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배우 최성희 부부의 실종사건이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미스터리만 남기고 있다.
2월 4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그알)에서 '흔적없는 증발-부산 신혼부부 실종사건' 편을 통해 지난해 5월 숱한 의문만 남긴 채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최성희 부부의 미스터리를 파헤쳤다.
그알을 통해 공개된 사건의 개요는 이렇다. 지난 2016년 5월 부산에서 결혼 6개월 차 신혼부부가 사라졌다. 신혼부부의 실종은 이상한 점이 한두개가 아니었던 터라 당시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부부가 집으로 들어온 흔적은 있었으나 나간 흔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실종 당시 부부의 집은 모든 것이 일상적인 상태에서 두 사람만 사라진 듯했다. 장을 본 것도 그대로 식탁 위에 있었고 빨래도 안 걷고 설거지도 하지 않은 채 여권과 지갑 등만 가지고 집을 나간 것으로 추정됐다.
부부가 승강기를 타고 집에 들어오는 모습은 분명 찍혀 있는데 아파트에 설치된 어느 CCTV에도 부부가 나간 모습은 찍혀있지 않았고 승용차도 그대로였다. 경찰은 내부에 있을 수 있다는 판단에 아파트 건물 내부 옥상탱크까지 수색했다.
# 부부의 결혼
연극배우 아내 최성희와 남편 김윤석(가명)은 2015년 11월 부부의 연을 맺었다. 주변인들에 따르면 부부의 사이는 좋았고 실종 전 주변에 임신 사실을 알렸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추적한 결과, 남편의 첫사랑 윤미진(가명)이 이들 사이에 있었다.
지인들에 따르면 김윤석과 윤미진은 집안의 반대로 헤어졌으며 윤미진은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다. 김윤석에게 먼저 다가간 것은 최성희였고 두 사람은 연애를 시작했으나 헤어졌다. 이때 최성희는 우울증을 앓을 정도로 힘겨워하다 김윤석을 잊었으나 어느날 갑자기 김윤석이 다시 연락을 해와 청혼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윤미진의 존재는 결혼 전부터 결혼 후까지 최성희를 괴롭혔다. 결혼을 두어달 앞두고 윤미진은 최성희에게 전화를 걸어 협박을 했다는 증언까지 나왔다.
김윤석의 동업자는 김윤석이 휴대전화 2대를 썼으며 그 중 한대는 윤미진과 연락하는 용도였다고 밝혔다. 김윤석의 지인은 "옛날에도 오빠가 1년 정도 잠적한 적이 있다. 그 언니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며 윤미진을 언급했다.
# 실종 전후 행적
최성희는 2016년 5월 27일 오후 11시께, 김윤석은 28일 오전 3시께 각자의 일을 마치고 평소와 다름 없는 모습으로 귀가했다. 김윤석의 아버지는 아들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출근을 안한다며 5월 31일 경찰에 신고했고 이들의 실종이 확인됐다.
김윤석은 5월 29일 동업자에게 "무슨 사건이 있는데 이게 해결 돼야 한다. 갔다 오면 이야기 해주겠다"고 말했다. 부부에게 특별히 채무관계 문제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
연극배우 최성희는 5월 30일 극단 대표에게 "제 상태로는 공연을 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한동안 어떤 연락도 받지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문자를 보낸 것을 끝으로 연락이 끊겼다. 김윤석은 5월 31일 극단 대표와 통화에서 "아내가 약을 먹어 병원이다. 공연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성희는 우울증으로 약을 먹고 병원에 실려간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이 극단 관계자에 연락했을 무렵 최성희의 병원 진료 기록은 찾을 수 없어 의문이 남는다. 극단 관계자는 최성희의 문자 어투가 평소와 너무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윤석의 휴대전화는 5월 31일 오전 8시48분께 부산에서, 최성희의 휴대전화는 이날 오후 9시54분 서울에서 꺼졌다. 김윤석의 휴대전화가 끊어진 지점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에 가서 전화가 꺼졌다면 일치하는 시간이다.
최성희 휴대전화가 꺼진 서울의 기지국은 김윤석의 어머니 임모씨의 집 근처였다. 아들 부부가 실종된 후 이사를 간 상태인 임씨는 "경찰들도 다 오해를 한다. 내가 은신처를 마련해 숨겨주지 않았나 생각할 것 같다"며 "난 어디 잘 있을거라고 믿는다. 그래야 생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시댁 행적 미스터리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에 연락한 제보자는 최성희 부부가 지난해 9월 한 중년 여성이 며느리의 약을 타고 싶다며 대리처방에 대해 물어봤는데 당시 며느리의 주민등록번호가 최성희의 것과 일치했다고 했다.
