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1.
동래부사 순절도에 등장하는 동래읍성
부산의 옛지명인 동래의 중심지로 건설 시기는 조선 초기로 추정된다.
임진왜란의 첫격전지로써 왜란 이후 폐허가 되었다가 18세기 복원이 이루어졌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해방후 부산시는 1970년대 말부터 부산의 옛 중심인 동래읍성을 복원하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복원 상태가 고증따윈 안드로메다로 보낼만큼 괴랄하다는 것에 있다.
동래읍성의 인생문 정면샷.
겉으로 보기에는 별 문제가 없어보인다.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자
인생문 전경... 이것이 20억주고 복원했다는 동래읍성의 인생문 클라스
뭔가 놀이동산에 놀러온 느낌이다.
돌을 쌓아 올려서 만든 성이 아니라 마치 시멘트 벽 같은 느낌이 강하다
(근데 성벽의 토대는 실제로 공구리 쳐서 만들었다는게 함정)
조선의 수도 한양의 숙정문과 광희문이 이 정도 수준인데...
동래읍성은 그냥 유적지 근처에 있는 모텔 입구 느낌...600년 역사를 자랑하는 동래읍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인가?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구리를 적극 활용한 시당국의 노고가 느껴진다
사례2.
2008년 문경의 마성면의 어느 산에서 굴삭기가 뭔가를 파헤치고 있다.
어디 토목공사 느낌이 강하게 나고 있는데....저기 굴삭기가 파헤치고 있는 돌들은 사실
5세기 후반 신라시대에 축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모 산성이다!
이렇게 굴삭기를 이용해서 미친듯이 파헤치는 이유인 즉슨 문경시 문화관광과에서
'유교문화권 관광 개발' 사업을 위해 재정비 차원에서 신나게 까부수도록 허가한 것이다.
당시 고모산성은 '비지정 문화재'였기 때문에 공사는 '합법적'으로 진행되었다.
5세기 만들었고 나발이고 간에 지정 문화재가 아니라는 이유로, 불법이 아니라는 이유로
1500년된 산성을 굴삭기를 동원해 까부수고 있는 것이다.
(유교문화관광 개발 하려면 서원이나 몇개 세우지 뭔 산성을 때려부수고 다시 짓고 있냐...)
굴삭기 휠윈드로 드러난 1500년된 성벽의 모습
편마암으로 축성된 성으로 5세기 신라의 북진에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카더라
한쪽에서는 굴삭기로 신나게 까부수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원래 성벽돌인 편마암이 아니라 화강암으로 이쁘게 다시 쌓아올리고 있는
세금 루팡이 실현되고 있는 장면
사례3.
2014년 7월 춘천 레고랜드 건설 현장에서 선사시대 유적이 발굴이 되었음
조사 결과 발견된 거주지역만 900여기에 고인돌이 100기가 넘는 상황. 댐건설로 수몰된 지역을 감안하면
이 지역이 고조선 시대에 최대 1만명 정도 거주한 도시급 지역으로 추정되었는데...
어쩌면 강원지역 청동기 역사를 다시 써야하는 엄청난 발견임에도 불구하고
'지역갱제 활성화'를 위해 레고랜드가 꼭 필요한지 문화재청에서 개발하라고 허가를 해줬다.
그런데 개발 과정에서 뽑혀나갔던 고인돌 중에서는 레어 중에서도 레어한 무덤 형태가 발견되었는데
축조 방식과 규모가 일반 고인돌과는 확연히 다른, 연구가치가 상당한 고인돌이었음.
그냥 냅다 뽑아버림.
뽑혀서 비닐이 씌워져서 방치중인 고인돌의 모습. 저걸 고대로 다른 지역에 옮겨 심으시겠다는 문화재청의
기발하신 아이디어에 ㅂㄹ을 탁하고 칩니다.
청동기 유적지가 공구리에 덮혀지는 대신
푸라스틱으로 맹글어주시겠다는 대표팀의 배려에 다시한번더 ㅂㄹ을 탁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