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자율학습을 하는 이유

세휘롯 작성일 16.07.12 09:0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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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정 배경>


1980년대에 당시 대통령이었던 전두환이 '사교육을 없애버리겠다' 는 핑계를 들었지만 실제 의도는 당시 대통령인 전두환의 심한 폭정 때문에 고등학생들이 방과 후에 시위하러 몰려나와서 민주화 요구와 "독재자 전두환 물러나라 전두환 사퇴하라"고 시위를 하고 다니니까 학생들이 방과후에 시위하러 몰려 나와서 이로 인한 여론을 막기 위해서 제정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시위를 못하게 막으려는 신군부의 정책적인 탄압. 정말 사실이다. 여담이지만 전국에서 최초로 야간자율학습을 실시한 학교는 대구 수성구의 경신고등학교라고 한다.


<왜 하는가?>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학원 갈 시간까지 학생들을 학교 내에 붙잡아둬서 학생들이 바깥을 싸돌아다니며 교사와 부모를 곤란하게 할 사고를 못 치게 하는 것. 너무한 거 아니냐, 설마 그렇게 단순한 이유들이겠냐 싶겠지만 진짜입니다. 미친짓 같겠지만 전부 사실이에요

아래에 언급되지만 실제로 오래 가둬놓고 공부시키면 효율이 어떻든 성적이 오르긴 오른...다. 하지만 붉은 여왕 효과 항목에도 나와있듯이 모든 학생이 이걸 하는 한 모두가 성적이 올라가진 않는다. 애초에 상대평가기도 하고 어차피 얘들은 시험에 나오는 것만 공부하기 때문에 지식 총량이 늘어나는 건 절대 아니다. 거기다, 어차피 공부에 취미 없는 학생은 아무리 학교에 백날 붙들어둬도 효과 없다는 건 교사든 부모든 학생이든 모두가 알고 있다. 본인들도 학창 시절이 있었으니까. 문제는 그걸 알면서 시스템을 바꿀 수 밖에 없는 이유가 학생들의 학업성적과는 무관한 문제기 때문.

전술했듯 야자의 발상이 80년대 고딩들이 데모하는 꼴을 못보는 신군부의 정책적 탄압이기도 했고, 현실적으로 학생이 학교 안에서도 공부만 하는게 아닌데, 학교 밖에서라면 학생들은 더더욱 공부와는 멀어지게 되어있다. 그만큼 방과후 할일 없는 학생들은 놀기 위해 어디든 가게 되어있고 애초에 교복입은 학생들이 저녁에 무리지어 몰려다니는 것 자체를 혐오하는 보수적인 학부모 및 어른들이 그걸 가만 놔둘리가 없다. 당연히 학부모는 자기 자식의 학업 성취도나 학교에서 사고 치는지 안치는지 확인을 해야하는데 재력이 있는 학부모라면 사교육을 통해 확인하겠지만 대다수의 학부모는 재력이나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그렇다면 대다수 학부모들의 불편을 해결할 방법은 하나 뿐이다. 학교 교실에 가둬서 앉혀두고 무작정 공부하게 하는 것.

극단적으로 치면 군대에서 유격훈련,PRI,작업 하는 이유랑 똑같다. 학생들이 지쳐서 딴생각할 기운도 없게 가둬놓고 공부시키는 것.

학습효과를 생각한다면 학교에서도 애초에 야자가 아니라 그 시간만큼 보충수업을 하는 게 맞지만 학교는 그럴 예산도 인력도 없다. 그래서 그냥 자습이나 하는게 밖에서 사고치는거보다 낫다라는 마인드로 야자를 시킨다. 그래서 야자를 안하던 학교에서 학생이 큰 사고라도 치면 야자로 학생들을 붙잡아 두질 않으니 그렇지라는 비난이 쏟아지기도 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일탈 행위일 뿐이지만, 대한민국은 옛적부터 한명이 잘못하면 국민 전체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던 습관이 배어있는 나라다. 즉 개인의 일탈이 학년 혹은 학교 전체에 부정적 이미지를 씌우게 되므로, 누군 하고 누군 안하고의 여지를 둘 수가 없다. 뭐 최근에는 야자를 갈지 말지 선택하지만 여기에서도 암묵의 강요가 들어가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니까 뭐...


현시창인게,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야간자율학습에 대한 의제가 올라오면 먼저 논의하는 게 이거다. 얼마나 야자에서 학습효과를 높이냐가 주제가 아니라, "요즘 길거리에 우리 학교 교복 입은 애들이 많이 보이는데 애들이 왜 바깥을 싸돌아다니느냐? 야간자율학습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느냐?" 부터 따진다. 밖에서 사고칠 학생들이 학교 안이라면 안 칠 것 같은가? 같은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그저 학생들을 처박아두고 밖에 새나가지만 않게 하는 게 학교 입장에서 하는 선택인 것. 여러모로 군 내 가혹행위 처리와 똑같다. 슬픈건 이런식으로 풀어 놓으면 누가 어디서 엉뚱한 사고를 칠지모른다. 여기서 끝나면 모르는 데 누군가 사고를 친다면 이 저 위의 헛소리에 설득력이 실리며 반강제로 학년 혹은 학교 전체가 연대책임에 묶이게 된다.


애초부터 우리나라 공교육의 근간은 입시위주 교육항목에서 볼 수 있듯 메이지 유신 시대 일본의 교육제도이고, 이 일본의 교육제도 뿌리는 지배층과 자본가의 입맛에 맞는 군인과 노동자를 양성하는 프로이센 교육제도인 것임을 감안했을때 고등학교의 0교시와 야간자율학습은 우리나라 기업, 특히 삼성 등 대기업 사무직에서의 근무환경에 미리 대비하는 예행연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원래 자본주의 사회 자체가 정책 등을 추진할때 말그대로 자본가들의 입장이나 이익에 따라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다가, 우리나라의 경제구조는 단기간의 고속 압축성장을 위한 수출위주의 제조업이 중심이 되어있고 이 제조업이란 것이 국내의 거의 모든 회사와 직종에서 야근을 해서라도 장시간 노동력을 갈아넣는걸 전제 하에 돌아가게 된다. 즉 지금의 학생들을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개조하는 것이 공교육의 목적 중 하나고 이것이 위에서 언급한 야자를 하는 두 번째 이유가 될 수 있다. 모 단체가 달력에서 빨간날이 늘어나는 것을 싫어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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