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교도 사건

묻지마관광중 작성일 15.04.13 20: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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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 일화는,,

성당 미사 중에 있는 '신자들의 기도'라는 것과

초딩 때 TV에 방영했던 '마법소녀 리나' 를

모르면 이해가 힘들지도 모르겠다.

성당 미사 중에, 신자들의 기도 란 것 이 있다.

신자들의 기도는, 말그대로, '신자' - 즉 미사를 드리고 있는

우리를 가리킨다. 우리가 드리는 기도란 뜻이다.

한번 미사할 때 4명이 수첩에 적힌 기도를 마이크에 대고

많은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 앞에 나가 말하는 것이다.

학생들이 하는 미사에서는 학년별로 돌아가면서

신자들의 기도란 걸 했다.

많은 사람앞에서 나가 마이크에 대고 말하는 것이었기에

이만저만 쪽팔리는게 아니다

한 번은 신자들의 기도를 하다가 목이 쉬어

허스키한 목소리로 수첩에 적힌 기도를 읽은 적도 있다.

그땐 존내 쪽팔리는 거다.




암튼


일화가 생긴 그날,,

초딩 5학년인 나는 교리선생님이 신자들의 기도를 좀 해달라고

하셔서 웃으면서 순진하게 하겠다고 했다.

아마도 그땐 분명 순진했을 것이다.

뭐.. 지금도 순진하지만 훗


신자들의 기도를 할때 기도는 수첩에 적혀져 나오기 때문에,

수첩을 받았다.

내 또래 다른 아이 3명도 수첩을 받았다.

걔들은 신자들의 기도가 긴장되었던 모양인지

소리를 안내고 입만 뻥긋거리며 한 번 읽어보며 연습하고 있었다.

ㅋㅋ

평쉰들

난 그딴 리허설 필요없다.

ㅉㅉㅉ 이 쉬운걸 왜 연습하냐 푸하하할

난 정말 그 순간을 후회하고있다.

그 때 리허설만 햇더라도,,,

곧 미사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신자들의 기도를 할 차례가 되었다.


나는 두번째였다.

첫번째 아이가 앞에 나가 마이크를 들고 다소곳한 목소리로 말했다.

"세계 평화를 위해 기도드립니다.
주님, 지금 세계에는 전쟁, 기아, 재해 등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주님의 은총으로 이들을 좀더 밝은 길로
이끄시어 행복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기도 내용이 상당히 감동적인거였다.


첫번째 애는 연습한 보람이 있던 모양인지 또박또박 잘 읽었다.

아씨 리허설 연습해둘껄하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던 나였다.

두번째... 드디어 나였다.


나는 그제서야 수첩을 펼쳐


기도문을 읽었다.



"황혼보다 어두운 자여

내 몸에 흐르는 피보다 더 붉은 자여

시간의 흐름속에 파묻힌 위대한 그대의 이름을 걸고

나 여기서 어둠에 맹세 하노라"


여기서 부터.. 뭔가 어긋나고 잇다고 생각했다...

이상한 기도인데....? 하지만 계속읽었다.


"우리 앞을 가로막고 있는 모든 어리석은 자들에게

나와 그대의 힘을 합쳐

위대한 파멸의 힘을 보여 줄것을..

....
...
...
드래곤 슬레이브 ???!!??? "

 



잘못된 수첩을 갖고 왓다.

어느 미친 쒜리가 마법소녀리나에 미쳐

거기 나오는 "마법주문"을 쳐 적어놓앗다.

나는 그걸 성스럽디 성스러운 미사시간에 읽었다.

내가 이교도가 되는 순간,

그리고 당분간 성당에서 내 별명이

'리나'가 되는 순간이었다.

주문 그대로,,

내가 그 기도문,, 아니 주문을 읽은 그 미사시간의

일순간이... 주문 그대로,,, 파멸되었다.

사람들은 얼었고, 학생들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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