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로 무무는 마마무 공식 팬클럽 이름임.
-며칠 전에 DC 마마무갤러리에 어떤 글이 올라왔다.
내용:
안녕하세요, 마마무를 좋아하는 20대 청각장애인입니다.
최근 마마무의 매력에 빠져서 유투브에 올라오는 마마무 관련 영상과 TV 방송을 자주 챙겨보고 있는데요.
요즘 시대가 많이 좋아진 것도 있어서, 2000년과 다르게 방송화면에 자막이 자주 나오는 편이라
(청각장애인용 자막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방송 시청에 큰 어려움은 없구요... (중간중간 내용을 요약해주는 자막이 뜨니까요)
유투브의 마마무 공식채널에서 MMMTV는 자막이 거의 나오다시피해서 내용 이해에 큰 어려움은 없었고,
정말로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단 하나, 아쉬운 것이 있다면.. 바로 V앱의 마마무 영상입니다.
(중략)
무엇보다 한글자막이 없으니, 멤버들의 말투라던가 대화내용 등을 생생하게 들을 수 없어 항상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화면 해상도까지 좋지 않아서, 멤버들의 입모양을 읽기 힘든 것도 있습니다.
보통 한글자막 없이 해외드라마/영화를 볼 때 여러분이 느끼는 그런 답답함과 같습니다.
회사에 다니는 친구들한테 내용을 듣고 대본을 써줄 수 있는지, 또는 통역을 해줄 수 있는지
부탁을 해보려 해도, 모두가 직장인이라 야근이 잦은 것도 있다보니 시간을 따로 내기 힘들어 한계가 있더라구요..
생각보다, 마마무를 좋아하는 청각장애인들이 꽤 있는데 그 친구들도 저와 마찬가지로
V앱의 마마무 영상 시청에 어려움을 느낀다며 아쉬움을 표했습니다.
그때 친구가 마마무 갤러리에 한 번 부탁해보는 글을 올려보는게 어떻겠냐고 의견을 내놓았는데..
사실 이런 부탁의 글을 올리기 전까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누군지도 모르는 분들께 이런 부탁을 드리는 게 굉장히 큰 실례가 아닌가 하구요...
많은 생각 끝에 용기를 내서 올려봅니다.. 한글자막 제작까지는 안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5분, 15분짜리 영상의 대본을 하나만이라도 작성해 주신다면 진심으로 너무 감사할 것 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글에 달린 댓글과 추천 개수..
-이 밖에도 마마무 브이앱 영상에 자막을 달겠다는 댓글들이 쭉~ 달림.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짧은 영상하나가 올라옴.
이 영상을 본 청각장애인 무무가 글을 올림
내용:
안녕하세요, 조금 전 V앱 영상 관련 글을 올린 청각장애인입니다.
지금 회사인데.. 잠시 짬을 내서 마마무 갤러리에 들어왔는데
조금 전 올린 글이 개념글로 올라갈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고..
무엇보다 무무분들이 학업, 회사업무 등 각자 일로 바쁘신데
이렇게 시간을 내셔서 작업해주시는 것 자체가 정말로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저 역시 직장인이기 때문에,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적극 도와주셔서 진심으로 너무 감사드리고,
영상 하나만 대본으로 작성해 주셔도 정말 괜찮은데
마마무를 좋아하는 저희 청각장애인들도 덕질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자막 프로그램까지 돌려가면서 자막까지 제작해주실 줄은 정말로 생각도 못했습니다.
조금 전, 자막이 입혀진 V앱 영상 하나를 접했는데 딱 영상을 보자마자 정말.. 눈물이 나오더라구요.
다른 분들한테는 이게 뭐라고.. 싶을 수 있겠지만,
제 입장에서는 애들이 무슨 대화를 하고 있을까. 애들이 정말로 '~같거든여', '~하거든여' '~쪄' 같은 말투를 진짜로 쓰는걸까.
문별이 자기보다 한살 더 언니인 솔라한테 정말로 반말과 존대말을 섞어서 말하나? 등등..
저로서는 이게 잘 상상이 안되더라구요.
(블로그나 트위터, 유투브 검색을 통해 어느 정도는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들어본 적이 없다보니, 잘 상상이 안가요.)
자막이 입혀진 V앱 영상 하나를 보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마무 덕질하시는 분들은 멤버의 목소리나 말투, 억양, 내용 등을 가지고 매력적이다, 귀엽다 등등
서로 공감하고 같이 즐겁게 덕질을 할 수 있는데 저희는 청각장애로 그것들을 잘 듣지 못하니
마마무 팬분들과 함께 덕질을 하고 싶어도, 그게 한계가 있더라구요.
