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페이지에 똥군기에 대한 게시물이 있어 댓글을 달았더니 의외로 추천이 많더군요.
추천이 많다는건 아직도 이놈의 똥군기가 대학사회에서 만연하고 있다는 소리겠죠.
참고로 저는 80년대 후반 학번으로 노땅에 속합니다. 이제 슬슬 꼰대 소릴 들을 나이죠.
말죽거리 잔혹사
거기보면 교무실의 화끈한 엄호를 받는 선도부가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며 학생들을 괴롭힙니다.
저도 선도부의 기강확립이라는 명분으로 참 많은 단체기합을 받곤했었죠.
학생주임이 선도부장의 기강확립을 받아들이면 우리는 옥상에서, 운동장에서 몇시간동안 혹독한 단체기합을 받아야만했습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박으라면 박고 맞으라면 맞아야만 했습니다.
반항하면 더 특별히 빠따를 맞아야만 했던 시기였고 도망치면 다음날 교무실로 끌려가 학생주임에게 반성문을 제출해야했고
거기서도 충분치않다고 판단되면 부모님까지 학교에 불려와야만 했던 개조옷같은 시대였습니다.
뭐 제가 다니던 학교가 시골학교여서 더 심했을지도 모릅니다.
도시학교들은 선도부 자체가 없는 학교도 많았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대학내의 군기확립이라는 게시물이 몇년전부터 올라오더군요.
그걸 보면서 30년 가까이 지났음에도 여전하구나..하는 절망감도 들고 우리 기성세대의 잘못이라는 죄책감도 들고요.
그래도 낭만이 있었는데 요즘은 취업난도 심하다보니 우리가 느꼈던 낭만도 없는듯해서 안쓰럽기만 해요.
거기다가 똥군기라니...
진짜 비영신같은 문화가 선후배간의 기강확립이라는 똥군기인데 이게 아직도 존재하다니...
몇년전부터 대학가의 똥군기가 알려진 것은 아마도 인터넷과 sns가 큰 몫을 차지한 탓이겠죠.
그러나 한편으론 희망을 보기도 합니다.
이런 것이 계속해서 논란이 되고 회자되어야만 없어지는 계기가 될테니까요.
부당한 처우를 받으면 끈임없이 알리고 밝혀야합니다.
그것만이 다음 세대에게 조금이라도 더 나은 환경에서 우리의 자녀를 키울수가 있으니까요,
사회를 바꾸는건 큰 행동이 필요한게 아니라고 생각해요.
부당한것, 비상식적인것에 대해 알리고 그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을 바꾸는건 영웅들의 몫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작은 행동과 관심이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