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셀프주유소, 직원이 기름을 넣어주는 일반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싸서 많이들 이용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취재결과 고속도로의 일부 셀프주유소에서는 고객이 기름을 넣은 것보다 더 많은 돈이 결제되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도 그동안 쉬쉬했던 도로공사는 취재가 시작되자 부랴부랴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일반 주유소보다 가격이 싸다는 장점을 내세워 전국 고속도로에서만 모두 86곳의 셀프주유소가 성업 중입니다.
고객이 직접 주유는 물론 결제까지 해야 하지만 조작이 간단해 인기가 높습니다.
취재진이 한 고속도로 휴게소의 셀프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 봤습니다.
평소와 다름없이 기름을 넣고 영수증을 받았지만, 어찌 된 일인지 8만 원 가까운 돈이 더 빠져나갔습니다.
실제 기름을 넣은 돈은 2만천 원이지만 카드에서는 10만 원이 결제됐습니다.
셀프 주유소의 결제는 처음에 10만 원어치 기름을 넣겠다 선택하고 실제로는 5만 원만 넣었다면,
주유기가 10만 원과 5만 원을 차례로 승인한 뒤 다시 처음 10만 원을 취소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하지만 고객의 통장 잔액이 부족하거나 카드 한도가 초과 됐을 경우 오류가 발생하면서
첫 10만 원을 자동으로 결제해버리는 겁니다.
고속도로 셀프주유소 다섯 곳을 무작위로 골라 주유를 해봤더니, 모두 4곳에서 이 같은 결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고속도로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 역시 이미 석 달 전부터 이런 문제점을 알고 있었습니다.
입수한 도로공사 내부 문건을 보면 도로공사 수도권 본부가 관리하는 네 곳의 고속도로 셀프주유소에서
최근 2년 동안 발생한 결제 오류는 모두 7천 건, 금액으로는 3억 원이 넘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돌려준 돈은 1억 원밖에 되지 않습니다.
한국도로공사는 YTN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전국 고속도로 셀프주유소 86곳을 모두 조사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전체 피해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제대로 확인도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수많은 고객들에게 일일이 더 많이 결제된 돈을 돌려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런데 고속도로 휴게소뿐 아니라 일반 도로에 있는 전국의 셀프주유소 대부분에서 비슷한 오류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고속도로 셀프주유소에서 수억 원의 결제 오류가 발생했다는 보도 이후,
한국도로공사는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 셀프주유소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섰습니다.
도로공사 측은 오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셀프주유소 결제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라고 해명했습니다.
수도권의 다른 일반 셀프주유소들을 취재한 결과 같은 결제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역시 고객의 통장 잔액이 부족하거나 카드 한도가 초과 됐을 경우 오류가 발생하면서
더 많은 금액이 자동으로 결제됐습니다.
주유소 관련 정책을 주관하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문제를 모르고 있다가
보도가 나간 이후에야 부랴부랴 실태 파악에 나섰습니다.
주유 업계는 잘못 청구된 금액은 피해 고객들에게 전액 돌려줄 계획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전국에 있는 셀프주유소는 모두 2천백여 개.
결제 오류 자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