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부터 약 1년간 안양의 휴게텔 업소에서 실장 알바를
하고 있다. 현재 26살의 젊은 나이인 내가 작년부터 이 길로
빠지게 된 이유는 등록금이 없어 복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시작했다. 국숭세단 경영학과 정도 다니는 상황이지만 학자금
대출까지 받아가며 졸업장 따봤자 미래도 비전도 없다는 생각을
하고 돈을 벌고자 이 일을 시작했지만 이제는 그만둘 수도 없는
더 큰 수렁에 빠져버렸다.
처음 3달 정도는 월200정도 받으며 일했고 이후 300만원까지
인상되었다. 처음에는 딱 1년간 벌고 복학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근데 올해 초 경찰 단속에 적발되면서 일이 틀어지기 시작했다.
초범인 경우 기소유예가 된다는 업주의 말은 완전히 거짓말이었고
성매매 알선 전과 2범의 도시락(집행유예) 신세가 되어 정상적인
직장에서는 취업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실장 아르바이트는 성매매 알선에 해당하는 범죄인데 성매매 특별법
시행과 함께 초범인 경우에도 반드시 벌금형이 선고된다.
전과 3범부터는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에 올해 여름부터
퇴직을 요구하였으나 사람을 구할 수 없다는 이유로 그만둘 수 없다.
성매매 업소 업주들은 총알받이(실장)을 3번까지 쓰고 버린다.
왜냐하면 3번 단속부터는 실형이 선고되기 때문에...
업주 말로는 새로운 알바를 계속 구하고 있다는데 솔직히 내 생각에는
애초부터 대타를 구해줄 생각이 없는것 같다.
지역 성매매 업소는 생각보다 네트워크가 매우 긴밀하게 되어있다.
인근 키스방, 휴게텔, 오피, 안마방 업주들은 서로 소통하는 비밀
네트워크 사이트가 있는데 자세한 사항은 말할수 없다. 아무튼
서로 모든 정보를 공유하면서 손님과 아가씨, 그리고 경찰 단속에
대해서 대응한다. 그리고 그러한 카르텔 뒤에는 범죄 조직이
뒤를 봐주고 있다.
한번은 내가 출근 안하겠다고 뗑깡을 부리니 왠 떡대 두명을 가게로
데려와서 규칙을 위반할꺼면 지금까지 받은 봉금 모조리 토해내란다. 살인사건 피의자로 대신 누명 써주면 현금 2억과 함께
퇴직시켜 주겠다는 황당한 제안도 하더라. 다행히 연말까지만
근무하겠다고 합의를 봤지만 그 전에 반드시 단속이 올 것만 같다.
초기에는 함께 일했던 업소녀들과 친하게 지내며 즐겁게 보내기도
했다. 업소녀들은 20대초반 휴학생부터 애딸린 유부녀까지 다양하다.
지 애새끼 유치원 끝나고 대기실에 맡아달라는 경우도 있었다.
꼬맹이랑 놀아주는데 지엄마 옆방에서 그짓하는 것도 모른채
천진난만한 아이 얼굴을 보고 있다니 이 짓 더는 못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아가씨들이 다들 돈은 잘 벌어서 좋은 차 타고 다니고
나도 신발이랑 옷 같은 선물 많이 받았다
(본인 갯수 채워달라는 반 뇌물성 선물)
부끄러운 사실이지만 28살의 아가씨와 잠시 사귀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그 아가씨와 슈킹(아가씨와 실장이 짜고 손님에게
받은 돈을 나누어 가지고 가게에 보고하지 않는것)을 했다가
걸리는 바람에 누나가 쫓겨나고 그 이후로 연락이 되지 않았다.
불경기라 그런지 손님들도 점점 비정상적인 진상들밖에 오지 않는다.
안경에 카메라 달고 몰카찍는놈, 여자 서비스 구리다고 깽판치는 놈,
시간 초과(20분)했는데 아직 못쌌다고 환불해달라는 놈, 심지어
칼 숨겨와서 아가씨 강간하는 놈... 이 모든 상황 내가 직접 정리해야
하는데 내가 체격이 좋은 편이긴 하지만 이러다 칼이라도 맞으면
어디 가서 신고하지도 못한다.
나는 지금도 검찰의 단속에 벌벌 떨면서 밤에는 잠도 안온다.
내가 감옥에 가면 부모님께는 뭐라고 말씀드리지? 지금의 나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수렁에 빠져있다.
>> 출처 : 주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