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자면 혼인신고부터 때리고 왔더라
난 스물셋이고 그년도 동갑인데
생긴게 ㅅㅂ 존나 메갈급이고 대갈통도 든게 없어 백수짓거리로 허송세월하는 사촌을 하루하루 지켜보던 큰아버지와 큰어머니의 고심이 날로 깊어가던 나날이었다
올해 초부터 알바를 구했다더니 매일 늦게 들어오는게 일상이 되었다고 한다
근데 집에 들어오는 시간이 들쭉날쭉하고 아예 안 들어오는 날이 부지기수이니 이를 수상히 여긴 큰어머니가 추궁하자 남자친구와 동거를 하기 시작하였다 하더라
그정돈 그년의 앰창스러운 인생을 23년간 지켜본 큰어머니는 넘어갔는데, 어느순간부터 모 캐피탈 업체에서 중고차 할부금 명세서가 큰집으로 날아들어왔다.
이 어찌된 일인고 하니 그 남자새끼가 면허도 없는 사촌년 명의로 연이율 20프로가 넘는 돈을 큰집 아파트를 담보로 잡고 1천 정도를 뽑아 300짜리 구형 그랜져를 뽑은 것. 나머지 700의 행방은 지들이 알겠지
남자는 스물다섯 폰팔이 가게 직원이다. 전형적인 앰생에 왼팔 전체엔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멸치새끼라 내가 줘패도 이길듯하더라.
폰팔이 사장급도 아닌 직원새끼가 무슨 차가 필요했는진 모르겠지만 티코 한대도 감지덕지 살아가야할 병신새끼가 큰 사고를 친 것은 틀림없어 보였다. 심지어 여자친구 명의로 대출을 받아서.
그 명세서가 2개월 정도 날아온 걸 보고 큰어머니가 그 남자를 만나서 사촌년한테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그 둘은 그게 집으로 가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 상황을 임시방편으로 해결하기 위해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고 혼인신고를 덜컥 해버린것. 그게 일주일 전 일이고
연애시작 3개월 만이었다...
내가 큰집에 와 보니 맘약한 큰어머니는 한마디 못하고 앉아계셨고 기센 우리 어머니가 그 남자를 앉혀놓고 달달 볶고있었다
이야기를 듣자하니 처음 와서 작은아버지께는 폰가게 사장이라고 소개했다가 직원으로 말이 바뀌었다고 한다
우리 어머니가 혼인신고 제안은 누가 했냐고 물어보았는데 사촌년이 했다고 그러다가 사촌년이 방에서 나오길래 걔한테 물어보니 남자가 했다고 한다
우리 아버지도 한참 그 남자를 붙들고 설교를 하시는데 이야기는 듣는둥 마는둥 예예 하면서 젓가락질 하고 식사 할 거 다 하더라...
한참 들볶이다가 지쳤는지 잠깐 방에 들어가서 가방을 챙겨나온다.
뭐하는 짓인가 쳐다보니 사촌년이 대신 나서서 시댁을 가봐야한다고 하고 남자새낀 인사도 없이 사라졌다
사촌년이 못생기고 무식하긴 해도 평소엔 굉장히 밝은 애였는데 이상하게 그 새끼 앞에선 한마디도 못하고 위축된 모습이었고
큰어머니와 목욕탕 갔을 때 몸에 상처가 많이 생겨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종합해봤을때 남자새끼가 손찌검을 하는 건 아닌지 의심된다
지금 친척 일가들은 이건 사기결혼이라느니 하면서 전체가 풀발기 된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