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일어나는 일은 아니지만
버스 노선을 헷갈려 급히 내린 곳에서 의외로 좋은 집을 발견했습니다.
이곳은 꼭 소개하고 싶은 곳이더군요.
길음역 앞 락카로 대충 써둔 빙수야 라는 간판의 분식집 앞에
대기인원이 있을 정도로 손님들이 빈틈없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범상치 않은 집일거라고 생각했지요
분식집 다운 가격인데, 빙수도 꽤 저렴합니다.
가격 자체는 평범한데 왜 사람들이 엄청 몰릴까 더욱 궁금해지는 순간이었지요.
그야말로 쉴 새 없이 일하고 있는 주인아저씨의 모습.
학생 반 성인 반인 손님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고 계시더군요.
저도 간신히 구석진 곳에 앉게 되었는데
연신 "가게가 좁아서 죄송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고
웃는 얼굴로 말씀하시니 덩달아 꾸벅 하고 인사를 하게 됩니다.
사진만으로는 무엇인지 알 수 없어보일 수도 있으나
이게 이 집의 떡볶이 입니다.
위에 올려진 가루는 파마산 치즈인데, 비주얼이 상당하지요.
이게 과연 1인분인가 싶은 크기의 양은냄비에 떡볶이를 퍼담고
마요네즈를 휙휙 두른 뒤에 파마산치즈 가루를 덮어 냅니다.
물론 마요네즈와 치즈가루는 빼고 드셔도 되지만
이게 이 집 떡볶이가 유명한 이유일테니 그대로 먹어봅니다.
얼마나 양이 많은지 보여드리기 위해 그릇의 높이를 찍어봤습니다.
이 정도로 퍼주는 떡볶이 1인분의 가격이 2,000원.
박리다매라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보여주는 집인 듯 합니다.
치즈가루의 짭쪼름하고 고소한 맛과
떡볶이의 매콤달콤함이 어울려 꽤나 괜찮은 조합이 만들어집니다.
3,000원짜리 오레오 빙수도 만만치 않습니다.
오레오쿠키와 해바라기씨 초코볼, 초코아이스크림과 초코시럽
그리고 아래에는 초코크림이 들어있는 씨리얼 스낵이 잔뜩 들어있습니다.
박리다매라고 하지만 어쩌자고 이렇게 많이 줄까 싶은 느낌입니다.
(아마도 두명이 시키면 아이스크림을 두 스쿱 올려주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작은 카페에도 전부 눈꽃빙수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오히려 역으로 이런 투박한 얼음입자의 옛날식 빙수가 반갑게 느껴집니다.
이걸 다 섞으면 그야말로 초코죽(?)같은 모양이 되는데
씨리얼 과자를 들이 부었나 싶을 정도로 끊임없이 씹힙니다.
먹고 먹고 또 먹어도 도저히 다 먹을 수가 없는 양. 혼자서는 정말 불가능입니다.
단돈 오천원이면 둘 혹은 셋이 맛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그렇게나 많아 정신이 하나도 없을텐데
손님 하나하나 일일이 신경쓰며 부족한 건 없는지, 학생들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고
눈을 마주치며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주인아저씨의 모습을 보면서
바쁜 집은 불친절한 것을 감수하며 먹는다는 게 꼭 당연한 게 아니다 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줄을 서서 먹어야 할 정도로 유명한 집이지만
늦은 저녁시간 조금 한산할 때에는 우동도 간혹 서비스로 나온다 하니
근처에 계신 분들은 꼭 한번 가보셔도 좋은 집입니다.
출처 : 루리웹
ㄷㄷㄷ 싸고 양많고 맛있고.....
왜 우리집 근처에는 이런곳이 없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