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rankingType=popular_day&oid=092&aid=0002128391&date=20171220&type=1&rankingSeq=1&rankingSectionId=105
"배터리 다운 해결 위해 성능 저하" 유력
(지디넷코리아=김익현 기자)스마트폰을 쓰다보면 어느 순간 배터리 지속시간이 짧아진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덩달아 스마트폰 처리속도도 예전만 못한 것 같다.
이럴 경우 대부분 “내 폰이 낡아서 교체할 때가 됐군”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만약 이게 사실과 조금 다른 얘기라면? 배터리에 맞춰서 스마트폰 운영제체 성능을 고의로 낮췄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조금 화 나는 일이다.
최근 애플이 이런 논란에 휘말렸다. 배터리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노후화되면 iOS 성능이 제한되도록 했다는 논란이다.
애플이 일정 시간이 시간 아이폰 구형 모델의 성능을 고의로 제한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아이폰 최신 모델인 아이폰X. (사진=씨넷)
이 주장이 처음 제기된 것은 지난 9일(현지시간)이었다. 당시 소셜 뉴스 사이트인 레딧에 올라온 “아이폰이 느려졌다고? 배터리를 바꿔보라”는 글이 발단이 됐다. (☞ 레딧 글 바로 가기)
이 글을 올린 사람은 아이폰6S 이용자였다. 그는 느려진 아이폰6S의 배터리를 바꾸고 나서 다시 예전 속도로 되돌아왔다고 주장했다.
이 논란에 불을 지핀 건 벤치마크앱인 긱벤치 창업자인 존 풀이었다. 그는 아예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레딧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존 풀 글 바로 가기)
■ "배터리 노후화 정도 따라 성능 조절한 듯"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아스테크니카를 비롯한 미국 외신들은 지난 2월 애플의 iOS 업데이트 조치를 주목한다.
당시 구형 아이폰에서 느닷없이 배터리가 다운되는 현상 때문에 이용자들의 불만이 고조됐다. 배터리 용량이 30% 가량 남아 있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꺼져버리는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애플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iOS 10.2.1을 업데이트했다. iOS 10.2.1 배포 이후 배터리가 갑작스럽게 다운되는 현상이 크게 줄었다.
애플이 지난 2월 배터리 다운현상을 해결한 iOS10.2.1을 내놓으면서 구형 모델 성능을 고의로 제한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이폰6S에선 80%, 아이폰6에선 70% 가량 줄었다는 게 애플 주장이다.
오래된 아이폰6와 6S 성능이 저하되는 현상이 생긴 건 이 무렵부터라는 게 존 풀 등의 주장이다. 애플이 배터리 다운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iOS 성능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했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존 풀의 주장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또 있다.
올초까지만 해도 아이폰7은 성능 저하로부터 자유로웠다. 다시 말해 iOS10.2.1에선 아이폰7 성능이 변화가 없었다.
iOS10.2, iOS10.2.1 탑재 아이폰6S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 (사진=긱벤치)
하지만 아이폰8 출시 두 달 뒤 나온 iOS 11.2로 업데이트한 뒤 상황이 달라졌다. iOS 10.2.1을 설치한 뒤 아이폰6S 성능이 떨어진 것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런 근거를 토대로 존 풀은 애플이 iOS 업데이트하면서 배터리 노후화 정도에 따라 성능을 고의로 제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 "배터리 교환하면 될 문제로 신제품 구입 유도" 비판도
흥미를 느낀 iOS 개발자 길헤르메 람보도 이 문제를 파고 들었다. 그는 iOS코드 내에 ‘파워드(Powerd)’가 아이폰 성능 저하를 야기한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파워드는 아이폰 배터리 상태에 따라 CPU/GPU 속도와 전력 사용 정도를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코드라는 게 람보의 주장이다.
물론 파워드는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 기기들의 발화를 방지하는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 하지만 배터리 상태가 악화될 경우 기기 성능을 현저하게 낮추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고 람보는 주장했다.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해주면서 “문제는 파워드 코드의 존재가 아니다. 심각한 건 아이폰 고객들이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점이다”고 비판했다.
애플이 ‘고의로 성능을 떨어뜨린(planned obsolescence)’ 부분에 대해 존 풀은 좀 더 직접적인 비판을 가했다.
애플에겐 12~18개월 가량 사용한 아이폰 성능이 떨어지는 건 배터리 때문이라고 알려줄 의무가 있다는 것. 그런데 애플은 그런 의무를 방기하면서 1천 달러를 호가하는 지출을 하도록 방조하고 있다는 게 존 풀 등의 비판이다.
물론 다른 주장도 있다. IT 전문매체 아스테크니카도 하루 지나면 배터리가 소진되는 아이폰7으로 비슷한 실험을 했지만 성능저하 현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이 문제에 대해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아이폰 성능 고의 저하 논란은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