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학계에도 가이드라인.."21세기형 중국식 마르크스주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문·사회과학 학계에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며 중국 특색의 21세기형 마르크스주의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18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7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철학·사회과학 공작 좌담회에서 강연을 통해 중국의 급속한 발전은 사회과학 이론의 혁신과 마르크스주의의 발전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마르크스주의의 사상적 정통성을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은 "마르크스주의를 지도사상으로 삼는 것은 현대 중국의 철학·사회과학을 구분해주는 중요한 지표"라며 "중국 철학·사회과학의 중요한 임무는 지속적으로 마르크스주의의 중국화, 현대화, 대중화를 추진해 21세기형 마르크스주의, 현대 중국의 마르크스주의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화대혁명 발발 50주년을 앞두고 침묵했던 중국 지도부가 그 이튿날 학자들을 소집해 이 같은 좌담회를 연 것이 언론통제 강화에 이은 사상 통제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학자들에게 마르크스주의 고전을 연구하면서도 현 상황에 맞는 이론을 수립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는 이날 각 대학 및 연구소에서 참석한 인문·사회과학자들의 발언을 들은 뒤 "철학·사회과학을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위대한 실천과 결합함으로써 중국 특색의 철학·사회과학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시 주석은 "자연과학이 발전하지 않은 국가가 세계 선두에 설 수 없는 것처럼 철학과 사회과학이 번성하지 않은 국가도 세계 선두에 설 수 없다"면서 현재 중국에서 진행 중인 엄청난 사회변화가 철학과 사회과학 발전에 기름진 토양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마르크스주의는 시대, 실천, 과학발전에 따라 부단히 발전해온 개방된 이론체계를 갖고 있다"며 "마르크스주의가 진리로 귀결되지 않을지 몰라도 진리로 향해 나아가는 길을 열어줄 수는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전임자들에 비해 마르크스주의 정통성을 유난히 강조하며 집권 이후 여러 차례 고위급 회의를 통해 마르크스주의를 고취하는 발언을 해왔다.
이 같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사상적 정통성 강조가 시 주석이 자신의 독자적 정치이론을 발전시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와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닌지 중국 관측통들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사상적 기반으로 마오쩌둥(毛澤東) 사상, 덩샤오핑(鄧小平) 이론과 함께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삼개대표론(三個代表論),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을 지도사상으로 삼고 있다.
시진핑 체제는 집권 이후 이후 전면적인 샤오캉(小康)사회 건설, 개혁심화, 의법치국, 기율강화 등의 '4개 전면'(四個全面) 전략을 집정지침으로 삼고 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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