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에서 두유를 시켜서 마시려고 하는데 하나가 썩었습니다."
"휴대전화에 'USIM 카드 장착 후 재부팅'이라고 하는데 무슨 말인가요? 아니 경찰서에서는 그거 모릅니까?"
"길가에 있는 강아지가 목줄을 너무 짧게 묶어놔서 너무 불쌍해요. 경찰관이 와서 해결해 주세요."
이들 사례는 경찰청이 긴급 범죄신고전화인 '112의 날'을 하루 앞둔 1일 공개한 무분별한 112 신고들입니다.
식당에서 뼈를 씹어 치아가 흔들린다며 출동을 요구하거나, 아래층 식당에서 고기를 구워 연기가 집에 들어온다며 해결해달라는 신고도 있었습니다.
경찰은 또 강아지가 아픈데 꼭두새벽이라 동물병원이 문을 닫았다며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요청이나 자동판매기 고장 문의 전화로 연결이 안 된다는 하소연도 황당 사례로 꼽았습니다.
한 신고자는 전화를 걸어와 "배가 너무 터지는 것 같아. 이제 조금 도와주면 안 될까?"라고 반말을 한 뒤 경찰관이 119에 연락하라고 답하자 "아, 그니까 니들이 젤 낫더라"라고 비아냥거리기도.
1957년 서울시경과 부산시경에 처음 도입된 후 곧 '환갑'을 맞는 112가 명실상부한 '국민의 비상벨'로 자리 잡았지만, 이처럼 황당하고 무분별한 신고나 허위·장난 전화 때문에 경찰력이 크게 낭비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입니다.
경찰의 업무가 아니더라도 신고자가 강력히 요구하면 어쩔 수 없이 출동해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12 신고 1천877만 8천105건 가운데 긴급출동한 신고는 239만 1천396건(12.7%)에 불과했다. 긴급하지 않아도 출동한 신고는 799만 6천36건(42.6%)이었으며, 나머지 839만 673건(44.7%)은 출동이 필요없는 '상담·민원성' 신고였습니다.
내용이 없는 반복 전화나 욕설·폭언을 일삼는 악성신고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6월 한 달 간 112에 100차례 이상 전화한 사람은 모두 173명이었고,
심지어 1천 차례 이상 신고한 이도 5명이나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달부터 대형 현수막이나 포스터 등을 전국에 부착, 긴급한 위험에 처했을 때만 112에 전화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하는 '올바른 112 신고문화 정착을 위한 홍보활동'을 전개할 계획입니다.
2일 오전에는 서울 서초경찰서 반포지구대에서 '112의날 기념행사'를 열어 광고전문가 이제석씨가 제작한 대형 홍보 조형물을 공개한다. 잘못건 112 신고가 경찰관의 발목을 잡아 긴급 출동을 어렵게 한다는 내용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과 관련이 없는 생활민원은 110번이나 120번, 경찰 관련 민원사항은 182번에 문의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저런건 얄짤없이 벌금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