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구분 방법

바꾸기어렵다 작성일 16.02.24 17: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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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일단 저는 경상도 사람은 아니고 국어교육을 전공한 사람입니다.

 

일베 때문에 사투리를 사용하기 참 뭣 같은 상황이 발생하는군요...

경상도가 아닌 타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나'와 '노'를 구분하는데 어려움이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일단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나'는 판정의문문, '노'는 설명의문문에 사용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판정의문문'이라는 것은 '예/아니요'로 답을 낼 수 있는 문장입니다.

예를 들어 "밥 먹었나?"의 답은 "예/아니요"로 답할 수 있습니다.

 

'설명의문문'은 말 그대로 질문에 설명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뭐 먹었노?"라고 묻는다면 "김치찌개 먹었다."라는 식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설명하는 답을 하는 것입니다.

 

이 '나/노'의 기원은 중세국어로 거슬러 올라가면 됩니다.

중세국어에서 명사에 곧바로 '고/가'의 형태가 연결되어 의문문을 생성한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 엇던 광명고 (월인석보)', '철방이 그더도록 귀코 빋산 일가(순천김씨 간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되는 '가/고'가 바로 의문 보조사의 기능을 합니다. 이와같은 기능은 근대국어 시기를 기점으로 비생산적으로 활용되다가 현대국어 시기에는 경상도 지역에서 드물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하야쎠(지금의 하게)'체와 '하쇼셔(지금의 하십시오)'체라는 것이 있는데 하야쎠체의 의문형은 '~닛가/~닛고'이고 하쇼셔체의 의문형은 '~니잇가/~니잇고'로 이 형태 또한 '가'는 판정을 '고'는 설명을 나타냅니다.

 

위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ㅏ'로 끝나는 것은 판정을 요구하고 'ㅗ'로 끝나는 것은 설명을 요구합니다.

 

물론 언어 현상이라는 것은 시대와 사용하는 사람들에 따라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러한 규칙을 필연적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경상도에서는 사용법이 다를 수도 있으나, 적어도 제가 지금까지 봐온 경상도 사투리는 'ㅏ'는 판정을 'ㅗ'는 설명을 요구하는 것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정도 구분 방법만 인지하고 계셔도 일베식 어법인지 아닌지를 판별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오타가 났네요... 아니오->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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