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 간부 왈
필자가 딴지일보에 첫 출근하던 날. 곰 같은 풍채에서 터져 나오는 쩌렁쩌렁한 웃음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비듬이 소복이 내려앉은 봉두난발에 무책임하게 자란 수염, 빨래한 지 일 년은 되어 뵈는 옷, 찌그러진 신발. 한국 최초의 인터넷언론 사주(社主)의 모습은 한 마리의 짐승이었다. 그렇게 존재감이 확고부동한 인간, 아니 동물은 처음이었다.
그가 내게 던진 첫마디는 “어쩌려고 이런 회사에 입사했냐?”였다. “아직 늦지 않았어. 도망가.” 구사하는 모든 문장이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났다. 잠시 후 김어준 총수는 셔츠를 풀어헤치고 책상에 발을 올린 채 코를 골기 시작했다.
그날 점심시간에는 그가 어떤 식물성 음식도 섭취하지 않고 오직 고기만 먹는 모습을 목도했다. 그때 생각했다. 김어준은 상식을 벗어난 인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