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년 병장이 전역 미루고 상륙훈련
훈련 참가하고자 전역 미룬 해병대 병장 (서울=연합뉴스) 해병대 제2사단 38대대 양혁준(23) 병장이 해안 상륙훈련을 하고 있다. 양 병장은 해군·해병대가 지난 25일부터 다음 달 5일까지 실시하는 연대급 합동상륙훈련에 참가하고자 전역을 열흘 미뤘다. 2015.6.29 << 해병대 제공 >>
2사단 양혁준 병장 "유종의 미 거두고 제대해 행복"
(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낙엽 떨어지는 것도 조심한다'는 말년 병장이라면 전역 직전에 예정된 힘든 훈련을 휴가를 내서라도 피했을 법한데 역시 해병대는 달랐다.
훈련에 참가하고자 자청해서 전역을 열흘 미룬 해병대 병장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9일 해병대에 따르면 해병대 제2사단 83대대 양혁준(23) 병장은 해군·해병대가 지난 25일부터 실시 중인 연대급 합동상륙훈련에 참가하고자 전역을 미뤘다.
양 병장의 전역 예정일은 29일인데 합동상륙훈련이 끝난 다음달 9일 전역하기로 한 것이다.
양 병장은 지난달 말 이번 합동상륙훈련에 참가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전역하겠다고 부대장에게 건의했고 부대장은 이를 가상히 여겨 승인했다.
전우들이 해병대의 가장 큰 훈련인 합동상륙훈련을 하는데 혼자 전역할 수는 없다는 것이 양 병장이 전역 연기를 자청한 사유였다.
당장 자신의 직책인 90㎜ 무반동총 사수를 맡을 후임이 없는데다 이번 훈련이 그동안 갈고닦은 기술을 후배들에게 전수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초등학교 6학년부터 미국에서 유학한 양 병장은 고등학교 시절인 2010년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접하고 해병대 입대를 결심했다고 한다.
이후 미국 뉴욕대에 들어가 경영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던 양 병장은 2013년 9월 해병대 1천177기로 자원 입대했다.
양 병장은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으로 후배들에게 신망이 높으며 영어 실력도 뛰어나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는 통역병으로도 활약했다고 해병대 관계자는 전했다.
양 병장은 "해병대의 대표적인 훈련인 합동상륙훈련에 참가해 유종의 미를 거두고 전역하게 돼 해병대원으로서 행복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