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올해 30대 접어든 아저씨야.
요즘 군대썰이 자주 올라오길래 나도 생각난게 있어서 씀
본인은 07군번임. 사회에서 찌질하게 지내다가
남들 다 가는 그 순간이 와서 국방부의 노예로 끌려갔지...
훈련소 끝나고 가평에 위치한 모 예비군 사단으로 자대배치를 받음...
이 이야기는 내가 상병 말쯤에 겪은 이야기임.
다들 알다시피 예비군부대에서 가장 큰 훈련은 예비군 훈련임.
말도 ㅈㄴ안듣는 아저씨들 데리고 2박3일동안 지내는건 지옥 그 자체임.
주말에 누워서 쿰척거리고 있는데 관사에 있어야 할 중대장이
갑자기 들이닥침.
대뜸 나를 보더니 "오유야 너 며칠 취사지원좀 다녀와야겠다" 이러는거임.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사단 수색대대가 동미참 훈련을 돌려야하는데
사단 직할대 취사병들로는 사람이 모자라서 각 연대에서 지원을 보내라고
했다는거임.
내심. 주특기 훈련 째고 마실이나 다녀와야겠다 하고 좋아했지만
싫다고 싫다고 땡깡 부리다가 외박 두번에 합의보고 가기로 확정 ㅋ
월욜일날. 예비군 훈련장에 들어가보니 설거지나 감자깎는 취사지원이
아니라 음식을 해야하는 취사병으로 팔려간게 함정이라면 함정....
여튼 박격포나 쏴대던 사람이 음식을 뭘 알겠음??
다른 아저씨들이 시키는거 열심히 했지... 진짜 취사병은 헬이다.....
그나마 다른 간부들의 터치는 전혀 없어서
그건 짱짱맨.....
각설하고... 사건은 2일차에 터졌다.
2일차 훈련은 작개지 훈련임. 미필을 위해 설명하자면
전쟁나면 자기들이 맡아서 싸워야 하는 장소가 작개지임.
조식은 취사장에서 먹고 중식 석식은 추진이라 뭐 빠지게 준비하고
ㄱㅊ 덜렁덜렁 거리면서 저녁까지 놀고있는데. 복귀시간인 8시가 넘어도
사람들이 안옴
우리가 신경쓸껀 아니기 때문에 11시까지 놀다가 잠을 잤는데
갑자기 불이 켜지더니 웅성웅성 하는소리와 고함소리다 들림.
띠용? 하면서 일어났더니 같은 생활관을 쓰던 의무관 아저씨가
시리아 난민의 몰골로 침상에 앉아있더라?? 시간은 새벽 2시가 넘었고
난민 아저씨한테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아주 가관이었음
밥먹고 작개지를 올라갔는데.
수색대대 애들이랑 간부들이 길을 모른다는거임.
나도 이해가 안돼지만 여튼 "이 산이 아닌가벼~"를 세번 반복하고.
시간을 봐서 융통성있게 복귀를 해야했지만 참군인인 대대장은
끝까지 훈련을 고집했고. 결국에는 새벽 두시가 넘어서 복귀를 한거임....
웅성거리던 소리는 내가 자던 생활관 바로 앞에 지휘통제실이 있었는데
분노에 찬 야비군 성님들이 대대장 때려죽인다고 시위를 하는거였음.
문을 조금 열고 구경을 했는데ㅋ
불쌍한 병사들은 예비군이 못들어가게 막고있고
예비군들은 뚫으려고 으쌰으쌰
하고있었음. 이짓을 한시간정도 했나???
갑자기 "이 씨바것들아 나는 집에 갈라니깐 고소 하려면 해라 씨바!!!!"를
시전하더니 어떤 아재가 몰고 온 차를 타고 급 퇴소.
이어서 몇몇 자가용을 끌고온 아재들도 동참
들은 이야기로는 초병들이 바리케이트를 안치워주니깐
"다 밀어버리기 전에 치워라" 시전
여튼 사태는 이렇게 흘러서 퇴소 당일에는 예비군들이 몰고 온 차는
반이 넘게 없어짐.
점심먹고 나는 복귀를 했지만 후일담은 듣지 못했다...
필력이 없어서 재미는 없겠지만 내 군생활중에 스펙타클 그 자체였음
웃대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