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에 대한 발포 명령을 거부한 고 안병하 경무관 추모 흉상이 오는 22일 세워진다.
'5·18 숨은 영웅' 안병하 경무관
전남지방경찰청은 22일 오전 11시 청사 1층 로비에서 안 경무관 흉상 제막식을 열 방침이라고 15일 밝혔다.
흉상은 청동과 대리석 소재로 173cm(흉상 90cm, 좌대 83cm) 높이로 세워지며 정모와 정복을 착용한 모습으로 만들어졌다.
흉상 제작은 40여 년 간 조각가로 활동하며 5·18 광주민중항쟁 사적지 표지석과 김대중 동상 등을 제작한 김왕현 동신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가 맡았다.
안 경무관 유족들은 흉상을 청사에 안치했다가 광주 금남로에 있는 옛 전남도청 복원이 완료되면 전라남도 경찰국 건물로 이전하기로 유족 및 5·18 단체 관계자들과 협의했다.
안병하 경무관 흉상
안 경무관은 전남도경찰국장(현 전남지방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1980년 5·18 당시 시위대를 겨냥한 신군부의 강경 진압 지시와 발포 명령을 거부했다.
그는 시민 보호를 위해 경찰이 소지한 무기를 회수하고 부상당한 시민을 치료하고 음식을 제공하는 등 편의를 제공했다.
안 경무관은 이 일로 직위해제된 뒤 군 보안사에 끌려가 고문을 당했고,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1988년 10월 10일 사망했다.
경찰청은 지난 8월 '올해의 경찰영웅'에 안병하 경무관을 선정하고 추모 흉상 건립을 추진했다.
안 경무관의 셋째 아들인 안호재(58)씨는 "당시 아버지와 함께 근무한 간부 10명 이상이 강제로 사직해 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까지 죄책감을 느꼈다"며 "이분들과 순직 경찰관 4명에 대해서도 당국이 예우를 갖춰 추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