씹덕 포인트를 잘 모르다보니.. 어울리기 힘든 것도 있고 그래서 항상 눈팅만 해왔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듣기에는 정말로 별거 아닌 평범한 일상대화지만,
청각장애가 있는 제 입장에서는.. 이렇게 자막으로 접하니까.. 평소 너무 궁금했던 그런 것들이 한순간에 다 풀리고,
뭔가... 말로 설명할 수가 없는 그런 오묘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솔직히 영상 보면서 잠깐 울 뻔했습니다.
그런데 회사라서 울기가 차마.. ㅎㅎ 그래서 겨우 참았는데. 영상이 끝난 후에도 그 여운이 오래 가더라구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 이후에도 무무들은 계속 마마무의 브이앱 영상들에 한글 자막을 일일이 입혀서
마마무 갤러리에 올리고 있음.
- 영상마다 달린 청각장애인 무무의 댓글들..
- 그리고 청각장애인 무무의 글 두개 (감동..)
첫번째 글
내용:
(중략)
지금까지 고생해가며 작업해 올려주신 자료들에 저희가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마마무의 매력을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해주셔서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아래는 인증샷입니다. :)
아참..
노래를 듣지 못해 많이 아쉽겠다는 한 게시글을 보았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선천적 청각장애인이기 때문에(태어날 때부터 들리지 않았습니다. 현재 보청기를 착용하고 있으나, 정확한 소리는 못 듣고, 소리 유무만 파악 가능합니다.)
노래는 듣지 못하지만, 마침 노래방 가사 식으로 자막이 입혀진 뮤직비디오가 유튜브에 몇 개 있어서
그걸로 충분히 재밌게 잘 즐기고 있답니다. ㅎㅎ
그 부분까지 걱정해주시고 신경써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
두번째 글
내용:
안녕하세요~
점심은 맛있게 잘 드셨는지요?
열심히 자막/대본 작업해주신 분들 덕분에 저희가 지금까지 몰랐었던,
마마무의 새로운 매력에 하나둘씩 눈떠가고 있습니다. ㅎㅎ
(중략)
이렇게 많이 올라왔을 줄은 정말로 생각도 못했는데,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어제 청각장애인 친구들과 함께 자막이 입혀진 영상과 대본들을 보면서, 이런 얘기를 나누었었습니다.
HOT, GOD, 젝스키스, 동방신기, 소녀시대, 원더걸스 등이 한창 유행이었을 때에도
학급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던 이유가..
시청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거의 자막 없이 방송이 나갔었고,
라디오 방송 청취는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에 애들의 매력이라던가 씹덕포인트를 잘 몰랐었습니다.
학급 친구들과 함께 국내아이돌 덕질을 하고 싶어도 잘 모르니까,
친구들이 아이돌 얘기하다 막 달아오른.. 그런 분위기를 깰까봐
아이돌이나 노래 얘기만 나오면 그냥 입을 닫고 멀뚱멀뚱 있었거든요.
당시 유튜브, SNS 같은 것은 없었기 때문에 정보 검색도 힘들었었구요..
지금은 예전에 비해 예능방송 등에 자막이 많이 나오는데다 능력자분들도 많이 계셔서
청각장애인들 입장에서는 정말로 많이 편해졌다..
이 부분에 모두가 공감을 하면서도 저희가 10대였을 때에도 지금처럼 이랬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등등
그런 얘기들을 나누었었습니다.
라디오 방송은.. ㅎㅎ 귀로만 듣는거라 방법이 없어서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음음..ㅎㅎ 여하튼 자막/대본작업해주신 분들 덕분에 영상들 하나하나 너무 재미있게 잘 봤습니다.
(중략)
오늘 퇴근하고, 위의 영상들을 재복습하면서 마마무 덕질을 열심히 할까 합니다. ㅎㅎ
여러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
p.s-특수학교 교사로 근무 중인 후배한테도 위 영상들을 보내주면서
청각장애인 학생들과 같이 꼭 보라고, 보고나서 다 같이 마마무를 파자고 했습니다.. ㅎㅎ
(열정적으로 마마무를 전도하고 있습니다 ㅋ)
언제 기회가 된다면... 팬미팅에도 한번 꼭 참석해보고 싶고 그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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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DC 마마무 갤러리에는 한글자막을 포함한 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음..
필자는 마마무 팬이기도 하지만, 감동을 받아서 이런 글을 쓰게 되었음.
아이피와 고닉들은 모두 가렸음.
그리고 쭉빵에 글쓰는거 처음이라서 말머리나 혹시 잘못된거 있으면 바로 알려주라.
재미없는 글 읽느라 수고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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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DC 인사이드 마마무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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