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화여자대학교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A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서울 종로구 배화여자대학 학과장이 자신의 강의 시간에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일삼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등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게시물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속적으로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 측에 해당 학과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해당 학과의 재학생들에 따르면 A교수의 여성 비하 발언은 지난 2014년부터 재학생들 사이에서 암암리에 문제가 되어 왔다. A교수는 학생들에게 강의 도중 "돈 많은 남자에게 시집 가라", "너희는 취업을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시집을 잘 가려고 하는 것이지 않냐"와 같이 여학생들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교수는 또 지난 5월 제18대 대선 당시 유력 후보의 이름을 언급하며 "모 후보가 당선되면 '1인1닭'을 시켜 주겠다. 절대 될 리가 없다. 그렇게 머리가 빈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고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가하면,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엄빠(부모님)뱅크를 써라"라고 이야기하고, "왕따를 당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사실은 대학교 커뮤니티 사이트 '에브리타임'에 한 재학생이 A교수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갈무리해 올리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이를 알게 된 재학생들은 해당 페이스북 계정에서 수년 전부터 A교수가 강의 도중에 한 발언을 보다 원색적으로 표현한 게시물을 찾아냈다.
배화여자대학교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A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
A교수가 올린 게시물에는 "기왕이면 이쁜 여경으로 뽑아라. 미스코리아로 채우든지. 강력사건에 달려오는 미녀 경찰 얼마나 좋으냐. 휴전선 경계병이나 특수부대도 여자들로 채워 적들이 정신 못 차리게 만들자", "정원이 제한된 분야에 남학생 입학을 제한하는 여학교가 양성평등 인권침해의 주범", "김치 여군에게 하이힐을 제공하라"와 같이 여성을 비하하는 내용이 담겼다.
A교수는 지난해 3월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가 tbs교통방송 라디오 진행자가 됐다는 뉴스를 공유하며 "죽은 딸 팔아 출세했다"는 글을 적는가 하면, 책가방에 노란 리본을 달고 있는 남학생의 사진을 올린 뒤 "훌륭한 훈장 다셨다, 그쵸?"라고 빈정대는 투의 캡션을 덧붙이는 등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을 비난하는 투의 글을 여러 차례 올리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서울시 151번 버스 내부에 설치된 소녀상과 관련된 기사를 공유하며 "미쳐 돌아간다"고 언급하거나, "위대한 령도자 수령님을 따르는 종북좌빨 단체 후원을 위한 위안부 모집. 이런 공고문이 나오면 어쩌지?"라는 글을 올리는 등 지속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글도 함께 올렸다.
A교수는 이외에도 "주사파 종북좌빨에 동조는 개 돼지 한민족이라 규정한다", "예배당 십자가 자리에 수령님 초상화를 걸게 된다면 얼마나 근사할까", "유난히 깃발을 좋아하고 죽창을 좋아하는 사람들, 늘 노란색이거나 빨간색이거나"와 같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배화여자대학교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A교수가 '막말 논란' 이후 학과 네이버 밴드에 올린 사직서 파일 갈무리
논란이 일자 A교수는 지난 17일 해당 학과의 재학생들이 가입한 네이버 밴드에 '개인 일신상의 사유'라고 적힌 사직서 파일을 올렸다. 그러나 A교수는 지난 19일 치른 전공 과목 시험을 감독하고 23일로 예정된 강의도 휴강하지 않는 등 여전히 학교에 재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화여대 측은 20일 오후 5시부터 진행된 간담회를 통해 재학생측 입장을 전달받을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는 총학생회와 해당 학과의 재학생 등 20여명이 참여했다.
재학생 B씨(20)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해당 교수가 사퇴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이런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선생님이라는 이름으로 학생 앞에 서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나중에라도 복직할 가능성을 없앨 수 있도록 (총학생회를 통해) 재학생들의 입장을 모아서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화여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간담회가 끝난 후 상황을 파악하고 정리해 입장을 발표할 것"이라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