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맹장염'으로도 불리는 급성 충수염 환자를 수술실이 폐쇄된 병원으로 후송하는 등
5시간 넘게 병원을 옮기기만 하다가 결국 죽게 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사망한 성진필 하사(23)는 지난 17일 복통을 느껴 자대 의무대에서 충수염이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후 성 하사를 강원도 철원에서 경기도 포천의 국군 제1병동으로 후송하는데만 40여 분이 소요됐고,
여기서 X-레이, CT 촬영 등 검사를 하느라 2시간이 소요됐습니다.
검사 결과 이미 환부가 터져버려 천공성 충수염 진단이 내려진 상태였습니다.
즉시 수술해야 했지만 국군 제1병동은 내부 공사 때문에 수술실 전체가 폐쇄된 상태였습니다.
군은 고통을 호소하는 성 하사를 다시 구급차에 태워 국군수도통합병원으로 후송하는 데 2시간이나 더 소요했습니다.
결국 의무대를 떠난 지 5시간이 지나서야 수술이 이루어졌는데 수술 후 3일 만에 환자에게 급성 폐렴이 발생해 군은 서울대학교병원으로 위탁진료를 보냈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폐렴 치료를 받던 중 장협착증이 추가로 발생해
8월 25일 수술을 받은 다음 날 성 하사는 폐렴에 의한 패혈증으로 사망했습니다.
정의당 김종대 의원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손쉽게 치료될 수 있었던 한 젊은이가 군 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억울하게 사망했다. 이 사건은 군이 수술실이 폐쇄된 걸 알면서도 환자를 수술불가 병원으로 후송한 행동이 시간을 지체해 환자가 합병증에 걸려 사망한 것으로 진상 규명 및 책임자 처벌이 불가피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은 '유가족들 말씀을 들어보니 성 하사가 수술을 받고 급성폐렴에 걸려 민간병원으로 후송됐을 때도 군은 환자 가족들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병상에 누워있던 성 하사 본인이 전화를 해서 가족들이 알게 된 것이다'라며 '환자의 제대로 치료할 생각도 하지 않고 그 가족들에게 위급한 상태를 알리지도 않은 이들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라고 일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