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귀향..

신들어라 작성일 15.11.01 08:4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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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호연

 

본관은 남양 홍씨로, 임진왜란이 터졌을 당시 가족들과 경남 산청에 살던 그저 순박한 시골소년이었고 나이는 9살이었다고 함.

 

평범한 조선 남자로써의 삶이 준비되어있던 아이였지만..

 

역시 사람의 미래는 모르는 법.

 

다음 해에 고작 10살이었던 홍호연에게 그의 인생을 뒤바꾸는 사건이 벌어짐.

 

임진왜란이 일어나고 다음 해인 1593년에 왜놈들이 우리의 진주성을 함락해버렸음.
 

진주성을 함락한 왜놈들은 당연한것이겠지만...우리 사람들을 엄청나게 학살하면서 경남의 내륙지역까지 진출했고 산청에 살던 홍호연의 가족들 역시 그 여파에서 안전할수가 없었음.

 

홍씨 일가 사람들은 마을 뒷산 동굴로 부랴부랴 피신했는데 전쟁통이라 정신이 없었던건지 그만 도중에 어쩌다가 가족들이 흩어지는 일이 발생함.

 

그 흩어진 가족들 사이에 홍호연이 있었음.

 

가족 잃은 홍호연은 불행하게도 왜놈의 적장이면서 사가의 제후인 나베시마 나오시게의 부대에 발각되었고

 

바로 규슈에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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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베시마 나오시게


 

 

 

가족과 마지막을 나눌새도 없이 끌려간 10살의 홍호연이기에 몹시 애통할 법도 했지만 평소 나이에 비해 약삭빠르고 영리했던 그이기에 슬픔보다는 현재의 상황을 이겨내기로 결심했고

 

 

그 영리한 노력을 인정받아 나오시게의 아들 가츠시케의 친구가 됨.

 

든든한 빽이 생긴 홍호연은 요즘으로 말하면 대치동 학원가같은 학문의 중심 교토에서 공부를 할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나카노진우에몬이라는 사람에게 맡겨져 무사도 교육을 받게 됨.

 

나카노진우에몬은 굳이 알 필요는 없는 인물이지만..뭐 전설적 사무라이라고 함.

 

 

유교의나라 조선에서 온 소년은 책 대신 칼을 들고 철저하게 사무라이 교육을 받게 되었음.


 

그렇게 교육을 받고 살다가 자신을 납치해 온 나오시게가 죽고 친구인 가츠시게가 다음 주인이 되자 홍호연은 공부를 그만두고 사가로 돌아와 가츠시게를 뫼시게 됨.

 

거기서 지내면서 사가 사람들에게 유학하면서 배운 것들을 가르쳤고 그래서 사가 유학이라는 것이 생겨났고 붓글씨 연습을 많이 해서 혹부리체라는 글자체를 만들었음.

 

아무리 인정받고 있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그는 조선인 포로신세였고 고로 주인이 버리고자 하면 버려질수 있는 신세였음.

 

그렇기 때문에 가장 조선스러운 것이었던 붓은 그의 마음을 달랠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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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들..


 

그렇게 시간을 무심하게 흘렀고

 

어느덧 홍호연은 사무라이로 60년을 산 노인이 되었음.

 

70세..이제 죽을 때가 되어가니 조선땅에 묻히고 싶어 조선으로 돌아가려 했지만 가츠시게가 돌아가지 말라고 말림. 그래서 돌아가지 못한 홍호연은 가츠시게에게,

 

그렇다면 내가 죽더라도 지금의 내 지위와 재산과 지금 받는 월급들을 일본에서 낳은 자손들에게 그대로 물려줄 것을 요청함.

 

자신과 같은 포로로써의 삶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았던 것임..

 

가츠시게가 알았다고 했는지 홍호연은 조선으로 돌아가지 않았음.

 

그리고 6년 후, 가츠시게가 죽자 그의 부하였던 홍호연은 그를 따라 할복 자결로 생을 마감함.

 

사무라이 신분이었던 것도 이유지만

 

조선 포로 출신으로써 그 누구보다 주인에게 충성을 보여야 후손들에게 화가 미치지 않는 처지였기 때문이었음.

 

결국 조국보다 후손을 선택해야 했던 비운의 조선인 홍호연..

 

그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400년이 지나서야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음.

 

그의 일본인 후손이 그의 유품을 사가현립 나고야성 박물관에 기증하게 된것.

 

그 후 2010년 국립진주박물관과 나고야성 박물관이 합동으로 임진왜란 조선인 포로의 기억이라는 제목으로 교류전을 열었고 홍호연의 유품은 400년이 흘러 한국으로 돌아오게 됨.

 

더불어 일본 전역에 살던 홍호연의 후손들과 경남 산청에 아직도 살고 있는 남양 홍씨 일가 사람들도 서로 만나 가족이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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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의 조선인 소년 홍호연이 일본으로 끌려간지 무려 417년이 지나서야 이루어진 귀향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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