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사용량의 70% 이상 절약하는 샤워기 

정신없던 하루를 마치고 하는 따뜻한 샤워만큼 달콤한 게 또 있을까. 멍하니 물을 맞고 있노라면, 그날의 피로뿐만 아니라 정신없이 고민하던 복잡한 걱정들도 한 번에 씻어주는 듯하다. 그렇게 우리는 한 번에 100L의 물을 쓴다.

우리나라가 물 부족 국가라는 것이 믿기 힘들 정도로, 일상 속에서 물을 사용 함에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물은 생명이다’라는 말대로라면, 우리는 영생의 땅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물 부족 국가에 대한 이슈는 여러 가지 설이 존재한다. 전체 강수량 대비 인구 지표를 사용하기도 하고, 거기에 수도 기반시설을 감안한 수치도 거론된다. (이 모든 게 댐을 건설하기 위한 누군가의 음모라는 음모설도 있다. 믿거나 말거나..)

우리나라는 전체 강수량 대비 인구 지표로 보았을 때, 분명한 물 부족 국가다. 심지어 소말리아 보다 그 상황이 열악하다.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다. 구름은 사람의 많고 적음에 따라 이동하는 게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꿀 같은 샤워 시간을 포기할 수 없다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미국의 스타트업 네비아(Nebia)가 출시한 ‘네비아 샤워(Nebia Shower)’는 당신의 샤워 시간을 지켜주면서, 동시에 물을 아끼게 해준다. 방법은 간단하다. 홈쇼핑이나 지하철 노점에서 파는 ‘파워 수압 샤워기’를 본 적이 있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

네비아 샤워는 일종의 샤워기 ‘헤드’이다. 이 헤드를 통해 물을 내보내면, 같은 용량 대비 최대 10배의 표면적에 물 입자를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잘게 쪼개진 물 입자는 마치 안개와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우리 몸에 보다 가볍게 스며들어 좀 더 깨끗하게 씻을 수 있도록 해준다고 한다. H2 Micro라는 물 분사 기술을 사용한 덕이다.

기술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가 애매할 정도로 단순해 보이는 방법이지만, 준비는 매우 치밀했다. 네비아는 물 분사 방식에 대한 연구를 하기 위해 제트엔진을 연구했고, 쪼개지는 물방울이 따듯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열유동 전문가를 고용하기도 했다. 그 결과 기존 샤워기 대비 13배나 뛰어난 열효율을 가지게 됐다.

이러한 과정에서 네비아는 팀 쿡(애플의 CEO)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를 결정한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이유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창의적인 방법으로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점이었다.

이들의 작품이다

실제로 그 효과는 탁월하다. 네비아 샤워를 이용하면, 기존에 사용하던 물 사용량의 70%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우리가 한 번 샤워할 때 100L의 물을 쓰니까, 네비아 샤워를 이용하면 같은 시간 동안 샤워를 해도 30L의 물만 사용되는 셈이다. 설치방법도 어렵지 않다. 기존에 사용하던 샤워기 헤드만 떼어내고, 그 자리에 네비아 샤워를 달면 된다.

현재 네비아 샤워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킥스타터에서 310만 달러(약 36억 원)의 모금을 하는데 성공했다. 10만 달러를 목표로 시작했지만, 반나절만에 50만 달러를 모금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제품의 가격은 399달러(약 46만 원)로, 2년 정도 사용하면 제품을 구매한 것 이상의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대중과 투자자 모두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네비아 샤워는 ‘수도 요금을 줄이고 싶다’는 사소한 생각에서 출발했다. 그들은 불만족스러운 수도 요금에 불평을 하는 것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서는 것을 택했다. 스스로 느끼는 문제에 대해 당장 행동에 나서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누군가 내가 공감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면, 이에 동참하는 건 비교적 쉬운 접근일 거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출시될 네비아 샤워를 국내에서도 쉽게 볼 수 있었으면 한다. 안개로 샤워하는 기분은 어떨지 자못 궁금하지 않나.

출처:안개로 샤워하는 방법, 네비아 샤워(Nebia Shower)|작성자 베니핏

http://blog.naver.com/benefitmag/220487419686

70퍼센트면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