다. 대표적인 심해 탐사 선진국은 '일본, 미국, 프랑스, 러시아' 정도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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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에 일본과 프랑스는 공동으로, 일본 주변의 심해(3,000 ~ 6,000미터)를 탐사하겠다는 'KAIKO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총 27회를 잠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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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는 일본 해양연구소(JAMSTEC)가 '신카이 6500'을 개발하여 1,300회 이상 잠항하면서 심해 탐사의 절정기를 이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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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6500은 일본 주변의 심해 뿐 아니라, 대서양과 동태평양의 깊은 심해를 탐사하면서 수많은 연구 성과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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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6500이 포착한 희귀 사진>
: 수심 2450미터, 블랙 스모커
(해저의 퇴적물에서 분출하는 열수가 침전물을 내뿜어서 검은 연기처럼 보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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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6500이 포착한 희귀 사진>
: 블랙 스모커 주변의 침니에서 발견된 심해 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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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카이 6500이 포착한 희귀 사진>
: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진원 해역에서 발견된 균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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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전에 촬영된 진원 해역 모습>
: 지진 전의 해저는 퇴적물로 덮이고 균열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히려 말미잘류도 많이 서식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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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마침내 인류는 '마리아나 해구'를 탐사하는 기적을 만들었습니다. 이 기적 역시, 일본에 의해 이루어졌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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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1만 미터급 심해 탐사선 '가이코(KAIKO)'는 마리아나 해구의 챌린저 해연(10,911미터)을 탐사하여, 인류 최초로 지구의 가장 깊은 바닷속의 풍경 사진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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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코가 찍은 마리아나 화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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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급했다시피, 수심 11,000미터의 수압은 1,100기압입니다. 말 그대로 '지옥'인데요. 가이코는 이러한 엄청난 수압을 견딜 수 있는 획기적인 장치를 부착한 심해 탐사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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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결과에 따르면 이러한 무지막지한 수압과 깊이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나 해구에는 해삼이나 갯지렁이와 같은 생물들이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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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가이코는 2003년 잠항 중에 비클(항해 로봇)을 잃어버려, 현재는 '가이코 7000 Ⅱ'가 운용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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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으로, 일본 해양 연구소에서는 특이한 심해 실험을 했는데요. 다양한 실험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실험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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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1,500미터 수심에 있는 열수 분출공에 날계란을 넣으면 과연 어떻게 될지에 대한 실험이었습니다.(한번 추측해보세요)

 


< 더 알고싶은 분들을 위해 >

먼저, 열수 분출공은 지하의 마그마가 뿜어져 나와 바닷물과 결합하여 '열수'가 나오는 구멍을 말합니다.

그리고 열수 분출공은 최초의 생명이 탄생한 유력한 후보지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이 곳에서 생명체 탄생의 근원이 되는 메탄과 암모니아 등이 풍부하게 존재하기 때문이죠.

또한, 열수 분출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수는 약 400도입니다. 심해의 수온이 약 2도인 것을 보면 엄청나게 뜨거운 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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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열수 분출공에 날계란이 투입되면 어떻게 될까요? 실험은 4개의 계란을 각각 250℃, 200℃, 150℃, 100℃에서 5분 간 가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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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학자들은 수압으로 인해 계란이 금방 깨질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러나 실험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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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에서 가열한 계란은 2분 만에 깨졌으나, 200℃와 150℃인 것은 노른자 부분이 반숙으로 익었습니다. 마지막으로 100℃인 것은 거의 생계란 그대로였습니다.(위 사진은 실험과 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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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실험에 사용된 계란을 먹어본 결과, 바닷물 덕분에 맛은 적당히 짭짤했지만 열수 안에 있던 황 성분 냄새가 강하게 배어 맛이 상당히 비호감이었다고 하네요.


출처.피키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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