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 촛불집회'가 열리는 17일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가 행진 도중 지나가던 시민에게 침을 뱉는 등 일부 과격한 행동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집회가 끝난 뒤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인근을 행진하던 보수단체 회원 10여명은 지나가던 시민 김모씨(51)를 향해 욕설을 하기 시작했다. 김씨의 잠바에 세월호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이 달려있다는 게 이유였다. 한 회원은 김씨를 밀치며 급기야 잠바에 침을 뱉었다.
김씨는 당황한 나머지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그는 "친구가 청와대를 구경하고 싶대서 같이 가던 중이었는데 갑자기 보수단체 회원들이 노란리본을 보며 욕설을 하고 침을 뱉었다"며 "발길질도 당했는데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별다른 대처를 하지 못했다. 별다른 처벌을 원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과격한 행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행진 도중 일부 보수단체 참가자들은 광화문 광장을 찾아와 시민들에게 말을 걸고 소리를 치는 등 소란을 벌였다. 이들은 시민들의 항의로 다시 행진 대열로 복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옆에서 지나가는 시민들은 "저 사람들은 촛불을 반대하는 사람이야"라며 자녀들에게 보수단체 집회를 설명하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취재 기자를 폭행하기도 했다. 오후 3시26분쯤 보수단체 회원들은 안국역 인근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던 종편 기자의 머리를 들고 있던 태극기로 때리기 시작했다. 또 행진 이후 다시 열린 집회에서는 연단에 선 사회자가 "한 방송에서 (우리) 집회인원을 1만명으로 보도했다"고 말하자 회원들이 해당 방송 촬영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보수단체 회원은 "언론에서 너무 편파적으로 올바르지 않게 보도하기 때문"이라며 "우리편을 서달라는게 아니라 중립을 지키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등 보수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쯤 헌법재판소 인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수운회관에서 '헌법수호를 위한 국민 대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태국기를 흔들며 "탄핵 무효"를 외쳤으며 박근혜 대통령 사진을 들고 "대통령님 힘내세요"라며 응원했다. '태극기가 휘날리면 촛불은 꺼진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는 참가자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