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염력]을 보고 왔습니다 (스포無)

개만무는개 작성일 18.02.04 19: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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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게시물 보충해 드리려고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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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민이 막대한 능력을 갖추면 어떻게 될까? 가볍다면 가벼운, 무겁다면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물음에서 출발한 영화 <염력>은 건물 경비원이면서 조금이라도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항상 허리를 굽히는 신석호(류승룡)가 우연한 계기로 염력을 얻게 되면서 겪는 일들을 그린 영화입니다.


철저히 갑과 을, 서민과 권력자의 대립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 이 영화는 시작부터 결말까지 갈등의 연속으로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수없이 많이 다뤄진 대기업-용역과 철거민의 갈등은 지겹고 지루한 그림일 수 있겠지만 그간 다뤄지지 않았던 용산 참사를 모티브 하여 기존에 다뤄진 그림보다 상당히 격렬하고 처절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그간 날 선 비판과 뛰어난 상상력으로 충무로의 떠오르는 스타 감독 연상호가 한국 영화에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초능력의 소재와 동시에 용산 참사를 연상시키는 철거민의 모습을 다루는 영화가 나와 많은 이들에게 큰 기대를 샀습니다만 아쉽게도 대중의 기대와 부합하지 못하는 영화가 나온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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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력>의 소재의 조합은 분명 우리가 기대했던 그림이 있었습니다. 소시민이 감당도 못 할 힘을 얻게 되고 그 힘을 이용하여 권력자에 대응하게 되면 힘의 대가를 치르는 모습을 통해 힘없는 소시민이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암울한 현실에 대해 비판하고 초능력을 통해 부조리한 세상에 대해 일침을 가하며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그런 그림을 원했을 것입니다. 연상호 감독 역시 그런 목적으로 영화를 찍은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기대와 다르게, 감독의 의도와 다르게 영화는 우리에게 어떠한 메시지도 카타르시스도 주지 못한 채 물 조절에 실패한 커피믹스 같은 밍밍한 맛만 남기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포인트들이 빠짐없이 나오긴 합니다. 그러나 깊이 있게 들어가야 할 부분을 맛보기 형식으로만 보여주고 딸과의 갈등과 그 갈등을 봉합하는 데 주력을 한 케케묵은 가족 영화에 머물고 맙니다.


영화의 핵심인 염력을 다루는 방식 또한 아쉬움이 큽니다. 영화 초반 용역 깡패들과 싸우는 신에서는 쾌감이 느껴질 정도로 시원하고 통쾌함이 느껴지고 센스 있는 개그의 소재로 이용하는 등 어느 정도 수준 있게 다루지만, 그 이후로는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염력을 다루는 방식에 허점이 보입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 액션신에서 상당히 쓸데없는 묘사를 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어딘가 조금은 어설픈 액션과 드래곤볼, 슈퍼맨을 연상시키는 유치한 액션들은 객석 구석구석에 실소가 터져 나오기 딱 좋은 장면들로 이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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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은 소시민이 염력을 이용하여 권력자에 대응하는 모습을 기대한 것이지 손오공, 슈퍼맨이 되어 시민들을 구하고 다니는 모습을 기대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염력>은 세련되지 못한 액션, 소재의 기대치와 다르게 흘러가는 스토리의 구성으로 연상호 감독의 차기작을 기대했던 관객들에게 실망감을 준 영화가 되었습니다.


그나마 이 영화에서 건질 수 있었던 장면은 정유미의 연기가 아닐까 합니다. 신석호와 대척점에 서있는 인물로 나오는 정유미는 이 영화의 핵심을 관통하는 대사들과 연기로  2~3신 정도 밖에 나오지 않지만, 주연으로 나온 심은경, 류승룡보다 훨씬 더 깊은 인상을 주었습니다. 정유미의 연기는 인상적이었지만 정유미의 연기만 보러 가기엔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은 부족합니다. 모든 부분에 2%씩 모자란 이 영화를 감히 추천해 드리기는 어려운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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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이종격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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