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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 38세(1979년생 양띠)
방가 방가!
서울사는 30대 후반 비정규직 노총각 입니다.
제가 노총각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더불어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며 하루하루 입에 풀칠하며 살아갈지도 상상 못했습니다.
학력은 대학원 졸업인데 알바몬에서 구직하여 하루하루 참고 버티며 살고 있습니다.
저보다 연하이신 분들을 위해 팁을 들이자면 32세까지는 그럭저럭 회사 같은 곳에 취업이 됩니다.
하지만 34세부터는 취업이 거의 불가능 하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대표 포함 직원 3~4명인 괜찮은 소기업도 취업이 안됩니다)
한 곳(한 분야)에서 오래 일해서 경력 이직을 하며 살거나,
자영업을 계속 해와서 자신의 매장(가게)과 함께 노하우가 있거나 ,
전문 기술이 있어 굶어죽을 걱정이 없거나 아니면 금수저 은수저 이거나,
위에 열거한 것들 중에 해당사항이 없으시면 저처럼 알바몬의 세계로 입갤하게 됩니다.
주6일 .하루 12시간 근무. 월급 150만원 세계로 입갤한다는 얘기이죠.
20대시절 잡코리아에 입갤할 때 느꼈던 그 희망과 설레임은 추억이 되버립니다.
보통 사회에서는 34세를 기준으로 그 사람의 사리판단이 완성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리기 힘들어 취직을 잘 안 시켜줍니다. 경력직으로 들어가도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말미를 주는데(어떤곳은 1~2주) 그사이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짤립니다.
생애 최초 해고의 경험을 겪는거죠. 물론 저도 유경험자 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나이 먹고도 할 수 있는 일이 택배와 노가다로 나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1. 단칸방
2. 원룸
3. 원룸
4. 원룸
5. 고시원
6. 원룸
7. 오피스텔
8. 원룸
여덟번 이사하면 살았네요.
지금 사는 곳은 500/42(관리비 2만원 포함) 입니다.
저의 자산은 원룸 보증금 500만원, 은행빚 550만원
총 자산 마이너스 50만원 + 중고차(경차) 1대입니다.
주변 지인들은 전부 결혼해서 열심히 맞벌이하며 아이들 어린이집 보내며 살고 있는데
저는 애인도 없이 독거중이네요.
최근 몇년 비참하게 망해버린 내 자신을 보며
우울증+공황장애+망상장애로 이어지는 3단 콤보를 온몸으로 맞아가며 살아왔습니다.
분노조절장애는 사은품으로 딸려 오더군요.
(화가 분출하지 못하고 쌓이면 분노조절장애가 됩니다)
보통 위 세가지 중에 한 가지만 있어도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데 세 가지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면 어떤일이 벌어질지는 루리웹 유저님들의 상상력에 맏기겠습니다.
끊임없이 몰려오는 죽음의 충동과 싸우며 스스로를 해할까봐 또는 충동적으로 남을 해할까봐 두려워 불교에 귀의하기도
했습니다.
위에 언급했듯이 하루하루 참고 버티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에게도 좋은날 있겠죠.
현관에서 찍은 방 사진입니다.
방이 작습니다. 4.5평~5평 정도 되는 거 같아요.
지마켓에서 배송비 포함 4만원 조금 안 되게 주고 산 2단 조립식 책상입니다.
의자도 지마켓에서 3만8천원 주고 샀습니다.
책상이랑 의자 조립하다 돌아가실뻔 했네요.
옷장은 중고매장에서 9만원 주고 샀습니다. 원래 10만원 달라고 한걸 1만원 깎았습니다.
지마켓에서 19만원 주고 산 창홍 중국산 냉장고 입니다.
냉장고에 먹을 게 별로 없네요.
부엌 사진입니다. 전자렌지는 중고매장에서 3만원 주고 샀습니다.
아래 사진은 접이식 쇼파베드 입니다. 지마켓에서 18만 5천원 주고 샀습니다.
배송 및 설치 비용은 3만5천원 현장지불 하였습니다.
화장실 사진입니다. 별 거 없네요.
방 살균 할 때 사용하는 인도산 향초 입니다. 지마켓에서 2천원 조금 안 합니다.
보일러실 사진입니다. 이사올 때 옵션에 포함되 있던 세탁기와 다방 스타일 냉장고가 한 대 있습니다.
다방 냉장고에는 김치 및 반찬을 따로 넣어두고 있습니다. 냄새 때문에.
원룸 창문을 열고 외부 사진을 한 장 찍어봤습니다.
1층은 주차장이고 저는 2층에 살고 있습니다. 집 앞에 내천도 있고 한적한 게 조용히 살기에는
최적화 된 거 같네요.
다들 돈 많이 버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한 가정 꾸려서 재미지게 사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노총각들은 꼭 좋은 짝 구해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세상은 절대 혼자서 살아갈수 없습니다.
싱글 싱글족 혼자사는 게 맘 편한다 등 싱글을 찬양하는 멘트들 이거 다 개소리 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 세상은 고통이라고. 그러니 묵묵히 참고 버티며 살라고.
고통스럽고 힘들 때 옆에 누군가가 있는 것과 아무도 없는 것과는 생과 사를 가를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부모님, 형제자매를 얘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만의 반쪽 즉 평생의 동지를 말하는 것입니다.
저보다 연하이신 분들은 인연 있으실 때 결혼 빨리 하시길 바랍니다. 취직도 결혼도 전부 시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저도 좋은 시기가 있었고 좋은 인연도 있었습니다. 경험에서 우러나온 얘기입니다.
나이 먹어서 천천히 결혼하려면 돈이 정말 많아야 됩니다.
배우 김성민씨 돌아가셨을 때 눈 빨개지면서
가슴으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나 같은 놈도 사는데 하면서.
그리고 가수 이상민씨를 보며 힘을 얻고 있습니다. 큰 채무를 감당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고.
이만 글을 줄이겠습니다.
나무 석가모니불_()_
서울에서 30대후반 비정규직 노총각이..
추신.
이렇게 많은 리플이 달릴 줄 생각도 못했습니다.
한분 한분 정성스레 감사 댓글 달아드리고 싶지만
사정이 여의치 못한점 양해말씀 올립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일부 유저님들께서는 제가 인생 포기하고 나이
먹고 알바로 연명한다고 하시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세상사가 그리 단순하지만은 않습니다.
제가 인생을 포기했다면 진작에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겁니다.
저는 현재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훗날 소박한 파스타집 오너를 목표로 양식조리사 준비중입니다.
이점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공무원 얘기가 많은데 저도 15년 전인 2001년도에 9급 준비한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체능계열 출신이라 전체적으로 공부가 부족했고 특히 영어가 부족하여 일찍 접었습니다.
본인이 본인을 제일 잘 아는 법이죠. 거짓말을 할 수 없으니.
다시한번 격려 리플 달아주신 루리웹 유저님들께
감사말씀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짤방 올려야만 등록이 되어 올립니다 출처는 JTBC
글쓴이님께 쨍 하고 해뜰날이 오기를 바라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