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학부모의 교원 폭행·폭언 등 각종 교권침해가 매년 반복되는 가운데 교육계 일각은 일부이기는 하나 '교사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몇몇 교원은 아직도 여전히 교실에서 권위적인 자세로 학생들을 통제하는 바람에 사제지간이 지나치게 경직될 수밖에 없어 학부모 개입과 같은 교권침해의 불씨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교사가 먼저 반성하고 제자를 존중하는 인권공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고진광 인추협 대표는 "사실 교육계가 철저한 자기반성처럼 돌아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제 스승의 날에 교원이 대접 받을 것이 아니라 제자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더 존경받을 풍토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금주 참교육학부모 상담실장은 "학교 현장에서는 학부모와 교사의 갈등 문제가 수년째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가정에서는 인권의식이 신장된 반면, 폭언과 욕설로 학생들을 억누르는 교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교사가 아이들에게 수시로 '등신' 등의 욕설을 내뱉고, 심지어 동물에 비유하면서 차별을 일삼다 결국 담임에서 물러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 학생은 이 교사의 억압 때문에 수업까지 거부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이런 일이 교실에서 일어나도 학부모는 교사에게 따졌다가 오히려 자녀가 받을 불이익 때문에 속을 태우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고등학교 1학년의 한 학부모는 "치아교정을 한 딸이 마취가 풀리면서 고통을 호소했더니 오히려 교사는 '이런저런 핑계대면서 야간자율학습 빠지려면 차라리 때려치워라' 등의 말로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불합리한 일을 당해도 대학입시를 앞둔 아이에게 안 좋은 일이 닥칠까봐 참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또 상당수의 교사가 갖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와 교권은 정면충돌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명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교사와 학생이 '수직적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학생들을 통제하고 벌점으로 제재하는 교사들이 급변하는 교육환경에서 무조건적인 존경을 받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교권회복을 위해 스승이 반성해야 한다는 자성론도 나와 주목받고 있다.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는 올해 스승의 날을 맞아 퇴직한 교사들이 모여 제자들에게 반성의 뜻을 담은 편지 보내기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교편을 놓은 지 3년 된 김재근 씨는 '반성의 편지'를 통해 초등학교 5학년 담임 시절 체육시간이 끝났어도 철봉 밑에 무릎 꿇게 하고 손들게 한 제자를 떠올리면서 "세월이 지난 지금 그 생각만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그렇게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정말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고진광 인추협 대표는 "사실 교육계가 철저한 자기반성처럼 돌아볼 기회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이제 스승의 날에 교원이 대접 받을 것이 아니라 제자에게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해야 더 존경받을 풍토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