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이건희 관련 앵커브리핑

LoMi 작성일 16.07.27 11: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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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5일)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지난 2주일 동안 저희 뉴스룸은 저널리즘과 관련된 두 번의 고민의 기회를 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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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첫 번째 고민에 대한 얘기는 뉴욕타임즈의 일화로 시작하겠습니다.

 

 


 

2년 전인 2014년. 뉴욕타임즈는 그로부터 무려 161년 전에 보도했던 기사를 바로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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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3년 1월 20일자 기사 중 누군가의 이름 철자가 잘못 쓰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오래된 일이었고 사소한 오·탈자일수도 있겠지만, 그것을 드러내고 교정하는 것은 언론의 당연한 의무라고 판단한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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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뉴스룸의 보도. 사드 포대와 레이더를 배치한 괌 현지 상황과 관련해서 미군 기관지 '성조지'를 인용한 내용을 전해드린 바가 있습니다.

 


그 중의 일부는 이미 지난주 일요일에 정정하고 사과드린 것처럼 오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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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구나 저희들의 오역은 단순한 오·탈자와는 다른 명백한 '잘못'이었습니다.

 


깊이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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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한 가지는… 한국 제일의 대기업 회장의 성매매 의혹. 세간의 관심은 JTBC가 보도하느냐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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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들이 고민한 것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 기업이 어느 기업이고, 그가 누구냐에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동안 뉴스룸은 비록 완벽하진 못했어도 해당 기업에 대한 문제제기성 보도를 힘닿는 한 게을리 하지 않으려 노력해왔습니다.
저희들이 이번 사건을 두고 고민한 것은 단지 뉴스의 가치였습니다.
물론 저희들은 관련 내용을 인용보도해 드렸고, 따라서 해당 뉴스에 대한 가치판단은 보도를 하는 쪽으로 내렸던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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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편으로 좀 더 생각해 볼 문제도 있습니다.

 


힘있는 대기업이 그 힘을 가지고 언론사들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면 그것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사실 삼성이 받고 있는 의심은 바로 그런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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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이 사건을 보도함에 있어서 단지 그것이 힘 있는 대기업 회장의 문제냐, 아니냐를 떠나 무엇이 저널리즘의 본령에 맞느냐를 놓고 고민할 수 있는 자유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이른바 진영논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말입니다.

이상이 저희 뉴스룸이 지난 2주 동안 통과해왔던 문제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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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작가 위화의 산문집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에는 이런 구절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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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이 그렇게 말했어…"

 


중국의 문화혁명 시절. 사소한 문제로 친구와 다투던 어린 시절의 위화는 갑자기 떠오른 이 한마디 말로 친구를 설득할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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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아큐정전의 작가 루쉰의 말은 중국인들에게 신뢰와 권위로 받아들여졌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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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언젠가는 이 뉴스룸을 떠나게 될 것입니다. 그 이전이든 그 이후든 저나 우리 기자들이나 또 다른 잘못도 있을것이고, 또한 저널리즘 자체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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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명확합니다. JTBC 뉴스는 잘못이 있다면 주저없이 정정해야 하며, 당장 알지 못했다면 161년 뒤에라도 사과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무엇이 저널리즘의 본령인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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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훗날, "JTBC 뉴스가 그렇게 말했으니까…"라는 말을 들으면 참으로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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