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한 남녀가 눈보라 치는 산에서 조난됐다가 48시간 만에 구조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6일, 미국 CBS 방송이 기적 같은 구조 사연의 주인공인 매디슨 포폴로지오,
블레이크 알로이스 커플의 인터뷰를 보도했습니다.
연인이 된 지 1년 반 정도 된 이들은 지난 화요일 미국 뉴욕 주 매킨타이어 산맥에 있는 알공킨 피크로 산행을 떠났습니다.
알공킨 피크는 해발 1천599미터의 산봉우리로, 눈 쌓인 하얀 설경이 유명한 산행 명소입니다.
산행에 나서며 지인들에게 인증 사진을 보내기도 했던 이들 연인은 어렵지 않게 정상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정상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 주변에 짙은 안개가 끼고, 눈발이 날리기 시작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을 잃고 헤매던 이들은 발을 헛디뎌 30미터 아래로 추락했습니다.
사방이 눈 천지여서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고 꼼짝없이 구조대가 오기만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눈 때문에 옷과 신발이 금세 차갑게 젖어 들어 체온은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여자친구 포폴로지오 씨는 "구조대가 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다리의 감각이 완전히 사라졌다.
환영이 보이기까지 했다"라고 급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틀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이 연인은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포폴로지오 씨는 약간의 응급 처치 후 퇴원했지만 병원에 입원한 남자친구 알로이스 씨는 동상으로
발가락 몇 개를 절단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여자친구는 "갈증을 호소하자 남자친구가 자신의 체온으로 눈을 녹여 먹여주기도 했다.
그가 곁에 없었다면 나는 무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알로이스 씨도 "매디슨은 계속해서 '우리는 이곳에서 죽을 수 없다. 함께 살아남자',
'산에서 내려가면 결혼해서 신혼여행으로 파리에 가자'고 나를 격려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서로를 향한 극진한 배려와 사랑이 이들에게 기적을 가져다줬던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