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기자가 김광석을 스크린으로 부활시킨 이유

Cross_X 작성일 17.07.25 19: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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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가수 ‘김광석’이 스크린에 부활한다.

 

1996년 1월6일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난 뒤 20년 만의 일이다.

 

‘일어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날들’ 등 수많은 히트곡으로 대한민국 감성을 대표한 그의 부활 뒤엔 기자 출신 이상호 감독이 있었다.
 

 

이상호 감독은 MBC 해직 이후 <다이빙벨>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사회고발성 작품으로 높은 관심을 받은 그가 차기작으로 <김광석>을 선택한 이유는 고 김광석에 대한 ‘부채감’ 때문이었다.

 

김광석 사망 당시부터 취재한 어마어마한 양의 자료들이 필름 위에 덧입혀졌고, 1년 여 기다림 끝에 드디어 개봉을 앞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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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광석의 생전 모습, 사진 경향DB
 

 

이상호 감독은 25일 ‘스포츠경향’에 <김광석>에 관한 몇 가지 속얘기를 직접 털어놨다.
 

 

<다음은 이상호 감독과 일문일답>
 

 

 

 

Q. 왜 ‘김광석’이었나
 

 

언론사에 있을 때에도 그의 사망 미스터리를 풀려고 시도했지만, 소송을 부르는 기사라 여러 차례 무산됐다.

 

다행히 MBC서 해직되고 <다이빙벨> 제작을 통해서 ‘다큐멘터리를 열심히 만들면 이 역시 의제를 설정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래서 ‘김광석’을 꺼낸 것이다.

 

사실 사망 이전 그와 일면식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노래 잘하는 가수’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정말 아까운 가수를 잃었구나’란 생각이 들었고, 영화화하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제작 단계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김광석의 노래들이 예측하지 않은 곳에서 수시로 사이렌처럼 울려퍼져 날 각성시켰다.

 

채찍질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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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김광석>의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초청 당시 포스터.
 

 

 

 

Q. 이번 영화를 제작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모두가 아는 것처럼 ‘무모한’ 시도였다.

 

김광석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 의혹을 해소시킬 만한 자료가 담겼기 때문이다.

 

20년간 취재한 자료니 얼마나 방대하겠느냐. 기자로서 오래 생활했기 때문에 자기검열이 특히 심한데, ‘이거 내면 소송이다’라는 나와의 싸움이 가장 힘들었다.

 

이전엔 감독이 기자로서 진실을 꺼내기 쉽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연출과 제작을 하다보니 ‘영화를 책임지는 사람은 그 이상의 자기 투신을 해야하는 구나’라고 각성했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선 기자로서 가진 ‘자기검열’이란 최소의 안전판을 내려놨다.

 

‘자기검열’ 잣대를 부쉈다고도 할 수 있다.
 

 

 

 

Q. 원제가 ‘일어나 김광석’이었다. 이유는?
 

 

이번 영화엔 ‘김광석 죽음의 진실을 밝히자, 이렇게 억울한데 가만히 있을 것이냐’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우리가 김광석에게 받은 위로와 격려가 큰데 억울한 죽음에 그를 내몰아야 하겠느냐는 내용이다.

 

그래서 이름을 그렇게 선동적으로 지었다.(웃음) 하지만 개봉일을 잡으면서 그 욕심도 내려놓게 됐다.

 

영화는 내용으로 승부하고 판단은 관객들의 몫이니까.
 

 

 

 

Q. <김광석>에 그의 사망 미스터리를 풀 수 있는 답이 어느 정도 제시될까?
 

 

지난주 이외수 작가와 함께 <김광석>을 봤다.

 

이외수 선생이 ‘사망 이유에 대해 영화를 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겠다’고 대번에 말하더라. 아마 관객들도 영화 속에서 가장 많이 거짓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찾아보면 그 진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Q. 제2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국제영화제)서 공개했을 당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그때 극 영화와 경쟁하는 부문에 초청됐다.

 

보통 다큐멘터리는 극 영화와 안 묶는데, 당시엔 그러더라. 그만큼 영화의 드라마틱한 매력을 증명한 것 같다.

 

그 영화제서 난생 처음 ‘특별언급상’도 받았다.

 

그런 격려 덕분에 박근혜 정권 치하였지만, <김광석>이 제한적으로나마 상영이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 관계자들을 만나니 내 이름 석자를 듣고 바로 등을 돌리더라. ‘아직 쉽지 않구나’라고 생각했다.
 

 

 

 

Q. 그런 숱한 기다림 끝에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기분은 어떤가.
 

 

<김광석>은 내게 숙제같은 존재였다.

 

기자라는 이유로 남들보다 김광석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먼저 알았다는 죄때문에 그동안 굉장한 부채감을 안고 살았다.

 

이를 알리지 못한다면 그 부채감이 더 커질 것 같았다.

 

개봉일을 확정하니 이제야 마음이 홀가분하다.

 

영화의 앞길에 관객들이 함께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Q. 기자에서 영화감독으로 변신한 이 감독의 삶도 굉장히 드라마틱하다. 하지만 너무 유명한 그 이름 석 자 때문에 영화에 대한 선입견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
 

 

당연하다. 나 역시도 내가 아직 기자라 생각하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렇지 않겠나.

 

하지만 이번 작품엔 영화를 그 자체로 접하고 싶은 분들을 위해서 부족하지만 최선의 배려를 했다.

 

내게 <김광석>은 ‘영화’란 매체를 수단으로 생각했던 내 자신에 대한 반성문이며, 영화에 대한 예의를 지키려고 노력한 작품이다.
 

 

 

 

<김광석>은 고 김광석의 음악과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다. 제20회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일어나, 김광석>이라는 제목으로 일반 극 영화들과 함께 경쟁부문에 초청돼 특별언급상을 수상했고,국내외 유수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주목 받았다.

 

또한 지난 5월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마켓에서 일부가 공개돼 해외 영화관계자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김광석>은 ‘김광석 19960106’이란 부제 아래 다음 달 30일 개봉한다.

 

 

 

http://entertain.naver.com/movie/now/read?oid=144&aid=000050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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