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 이후 미국 문화 콘텐츠에서 주된 ‘악역’으로 등장하는 단골 중 하나가 바로 ‘북한’이다. 영화나 드라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북한은 위험천만한 군사국가로 묘사되기 일쑤다. 그런데 이러한 북한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본 게임이 등장했다. 미국 ‘데브그루-피(DEVGRU-P)’가 내놓은 ‘스테이! 스테이! 데모크라틱 피플스 리퍼블릭 오브 코리아(Stay! Stay!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이하 스테이)’로 북한을 대상으로 미소녀 연애 시뮬레시연(미연시) 게임을 만들어 냈다.
게임은 2021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마쳤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전쟁에서 돌아온 군인으로, 휴가를 받아 펜팔 친구 ‘정(Jeong)’, ‘은지(Eunji)’를 만나러 여행을 떠난다. 주인공은 평양을 서울 근처 도시로 알고, ‘정’과 ‘은지’도 당연히 한국군이라고 생각해, 결국 아무런 의심 없이 북한에 입국하게 된다. 사실상 납북된 상황에 놓인 주인공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펜팔 친구였던 미소녀 북한군 2명과 만나고, 그들과 평양을 관광하며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게임에서는 서로 다른 2개의 스토리가 주어진다. 또한 어떤 선택지를 골랐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엔딩을 볼 수 있는 ‘멀티엔딩’을 채택했다. 단, 게임 소개문에 ‘총을 맞거나, 처형 당하거나, 반역을 시도하지 말라’고 나온 것으로 보아, 북한의 정치 상황을 풍자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게임은 그간 쉽게 상상하지 못했던 북한군의 ‘모에화(인간이나 사물을 귀여운 2D 캐릭터로 만드는 것)’을 담았다. 상당히 경악할 만한 설정인데, 개발사의 이력을 보면 납득하게 된다. 데브그루-피는 2016년에도 ‘판처마델스: 탱크 데이팅 시뮬레이터(Panzermadels: Tank Dating Simulator)’라는 비주얼노벨을 냈다. 이 게임은 제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M4 셔먼, 티거, T-34 등 유명한 탱크를 ‘모에화’하여, 탱크와 연애를 즐긴다는 내용이었다.
‘스테이’ 스팀 가격은 10,500원으로 책정되었으며, 국내에서도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