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내가 양재역에서 직접 본 일을 글로 쓴 것입니다.
내 앞에는 몸에 딱 들러붙는 살색 드레스에 킬힐을 신은 육감적인 여자가 조신하게 지하철 앞으로 가고 있었다.
지하철 입구에 다다라 계단을 내려가야 하는데 여자는 그만 신발 앞굼치를 계단 앞으로 너무 많이 밀어 넣었던 것이다. 킬힐을 신은 그녀는 그만 중심을 잃고 말았다.
그녀는 그 자리에 앞쪽과 오른쪽 대각선 방향으로 살포시 주저 앉는가 싶더니 시작은 앞구리기로 진행은 옆구르기로 계단 구르기 시작했다.
한번에 한 칸씩 정확히 굴러갔고 그녀는 한 계단 구를 때마다 “어머” 또한 계단 구를 때 “어머” 이러면서 계단을 계속 굴러갔다.
뒤에선 아주머니가 “아이구 저거 저거”그러고 있고 지나가는 사람들 다 서서 멍하니 구경을 했다.
그러자 앞에서 계단을 오르던 한 아저씨가 “아이구 이거” 그러면서 한쪽 다리로 여자를 막아 섰다. 여자 옆구리에 아저씨의 한쪽 다리가 걸려서 더 이상 굴러가지 않게 되자 그녀는 벌떡 일어나 고맙다는 인사도 못하고 “어머머” 이러더니 옷을 추스리고 후다닥 계단을 내려갔다.
사람들은 다시 가던 길을 가기 시작했고 나도 멍하니 서 구경하고 있다가 그냥 지하철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