이 중년 여성은 김윤석의 큰 어머니였다. 최성희 어머니는 "시아버지가 주민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병원에 알아볼게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김윤석의 아버지에게 이에 대해 물어보자 "말 지어내지마라. 약을 탄게 아니라 혹시 병원에 온 사실이 있는지 물어본거다"고 해명했다.
김윤석의 친구는 "아버님이 처음엔 안 그랬다. 아버님이 더 방송국에 연락하고 싶다고 하고 적극적이었다. 그러다 생각이 바뀌셨다"고 말했다.
김윤석 아버지는 5월 31일 부부의 실종을 알게 된 직후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그러나 최성희 어머니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 최성희 어머니는 딸 내외의 실종신고 사실을 5일간 몰랐다는 것이다. 사돈은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한다.
김윤석 아버지는 "며느리가 우을증 때문에 얘도 멀리가고 싶다 이야기 했다. 어디 절이나 머물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내 자식을 보호해야 겠다는 생각만 든다. 난 기다릴거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윤석의 아버지가 병원 진료기록을 확인하려는 것이 아들로 인해 며느리 신변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며느리의 안위를 확인해보고 싶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 남편의 첫사랑
2015년 9월 최성희와 김윤석이 결혼을 앞둔 2개월 전 윤미진은 최성희에게 "결혼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처음 협박 전화를 했다. 윤미진의 협박은 결혼 후에도 계속돼 최성희의 심적 고통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미진은 김윤석에 대한 사랑과 원망을 반복하며 집착을 보여왔다고 한다.
윤미진은 김윤석과 이별 후 첫번째 결혼을 했으나 결혼 후에도 김윤석을 몰래 만나다 법정 소송을 벌였고 결국 이혼했다. 김윤석이 과거 1년간 잠적했던 것 역시 윤미진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윤미진은 두번째 결혼 후 해외로 떠났으나 2015년 5월께 자신의 딸이 사망한 후 김윤석에게 "아이를 살릴거고 냉동보존을 시키고 있다", "남은 인생은 딸을 살리는데 보낼거다. 내 인생이 이렇게 된건 너 때문이다" 등 횡설수설 하는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윤미진은 전화를 하면 몇시간을 붙잡고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최성희가 주변 사람들에게 임신 소식을 알린 2015년 5월 초 공교롭게도 윤미진이 5월 5일, 윤미진 남편이 5월 14일 귀국했다. 그로부터 10여일 후인 27일과 28일 최성희와 김윤석의 귀가가 CCTV에 포착됐고 31일 두 사람의 실종이 알려졌다. 윤미진은 예정된 출국 일정을 2주 앞당겨 6월 7일 출국했다는 사실은 사람들의 의문을 자아냈다.
경찰은 윤미진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았다. 강제소환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해외에 살고 있는 윤미진을 찾았으나 윤미진 부부는 이사를 간 상태였다. 이사 시점은 경찰에 서면으로 1차 답변서를 제출한 직후였다. 윤미진의 남편은 "둘다 아는게 전혀 없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 여전한 미스터리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전문가와 아파트에 있는 22개 CCTV의 화각을 분석해 부부의 이동 경로를 분석했다. 그러던 중 사람과 차량이 지나가도 모를 사각지대가 발견됐다. 결국 CCTV에 찍히지 않고 아파트를 빠져나갔다면 부부는 비상계단을 내려와 이 사각지대를 지나 나간 것으로 분석된다.
두 사람이 굳이 CCTV를 피해 아파트를 떠나야 했던 이유가 있을까. 특히 김윤석은 최성희의 극단에 아내가 약을 먹어 병원에 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윤석은 약에 취한 최성희를 데리고 15층 계단을 내려가 사각지대를 통과해 병원으로 갔다는 것이다. 의료기록도 없으며 굳이 그래야 할 이유도 찾을 수 없다.
범죄심리학자인 이수정 교수는 "윤씨가 두 사람의 실종에 어떤 형태로든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위협 때문에 둘이 자발적 은둔을 선택한건지, 아니면 굉장히 적극적 가담으로 인해 부부가 증발을 한건지는 증거가 없어 명확하게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MC 김상중은 "최성희씨 가족은 경찰의 수사가 진척되기만 바라고 있다. 하지만 수사는 8개월째 제자리걸음이다. 경찰은 윤씨의 여권을 취소하고 강제 소환 계획을 밝혔으나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다. 윤씨가 그의 주장대로 실종과 무관하다면 한국에 돌아와 조사를 받아줄 것을 간곡히 청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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