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적으로, 실패한 전술입니다.
변형 쓰리백의 핵심은, 빌드업 능력이 우수한 샌터백과, 공수를 활발하게 오가는 좌우 윙백입니다. 평범한 팀을 상대로 했더라면, 이 전술이 나쁘지 않았을 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상대은 첼시였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경기 내내 첼시의 오른쪽 윙백, 빅터 모제스 선수와 부딪혔습니다. 빅터 모제스 역시 윙 출신의 선수로, 손흥민 선수만큼 빠르지만, 몸싸움은 훨씬 유리합니다.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손흥민 선수가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모제스 선수와 볼 경합이 발생했을때는 대부분 모제스 선수가 이겼습니다.
또한 손흥민 선수는 양발을 사용하는 왼쪽 날개공격수입니다. 때문에 손흥민 선수는 왼쪽 측면으로 뚫고 들어가 크로스를 올리는 플레이도 할 수 있지만, 중앙으로 접고 들어가 슈팅이나 연계를 이어나가는 것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경기 중에도 손흥민 선수가 볼을 잡았을 때, 중앙으로 드리블하는 모습이 자주 잡혔습니다. 여기까지는 문제될 것이 없습니다. 문제는, 이후 공을 빼앗겨 역습을 당할 때 발생합니다. 토트넘의 쓰리백은 첼시의 쓰리톱에 묶이게 됩니다. 그런데 첼시의 좌우 윙백이 빠르게 올라오면, 첼시가 수적으로 우위에 서게 됩니다. 손흥민 선수가 빨리 내려와주어야 하지만, 말씀드렸다시피 중앙으로 이동해있는 상태에서 수비로의 복귀는 늦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손흥민 선수는 수비시에도 빅터 모제스 선수를 상대해야 했습니다. 당연히 수비 과정을 생각한다면 워커 선수를 선발 기용했어야 했습니다. 전문 수비수가 아닌 손흥민 선수은 패널티 박스 안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고, 이는 팀의 패배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포체티노 감독은 흔히 말하는 선택과 집중을 했어야 했습니다. 손흥민 선수를 쓰려면 쓰리백을 버려야 했고, 쓰리백을 쓰려면 손흥민 선수를 버려야 했습니다. 과도한 욕심은 결국 FA컵 탈락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